교통사고 후유증에 대한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한 임상연구가 발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황보경 한의사 연구팀은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를 한약 치료군과 한약을 처방받지 않은 대조군으로 나눠 치료 효과를 분석했다.
한방통합치료에는 일반적으로 한약 처방이 포함되나 정확한 치료효과 분석을 위해 집단 구분 후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한약 치료군의 교통사고 후유증 및 사고 후 스트레스 수준이 대조군보다 더욱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2021년 7월부터 2022년 5월까지 교통사고로 인한 후유증으로 부천자생한방병원을 내원한 외래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대상은 교통사고 이후 8주 이상 시간이 경과했음에도 증상 숫자평가척도(Numeral Rating Scale, NRS)가 5 이상인 환자 40명으로 확정됐다. 통증의 원인이 교통사고가 아닌 기존 질환 및 만성질환에 있는 환자들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NRS는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정도를 0~10에 해당하는 객관적 수치로 표현한 척도며 숫자가 클수록 증상이 심함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에서는 한약 치료의 유효성을 평가하기 위한 지표로 ▲전반적인 교통사고 후유증상에 대한 NRS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NRS ▲외상후 스트레스 척도(The Korean Version of Impact Event Scale-Revised, IES-R-K) 등을 활용했다. IES-R-K(0~88)는 사고 노출에 의한 스트레스 정도를 평가하는 척도로 점수가 높을수록 심리적 외상이 심각함을 뜻한다.
두 집단을 비교한 결과에 따르면 대조군의 전반적인 교통사고 후유증과 근골격계 통증 NRS는 치료 전 6.3, 7.0에서 치료 후 5주차에 4.61, 4.82로 각각 감소한 반면 한약 치료군은 6.3, 6.8에서 2.83, 3.15로 한층 나아진 결과를 보였다.
이외에도 연구팀은 교통사고로 인한 신경과적 증상, 정신과적 증상, 소화기계 증상, 전신증상에 대해서도 분석을 진행했으며 모두 한약 치료군이 대조군보다 유의한 호전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IES-R-K도 대조군은 20에서 15.46으로 줄었으나 한약 치료군은 27.3에서 9.7로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에 있어 한방통합치료 단독 시행보다 한약 병행 치료가 더욱 뛰어난 효과를 보인 것이다.
한약 치료군의 이 같은 호전 양상은 치료 17주차까지 진행된 추적관찰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추적 결과 전반적인 교통사고 후유증과 근골격계 통증에 대한 NRS는 경미한 수준인 1.62, 1.95까지 감소했다.
특히 IES-R-K의 경우 3.07로 대폭 개선돼 치료 전 시점(27.3) 대비 9분의 1 수준의 긍정적인 변화가 확인됐다.
이에 연구팀은 교통사고 환자에게 처방되는 한약이 몸을 보하는 용도라는 오해를 불식시키고 사고 후유증에 대한 뛰어난 치료효과를 입증한 결과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전반적인 교통사고 후유증 NRS가 절반 이상 감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에 대한 생존분석을 실시해 집단별 회복속도에 대한 분석도 진행했다.
이번 조사 결과 대조군은 증상이 절반 감소하는데 109일이 소요된 반면 한약 치료군은 32일로 훨씬 빠른 회복속도를 보였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황보경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한방통합치료의 한약 치료 병행 여부에 따른 다양한 교통사고 후유증 치료 효과를 객관적 수치로 입증한 임상연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올해 자동차보험 표준약관 개정 후 치료법 탐색에 어려움을 겪는 교통사고 후유증 환자들에게 치료 결정 시 도움이 되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SCI(E)급 저널 ‘헬스케어(Healthcare, IF=3.16)’ 2월호에 ‘Efficacy and Safety of Korean Herbal Medicine for Patients with Post-Accident Syndrome, Persistent after Acute Phase: A Pragmatic Randomized Controlled Trial’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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