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14일 건강보험 행위 급여·비급여 목록표 및 급여 상대가치점수 일부 개정(보건복지부 고시 제2021-167호)을 통해 ‘한방 정신요법료 중 경혈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을 신설한다(분류번호: 허-106, 코드: 59106)’는 내용을 고시했다.
이를 두고 대한한의사협회는 환영 입장을 보인 반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 전라남도의사회 등은 결사반대 및 즉각 철회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한의협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강화” 추진
한의협에 따르면 한의계 최초의 신의료기술인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Emotional Freedom Technique using Acupuncture Points Tapping)’의 건강보험행위 등재가 확정됐다는 것이다.
한의협은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신의료기술로 등재된 이후 한의계는 건강보험 적용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요양급여행위 평가신청서를 제출하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으며, 마침내 건강보험행위 인정이라는 결과를 얻게 됐다”며, “한의 신의료기술인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이 건강보험행위로 신설·확정된 것은 큰 의미가 있으며, 앞으로 더 많은 한의 신의료기술과 건강보험 적용의 신호탄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이번 고시를 계기로 한의계는 국민건강증진에 더 큰 기여를 할 수 있도록 한의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강화를 위해 회무역량을 집중해 나갈 것이다”고 강조했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 “복지부와 NECA을 강력히 규탄한다”
반면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이하 한특위)는 “모든 심리치료가 의료행위로 인정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환자의 기분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것을 무조건 의료기술로 볼 수는 없다”며, “우리나라 정부가 이러한 비과학적 대체요법을 제도권 내 공식 의료행위로 인정한 이번 사태에 대해 경악을 금할 수 없으며, 추락하고 있는 21세기 우리나라 의료의 현주소에 참담함을 느낀다”고 밝혔다.
또 한특위에 따르면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2019년 국정감사에서도 ‘경혈두드리기의 근거 수준이 최하위인 D등급’이라고 지적하며,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신의료기술 평가의 신뢰성 문제를 제기한 바 있었지만 이후 복지부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서 이에 대한 개선이나 조치는 전혀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특위는 “▲한방의 비과학적 행위,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부실한 검증절차, ▲복지부의 묻지마 한방 퍼주기 정책의 3박자가 어우러져 이번 대한민국 의료의 비극적 사태를 초래했다”며, “우리는 비과학적 대체요법을 제도권 내 의료행위로 인정한 한국보건의료연구원과 보건복지부의 행태를 강력히 규탄한다.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의 비급여 행위 등재를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또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검증 의무를 다하지 못하고, 정치적 논리에 따라 휘둘리는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이번 사태에 모든 책임을 지고, 신의료기술평가위원회 명단을 즉각 공개할 것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전남의사회 “국민 부담 대폭 올리고, 외상후스트레스장애 진단 남발”우려
전남의사회 등도 ‘유사과학에 불과한 감정자유기법의 건강보험 등재가 웬 말이냐’ 내용의 성명서를 통해 반대를 하고 나섰다.
전남의사회는 “감정자유기법은 경혈을 두드려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는 치료법으로 지난 2019년 10월 한방 신의료기술로 1호로 등재됐고, 당시 복지부는 제대로 된 검증 없이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부정적 감정 해소 등 증상을 개선하는데 있어 안전하고 유효한 기술’이라는 평가결과를 적어 논란이 있었다. 당시 맘모톰이 신의료기술에 등재되기 위해 험난한 과정을 겪은 것과 대조적이었다”고 주장했다.
또 “비급여로 시작하지만 이는 자동차보험과 관련되어 국민의 부담을 대폭 올리게 될 것이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의 진단이 남발되게 될 것이다. 이런 유사과학 행위를 건강보험에 등재한다고 하니, 보건당국은 생명의 우선 순위를 도대체 어디에 두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정부는 과학적 검증 및 안전성, 유효성, 효율성이 인정된 진료 행위에 한해서만 건강보험에 등재를 해야만 할 것이다”며, “이에 전남 의사회 3200회원 일동은 감정자유기법의 건강보험급여 등재를 결사반대하며, 더 나아가 정부가 하루라도 빨리 건강보험에서 한방을 분리할 것을 요구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혈 자극을 통한 감정자유기법’은 ‘모든 부정적인 감정은 경락체계의 기능이상으로 나타난다’는 전제 아래, 경락의 기시(起始)와 종지(終止)의 정해진 경혈점들을 두드려 자극하여 경락의 기능을 회복시키고 안정시키는 치료법으로 준비단계와 경혈 자극 단계, 뇌조율 과정 등의 단계로 이뤄지며, 지난 2019년 10월 신의료기술로 등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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