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락두통 진단을 위한 MRI 검사가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삭감되고 있으며, 군발두통 치료에 필수적인 산소치료도 여전히 급여화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두통학회(회장 주민경)는 지난 21일 온라인으로 진행한 2026년 춘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제기했다.

◆벼락두통 MRI 심사기준…“신경학적 이상 없으면 삭감”
진단 영역에서도 정책과 임상 현실 사이의 괴리가 확인되고 있다.
학회에 따르면 벼락두통처럼 중증 질환 감별을 위해 MRI 검사가 필요한 경우에도 최근 건강보험 심사 과정에서 삭감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주민경 회장은 “급여 사항으로 허가가 되어 있는 벼락두통 MRI조차 최근 신경학적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삭감을 남발하고 있어 황당하기 그지없다”며 “신경학적 이상이 없으면 MRI를 찍지 말고 이상이 있으면 그때 하라는 식의 심사 기준이 적용된다면 심각한 두통을 놓칠 수 있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전 세계적 흐름에도 완전히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벼락두통은 뇌출혈이나 뇌혈관 질환 등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 질환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신속한 영상검사가 필요하다.
학회는 일률적인 기준으로 검사를 제한하거나 삭감하는 것은 환자 안전보다 비용 절감을 우선하는 접근으로 비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산소치료는 여전히 비급여
극심한 통증을 동반해 ‘자살두통’으로도 불리는 군발두통 환자에게 산소치료는 대표적인 치료 수단으로 알려져 있지만, 국내에서는 급여와 처방 체계가 충분히 마련되지 못한 상태다.
주 회장은 “산소치료 역시 전혀 진행되고 있지 않다”며 “현재로서는 호흡기질환 외 산소치료는 급여나 처방도 불가능한 상태로, 여러 측면에서 노력하고 있지만 쉽게 진행된 바가 없다”고 안타까움을 보였다.
학회 측은 “국제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치료법임에도 급여화가 수년째 지연되고 있다”며, “질환 특성과 치료 효과를 반영한 합리적인 급여 정책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낮은 질환 인식도 과제
학회는 두통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부족도 치료환경 개선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꼽았다.
편두통 환자의 상당수가 여성이고 월경두통으로 일상생활과 학업·업무에 지장을 받는 경우가 많지만, 이를 단순한 통증으로 여기는 인식이 여전하다는 지적이다.
주 회장은 “두통 환자의 80%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두통은 젠더 이슈이기도 하다”며 “월경두통으로 한 달에 4~5일을 누워 지내며 공부나 일을 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면 얼마나 중요한 문제인지 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편두통은 개인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릴 뿐 아니라 여성 건강권과 노동·학습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질환”이라며, “두통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과 함께 진단·치료 전반의 급여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한 보건당국의 적극적인 관심이 요구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학회는 환자들의 자가 관리를 돕기 위해 두통일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서비스를 개편했으며, 대국민 캠페인과 교육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두통 질환 인식 개선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