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서울병원이 국내 처음으로 안과 분야 세계 유일 유전자 치료제인 노바티스 럭스터나(Luxturna)의 수술적 투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안과 김상진 교수팀은 지난 7월 13일 국내에서 처음으로 레버선천흑암시 유전자치료제인 럭스터나를 유리체절제술을 통해 한 눈에 투여했다고 밝혔다. 일주일 뒤 반대편 눈에도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쳤다.
약물 투여는 유리체절제술을 시행하여 망막과 망막 아래 망막색소상피세포층 사이에 공간을 만들며 약을 투여하는 고도로 정교한 과정으로 이번 수술에는 최첨단 유리체망막 수술 기법인 3D 디지털 보조 수술 방법이 이용됐다.
국내에서 럭스터나가 처음 투여된 탓에 환자의 상태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평가할 방법도 김상진 교수가 해외 사례를 참고해 이번에 직접 만들었다.
수술 후 환자의 시력도 다소 좋아지고 시야도 넓어지는 효과가 확인됐지만, 이것만으로는 야맹증의 호전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럭스터나를 투여한 지 약 한 달만에 환자는 “세상이 이렇게 환한 줄 미처 몰랐다”며, “평소 영화관을 가고 싶었지만 용기 내지 못했는데 혼자서 꼭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진 교수는 “국내에선 안과 의사들도 유전성망막변성은 불치의 병이라고 단정하고 유전 진단을 시도하는 것조차 소극적인 경우가 많다. 아직은 한 가지 유전자에 대한 치료제만 나와 있지만, 수년내 여러 유전자 치료제들이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사회적 관심과 더불어 정책적 배려가 더해진다면 해당 환자들에겐 말 그대로 한줄기 빛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럭스터나는‘레버선천흑암시(Leber’s Congenital Amaurosis)’와 ‘망막색소변성(retinitis pigmentosa)을 유발하는 여러 유전자 중 RPE65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유전성망막변성 치료제로 지난 2017년 미국 FDA에서 승인받았다.
레베선천흑암시는 망막의 유전자 변이로 인해 망막의 시세포의 기능이 저하되고 소실되어 어려서부터 심한 시력 저하, 야맹증, 안진(눈떨림)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빛을 전혀 감지하지 못하거나 밝은 곳에서도 캄캄한 어둠 속에 등불 하나 켠 수준의 빛만 감지하는 경우가 많다. 국내에는 아직 정확한 통계가 없지만 외국에서는 10만명 중 2~3명꼴로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RPE65는 망막에서 시각회로의 중요한 효소를 만드는 유전자로서 1993년 미국 국립의료원 국립안센터의 마이클 레드몬드 박사팀에 의하여 처음 발견됐다.
해당 유전자에 변이가 생기면 빛이 전기적 신호로 바뀌어 시신경으로 전달되기 어렵게 되어, 심한 야맹증과 시력 저하, 시야 협착 증상이 나타나고 점차 심해져 실명에 이르게 된다.
럭스터나는 인체에 무해하도록 만든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복제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하여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미국의 임상 시험 결과를 보면 치료 후 정상 수준의 시력을 회복할 수는 없어도 영구적인 시력상실을 막고, 스스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도록 빛 감지 능력을 높여주는 등 시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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