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도인지장애 환자에서 신경심리검사 결과를 이용하여 개인별 치매전환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이 개발됐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박도준)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연구책임자: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 과제명: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을 통해 경도인지장애 환자 대상으로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학술연구용역을 맡은 삼성서울병원 연구진(서상원 교수, 장혜민 임상강사, 의생명정보센터)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하여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노모그램)을 개발했다.
예측모델은 도식을 이용하여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적용 가능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예측모델은 나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등 4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었으며, 3년 이내 치매 전환 확률을 75%의 정확도로 예측한다.
서상원 교수팀은 국내 31개 병원의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에서 신경심리검사를 시행하고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338명 환자의 데이터를 기초로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하여 치매전환 예측모델(노모그램)을 개발했다.
3년 이내 치매로 전환여부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를 고려하기 위해 내원 시점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하여 ▲기억장애의 양상 (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 (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 (단일영역, 다중영역) ▲나이에 따라 분류하여 위험도를 구하고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했다.
산출된 치매발병위험지수로 최종값을 계산하여 치매진행 확률을 얻는다. 이 치매진행 확률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3년 이내 실제 치매로 진행할 가능성을 의미한다.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같이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경우 치매 전환가능성이 높았다.
개발된 치매전환 예측모델을 검증하기 위해, 외부 데이터에 적용해보았을 때 실제 치매전환 확률과 예측모델에 의한 치매전환 확률이 75%이상의 일치도를 보였다.
아밀로이드 PET 영상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2년 후의 치매전환을 예측하는 경우, 91%의 정확도를 보였지만 아밀로이드 PET은 고가의 뇌영상 검사이기에 치매가 발병되지 않은 환자에게 권하기 어렵다. (S. Mathotaarachchi et al., Neurobiology of Aging, 2017)
아밀로이드 PET 영상기법은 뇌 안의 베타아밀로이드를 영상화할 수 있는 고가의 장비고 현재 일부 대학병원에서만 측정이 가능하다.
교수팀은 예측모델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예후 예측이 가능해짐에 따라 환자-의사 면담 과정에서 환자 개개인에 대해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치료 방안 및 예방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치매예후 예측모델로 인하여 현재와 달라지는 점)
현재까지 알려진 효과적인 치매치료제는 없지만 조기에 발견하여 약물치료(증상완화제)를 시행하면 치매발병을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조기발견이 중요하다.
치매조기검진과 약물치료를 시행할 경우 연간 1.3조∼2.8조 원의 사회적 비용 절감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매는 초기단계부터 약물치료 시 5년 후 요양시설 입소율 55%를 감소시킨다[Lopez et al. Journal of Neurology, Neurosurgery, Psychiatry (2002)].
노인인구가 급증함에 따라 치매환자 수도 급증하여 이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손실이 막대하다.
실제 치매 사회적 비용은 11.7조 원(2013년, GDP의 약 1%)이고, 2050년에는 43.2조 원(GDP의 약 1.5%)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제3차 치매관리종합계획, 2016)
중앙치매센터에서 제공하는 치매유병현황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65세 이상 치매 환자 수는 68만 5,739명이었고, 2020년에는 84만명, 2050년에는 271만 명으로 예측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개인별 치매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하여 치매 예후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하며, 고 비용의 영상 검사 및 영상 전처리 과정, 분석 과정이 없이도 신경심리검사만을 활용하여 실제 진료실에서 쉽고 간단하게 사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예측모델 개발을 주도한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한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으며, 치매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운동요법 및 인지증진프로그램 등 예방적 개입을 도입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환자 본인이 치매 발병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 아는 것은 치매 예방·관리에 도움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또 “이 결과는 추후 임상적용을 위하여 더 많은 대상자에서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치매예측 및 조기진단기술 개발을 촉진하기 위해 다년간 추적 관찰된 연구대상자로부터 임상정보, 뇌영상정보 및 인체자원(혈액, DNA 등)을 수집·분석하는 질병관리본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과제명: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을 통해 지원됐다.
수집된 임상정보 및 인체자원은 국립중앙인체자원은행에 기탁되어 연구자들에게 분양되어 활용될 예정이다.
질병관리본부는 “치매를 조기진단함으로써 적극적인 예방관리 및 조기치료를 통해 질병의 악화를 지연시켜, 발병지연 및 유병률 감소 효과를 거둘 수 있으며, 또한 환자와 가족의 삶의 질 향상 및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향후 지속적인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사업 (치매뇌조직은행 및 임상연구정보DB 구축)을 통해 치매 진단정확성을 개선하고, 치매 조기진단기술의 임상적용 및 실용화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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