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감소증 진단 연령이 기존 60~65세에서 50대 중장년층까지 확대되고,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동시에 확인되는 경우로 진단 기준이 간소화됐다.
그레이스여성병원 박형무 원장은 지난 6월 7일 건국대학교병원 지하3층 대강당에서 개최된 대한노인여성의학회(회장 이지영) 제37차 춘계학술대회 및 연수강좌에서 아시아근감소증연구회(AWGS)가 지난 2025년 11월 국제학술지 ‘Nature Aging’에 발표한 2025년 개정 합의안에 대해 소개했다.

◆근감소증 정의, ‘질량+기능’에서 ‘질량+근력’으로
근감소증(sarcopenia)은 1989년 어윈 로젠버그가 처음 제시한 개념으로, 노화에 따른 골격근량의 감소를 의미한다.
2010년 유럽근감소증연구그룹(EWGSOP)이 이를 근육량, 근력, 신체수행능력으로 세분화해 전(前)근감소증·근감소증·중증근감소증 3단계 분류 체계를 제시했다.
AWGS는 2014년 첫 진단기준을 발표하며 근육량 감소에 더해 근력 저하 또는 신체수행능력 저하 중 하나만 동반돼도 근감소증으로 진단하도록 했다.
그러나 2025년 개정판에서는 신체수행능력을 진단 기준에서 제외하고, 근육량 감소와 근력 저하가 함께 확인되는 경우로 진단할 수 있도록 간소화했다.
신체수행능력은 진단 기준이 아닌 결과 지표(outcome measure)로 위치가 바뀌었다.
◆50~64세 중장년층 위한 별도 기준 신설
기존에는 60세 또는 65세 이상(국가별 상이)만 진단 대상이었지만, 2025년 합의안은 50~64세 중장년층을 위한 별도 진단 수치를 새로 제시했다.
박형무 원장은 “근육량과 근력이 함께 저하된 경우를 조기에 찾아내 개입 시점을 앞당기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65세 이상은 기존과 동일하게 이중에너지 X선흡수계측법(DXA) 기준 남성 7.0㎏/㎡ 미만, 여성 5.4㎏/㎡ 미만이 근육량 저하 기준이며, 여기에 체질량지수(BMI) 보정 기준값(DXA 남 0.73, 여 0.52 미만)이 새로 추가됐다. 신장의 제곱(㎡)으로 보정하는 기존 방식은 유럽 EWGSOP식 계산법이며, 2025년 개정판은 여기에 체질량지수(BMI)로 보정하는 미국식 계산법을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50~64세는 DXA 기준 남성 7.2㎏/㎡, 여성 5.5㎏/㎡ 미만으로 별도 설정됐다.
악력의 경우 65세 이상은 기존과 같이 남성 28㎏, 여성 18㎏ 미만이며, 50~64세는 남성 34㎏, 여성 20㎏ 미만으로 새로 제시됐다.

◆사례 발굴 도구에 ‘유비와카(손가락 링)’ 테스트 추가
사례 발굴 도구(case-finding tool)는 근감소증 위험군을 걸러내는 선별검사(screening test)에 해당한다.
2019년 개정판은 지역사회(1차 의료)와 병원·연구기관용으로 진단 경로를 이원화하고, 종아리둘레(남 34㎝, 여 33㎝ 미만), SARC-F 설문(4점 이상), SARC-CalF(11점 이상)를 활용한 ‘가능성 있는 근감소증(possible sarcopenia)’ 개념을 1차 의료 현장에 도입했다.
2025년 개정판은 이 이원화 경로를 유지하면서 사례 발굴 도구에 유비와카 테스트(손가락으로 종아리를 감싸 굵기를 가늠하는 검사)를 추가했다.
◆국내서도 '기능성 근감소증' 개념 제안
대한근감소증학회(KWGSOP)는 2023년 가이드라인을 통해 근력과 신체수행능력이 모두 저하된 경우를 '기능성 근감소증(functional sarcopenia)'으로 별도 분류해 사용하자는 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근육량 저하 없이도 근력과 신체수행능력만 함께 떨어진 경우를 포착해 종합노인평가로 연계하자는 취지다.
◆근력 저하가 위험 예측에 더 중요
미니(Manini) 등이 2012년 발표한 메타분석에 따르면, 낙상·기능 장애 등 건강 결과와의 연관성에서 저근력(다이나페니아)의 상대위험도는 2.20(95% CI 1.5~3.1)으로, 저근육량(근감소증)의 1.37(95% CI 0.87~2.0)보다 높게 나타났다.
근육량과 근기능의 상관계수는 0.3~0.5 수준으로, 근육량은 기능의 10~25%만 설명하고 나머지는 근육의 질, 신경·미토콘드리아 요인이 좌우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박형무 원장은 “이번 개정에서 근력이 진단의 핵심 축으로 강조된 배경으로 제시됐다.”고 말했다.
◆국내 근감소증 진단·유병률 현황
국내에서는 2013년 한국 근감소증 연구회가 결성됐고 2015년 학회로 발전했다.
미국은 2016년 10월 ICD-10-CM에 근감소증 코드(M62.84)를 부여했으며, 국내는 2021년 1월 1일 시행된 한국표준질병분류(KCD) 8차 개정에서 M625 근감소증 코드(M6250 여러부위, M6251 어깨, M6252 위팔, M6253 아래팔)가 도입됐다.
근육량 측정과 관련해 DEXA는 2019년, 체성분분석(BIA)은 2021년 관련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소개됐다.
한국인 근감소증 유병률과 관련해서는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KNHANES) 2024년 자료를 토대로 한 대한골대사학회·대한골다공증학회(KSBMR-KSOS) 공동 태스크포스 보고서(J Bone Metab 2026)가 인용됐다.
박 원장은 “저근육량과 저근력이 함께 확인되는 근감소증 유병률은 전체 기준 50대 5.6%, 60대 5.7%, 70대 6.8%, 80세 이상 21.5%로 연령 증가에 따라 뚜렷이 높아졌다. 성별로는 남성이 50대 5.9%에서 80세 이상 24.1%로, 여성은 50대 5.2%에서 80세 이상 19.7%로 각각 상승했다”고 밝혔다.
◆“정책적 지원 필요”…근감소증 운동법 하반기 공개
대한노인여성의학회 이지영 회장은 “건강한 중년을 활동적인 노인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의사들의 관심은 물론 정책적인 지원도 필요하다”며, “노인 인구가 의료비 지출의 핵심층인 만큼, 이들이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건강한 국가를 만드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출산 등을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령화도 핵심적으로 해결해야 할 현실적인 문제이다. 일본도 노인과 관련된 정책들을 많이 추진해 아프기 전에 건강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실행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정책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학회는 근감소증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평소 실천 가능한 운동법도 준비하고 있다.
이 회장은 “실제 임상현장에서 환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는 운동법이 없었다”며 “앞으로 환자들이 평소에 실천할 수 있는 운동법을 개발하고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