균형 장애와 새롭게 진단된 치매 발병률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앙대광명병원 가정의학과 오윤환 교수(교신저자), 제주대병원 이비인후과 서지영 교수(교신저자), 서울대학교 김혜준 연구원(제1저자), 차의과학대학교 정석송 교수(제1저자)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14만 3,788명 노인 인구의 건강검진 결과를 9년간(2009-2017) 추적 관찰했다.
이번 연구 결과 현재 인지기능 장애가 없지만 균형 장애(외발서기 10초 미만)가 있는 노인의 경우 균형 장애가 없는 노인(외발서기 20초 이상)에 비해 장래 치매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높다는 사실(HR, 2.04; 95% CI, 1.88–2.21; p <0.001)을 확인했다. </p>
치매 아형에 따라 알츠하이머병의 경우는 그 위험이 2배(HR, 2.00; 95% CI, 1.84–2.18; p <0.001), 혈관성 치매의 경우 3배(HR, 3.00; 95% CI, 1.94–4.63; p <0.001)였다.</p>
오윤환 교수는 “이번 연구는 균형 장애 여부가 이전 뇌졸중이나 인지장애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노인 인구에서 장래 발생할 치매의 발병 위험에 대한 중요 예측 인자일 수 있음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혈관성 치매 위험도와 두드러지게 연관되어 있다는 점이 주목할 점이다”고 밝혔다.
정석송 교수는 “노화는 전두엽과 피질 하부, 그리고 두 영역의 연결에 영향을 미치며 노화로 인한 뇌의 미세 혈관 변화는 뇌실주위 백질과 기저핵에서 잘 발생한다”며, “최신 연구들은 이런 혈관 변화가 뇌의 전두엽과 피질하 영역 사이 연결에 손상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러한 혈관변화는 인지 기능 저하와 운동 능력 손상과의 연관 기전을 설명하며, 본 연구에서의 높은 혈관성 치매 위험에 대해 설명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김혜준 연구원은 “외발서기 검사는 소뇌를 포함한 피질-기저핵-시상피질 루프를 통한 움직임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검사이다”며, “소뇌가 회백질 일부를 잃으면 균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고 이런 회백질 손실은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뇌 전체에서, 후기 발병 알츠하이머 병 환자의 측두엽과 소뇌 중간 부분에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회백질 손실은 균형 장애와 알츠하이머 발병 사이의 또 다른 연결 고리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지영 교수는 “균형 장애와 치매 위험의 증가에 대한 이번 연구의 결과가 노인의 치매 조기 진단을 돕기 위한 기회의 창을 제공할 수 있어 보인다”며, “균형 조절 능력에 대한 조기 선별 검사는 다른 신체적, 인지적 지표와 함께 활용시 치매 위험 예측의 정확성을 높이는 데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지난 6월 13일 SCIE급 해외 저널인 ‘The Journal of Prevention of Alzheimer's Disease(IF: 6.4)’에 게재됐다.
한편 치매는 노화에 따라 다양한 인지기능의 저하를 보이는 질병이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 치매 유병률은 약 42만명(2008년)에서 약 84만명(2022년 기준)으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 장애는 노화와 동반해 관절, 근육, 말초 신경 변화뿐 아니라 중추 신경계 변화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흔히 동반된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운동 장애가 인지 기능 저하보다 앞서는 경우가 많다.
치매와 운동 장애로 인한 균형 장애의 연관성에 대해 과거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지만 연구대상자 수가 적거나 이미 인지기능 저하를 보이는 환자 대상의 연구라는 점에서 장래에 발생할 치매 위험과 현재의 균형조절 능력 사이 연관성을 확인하기에는 제한이 있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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