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7일 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가 제기한 명칭사용금지 청구소송에서 대법원이 원고 패소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도록 판결했다.
이 사건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원고)의 회원들 중 일부가 2015년 10월 별개의 단체인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피고 단체)를 설립하여 활동하면서 단체의 명칭으로‘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는 것의 금지를 구하는 소송으로, 1심과 2심은 피고 단체가 원고와 같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더라도 원고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법인사단도 인격권의 주체가 되므로 명칭에 관한 권리를 가질 수 있고, 자신의 명칭이 타인에 의해 함부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전제에서‘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원고를 표상하는 명칭으로 오랜 기간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피고 단체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외부 사람으로 하여금 원고와 피고 단체를 오인 또는 혼동할 수 있게 했으며 피고 단체에게도 그러한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될 여지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피고 단체가 ‘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함으로써 원고의 명칭에 관한 권리를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또 비법인사단의 명칭에 관한 권리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는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도록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지난 5년 동안이나 대법원에 계류되어 오랫동안 명칭에 대해 많은 혼선이 있었던 점은 아쉽지만, 이제라도 대법원이 현명한 판단을 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며, “당연한 결정이다. 이같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여 환송심에서도 현명한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판결이 오랫동안 분열되었던 산부인과가 통합된 산부인과의사회로 거듭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손해배상 집행 등도 가능하지만 앞으로 고등법원에서 최종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를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선제산의회 김재유 회장은 “이번 판결로 달라질 것은 없다. 기존과 동일하게 ‘(직선제)대한산부인과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면 되고, 일부 안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그에 맞추어 정리하면 된다”고 말했다.
통합과 관련해서도 “산부인과 전문의인 분들을 대상으로 투표를 통해 선출, 결정된다면 언제든지 통합은 가능하다”며, “실질적인 통합을 원한다면 문은 항상 열려있다”고 답했다.
한편 이 사건은 우리나라 법령에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나, 비법인사단 또는 단체의 명칭 사용권을 보호해 주는 첫 번째 사례로 그 의의가 매우 깊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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