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용했던 병기 체계가 유용한지 검증이 어려웠을 뿐 아니라, 치료 및 경과 관찰의 표준화된 관리도 불분명했던 안와육종에 대한 병기 유용성이 처음으로 검증돼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와 미국 엠디엔더슨 암병원 연구팀은 안와종양 중에서도 치료가 까다로운 안와육종 환자들을 대상으로 철저한 진단 검사와 최신판 병기 기준 AJCC(미국암연합위원회,8차)를 통한 암 병기 설정, 예후 인자 분석을 기반으로 한 치료 계획과 경과 관찰이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연구팀은 치명적이지만 발생이 드물어 대규모 연구가 어려웠던 안와육종에 대해 많은 수의 환자들과 다양한 종류의 안와육종을 포함해 연구를 진행했다.
특히 암 병기 결정 기준 최신판인 AJCC(미국암연합위원회,8차)의 안와육종 병기에 대한 유용성을 처음 검증하고, 중요한 예후 예측 인자들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번 연구는 안와육종을 진단받은 환자들 중 수술, 방사선, 항암 치료 등을 시행 후 장기간 경과 관찰이 가능한 73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사진]수술 전 MRI 검사에서 왼쪽 안와의 외직근에 발생한 안와육종의 모습 (왼쪽), 수술 후 안와육종이 완전히 제거된 모습 (오른쪽)
치료 전 시행한 병리조직학적 및 영상의학적 검사를 통해 안와육종의 양상(T병기)과 림프절전이(N병기) 혹은 전신전이(M병기) 유무를 확인하고, 미국암연합위원회의 최신판(8차) 개정안에 근거하여 안와육종 병기를 모든 환자에서 평가해 치료 결과와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안와육종의 침범 양상을 반영하는 T병기는 암의 국소재발, 림프절전이, 전신전이 및 사망의 위험과 관련이 있었다. 특히 T3병기 이상의 안와육종은 전신전이 위험이 3.24배, 사망 위험이 6.32배 증가해 예후가 더 나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치료 전 림프절전이(N1병기 이상)가 있으면 전신전이 위험이 13.33배, 사망 위험이 7.07배로 증가했다. 그 외에도 안와육종 크기가 3cm 이상이거나 포상횡문근육종과 같은 조직학적 진단도 전신전이와 사망 위험을 높이는 예후 인자로 확인됐다.
이는 안와육종의 병기를 정확히 특정하고 다양한 예후 인자를 분석해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상되면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재발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한 검사를 더 자주 시행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육종(SARCOMA)은 표면을 덮고 있는 피부와 같은 상피조직이 아닌 뼈, 근육, 신경, 혈관과 같은 연조직 또는 연부조직에 생기는 악성종양이다. 전신전이로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조기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후에도 재발 가능성이 높아 장기간 꾸준히 경과관찰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체 암 발생 환자에서 육종은 성인 1~5%, 소아 5~10%, 그 중 안구 주변부에 발생하는 안와육종은 성인 3~5%, 소아 4~7%를 차지한다. 특히 안와육종에서 흔한 횡문근육종은 성인보다 아이들에게 많이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치료가 까다롭고 예후가 불량하다.
안와육종은 다양한 조직학적 분류를 가지고 있어 종류마다 치료 방식이 다르다. 수술만으로 완치가 가능한 종류, 수술 후 방사선 치료가 요구되는 종류, 수술은 권하지 않고 항암치료나 방사선 치료만 요구되는 종류도 있어 환자별로 세분화된 맞춤형 치료가 필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사호석 교수는 “안구, 시신경, 외안근육 등이 위치한 안와 공간 내에 생기는 안와육종은 눈의 기능뿐만 아니라 생명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하지만 정확한 조직학적 진단과 병기, 예후 인자를 평가해 환자 맞춤형 치료와 재발의 조기발견을 위한 경과 관찰로 안와육종의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안와육종 환자의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데이터를 제시하고 있어서, 환자들의 적극적인 치료를 유도하고 궁극적으로는 안와육종의 재발을 줄이고 생존율을 높이는데 도움이 되는 참고 기준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미국 의사협회 안과학회지(JAMA Ophthalmology)’에 최근 게재됐다.
한편 머리뼈 속 안구가 들어있는 공간에 생기는 안와육종은 발생되면 눈이 돌출되거나 물체가 이중으로 겹쳐 보이게 되고, 진단이 늦어지면 시력을 잃을 수 있어 치명적인 악성종양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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