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대한간학회, 만성 B형간염 가이드라인 전면 개정…“ALT 아닌 HBV DNA가 기준” - “간수치 정상이어도 바이러스 역가 높으면 즉시 치료” 패러다임 대전환 - 학회, 건강보험 급여 기준 확대 촉구
  • 기사등록 2026-06-15 09:00:04
기사수정

대한간학회가 지난 12일 ‘The Liver Week 2026’에서 ‘만성 B형간염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번 개정안은 치료 결정 기준을 기존의 간염증수치(ALT) 중심에서 HBV DNA 바이러스 역가 중심으로 전환하고, 간수치가 정상이더라도 중등도바이러스혈증(HBV DNA 2,000 IU/mL~10⁸ IU/mL)에 해당하면 즉시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간수치 정상 = 간 안전” 공식 깨졌다

이번 개정의 핵심은 만성 B형간염을 ‘염증성 간질환’이 아닌 ‘바이러스 감염 질환’으로 재규정한 것이다.

기존 국내외 가이드라인은 ALT 상승이 확인된 면역활동기 환자에 한해 치료를 권고해 왔으나, 최근 축적된 연구들은 ALT가 정상 범위에 있더라도 간암 위험이 상당히 높을 수 있음을 일관되게 보고해 왔다.

실제로 간수치가 정상인 B형간염 보유자를 조직 검사하면 약 40%에서 유의한 간섬유화가 확인되며, 특히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에서는 무려 78%가 유의한 간손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회는 이를 근거로 “‘간수치 정상 = 간이 안전하다’는 공식은 성립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바이러스 역가 기반 3단계 분류…‘회색지대’ 해소

개정 가이드라인은 혈청 HBV DNA 수치에 따라 만성 B형간염을 ▲저바이러스혈증(2,000 IU/mL 미만) ▲중등도바이러스혈증(2,000 IU/mL~10⁸ IU/mL 미만) ▲고바이러스혈증(10⁸ IU/mL 이상)의 3단계로 단순화했다.

기존 분류 체계에서 치료 사각지대로 방치돼 온 ‘회색지대’ 환자들을 객관적 지표로 명확히 편입한 것이 핵심 변화다.

간암 발생 위험이 가장 높은 구간은 중등도바이러스혈증이다.

46편의 코호트 연구를 대상으로 한 대한간학회 공식 메타분석 결과,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은 고바이러스혈증 대비 약 6~8배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ATTENTION 연구 근거…조기 치료 시 중증 사건 79% 감소

조기 치료의 효과는 최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국가 연구비 지원으로 수행된 한국·대만 다국가 무작위 배정 대조군 임상시험인 ATTENTION 연구(Lancet Gastroenterology & Hepatology, 중간 분석)를 통해 입증됐다.

간경변증 없이 ALT 정상~경미 상승인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에게 테노포비어 알라페나마이드(TAF)를 투여한 결과, 경과 관찰군 대비 간암·비대상성 간질환·사망 복합 중증 임상 사건 위험이 79% 감소(HR 0.21)했다.

이에 따라 개정 가이드라인은 “ALT 수치와 무관하게 중등도바이러스혈증에 해당하면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할 것”을 권고했다.

◆급여 기준 확대 촉구…“현행 기준, 시급한 환자 배제”

학회는 이번 개정과 함께 건강보험 급여 기준의 신속한 확대를 강력히 촉구했다.

현행 급여 기준은 과학적 근거가 미약한 ‘ALT 상승’ 지표에 과도하게 의존해 의학적으로 치료가 시급한 중등도바이러스혈증 환자가 급여 혜택에서 배제되고 있다는 것이 학회의 지적이다.

가이드라인 본문도 “본 가이드라인의 치료 대상 확대 기준은 현재 건강보험 급여 기준보다 넓은 범위를 포함하고 있어 임상 적용에 제약이 있을 수 있으며, 향후 임상적 근거와 비용-효과 분석에 기반한 급여 기준 개선이 필요하다”고 명시했다.

학회는 보건복지부 및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의 협의를 통해 바이러스 역가 기반 치료 전략이 요양급여 인정기준에 반영되도록 정책적 노력을 기울인다는 계획이다.


◆동아시아 간학회 연합 공식지지

국내 만성 B형간염 환자는 약 120만 명으로 추산되나, 이 중 치료를 받고 있는 비율은 22.2%에 불과해 WHO가 제시한 '2030년 바이러스 간염 퇴치 목표'인 치료율 80%에 크게 못 미친다.

임영석 이사장은 “이번 가이드라인 개정이 치료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WHO 목표 달성을 위한 임상적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특히 이번 가이드라인 연구 내용들이 국가연구비(보건의료연구원)를 받아 진행됐기 때문에 급여 진행도 원활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환자들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사회적 관점의 비용-효과 분석에서는 2035년까지 약 4만 3,300건의 간암 발생과 3만 7,000명의 사망 예방이 가능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번 개정 가이드라인은 동아시아 간학회 연합(EALA·한국·일본·대만)의 공식 지지를 받았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관련기사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75297
기자프로필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확대이미지 영역
  •  기사 이미지 부가세 환급 종료 후 외국인 환자 20~30% 감소…“K-성형 생태계 흔들린다”
  •  기사 이미지 질병관리청·대한간학회, 세계 간염의 날 기념행사 공동 개최
  •  기사 이미지 근감소증 진단기준 변경…아시아근감소증연구회, 2025년 개정 합의안 발표
대한심장학회
대한폐고혈압학회
대한신경통증학회
대한두경부외과학회
캐논메디칼
올림푸스한국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