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 김미란·의정부성모병원 김현경 교수팀이 30대 여성 환자의 혈관평활근종(희귀 자궁근종)을 세계 최초로 로봇수술로 제거했다. 환자는 치료 후 자연 임신으로 지난 5월 건강한 둘째아이를 정산분만 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기존에는 개복 혹은 복강경 수술로 치료했지만 임신출산 사례는 없었다. 이번에 환자가 임신출산에 이르게 한 것은 임상적으로도 의미가 큰 성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해당 환자인 김모씨(36세, 2011년 첫째아기 출산, 두 번째 임신 희망, 2년전 변성된 종류의 3.5cm 근종 진단 후 정기적 진료로 관찰 중)는 지난해 하복부 통증으로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에 내원했고, 초음파 결과 근종이 4.5cm 크기로 증가한 것을 확인했다.
임신을 희망한 점을 반영해 로봇수술을 진행했다.
김미란 교수는 “자궁근종은 모든 여성이 걸릴 수 있는 여성질환이기 때문에 미혼여성에게도 얼마든지 생길 수 있는데, 단순히 아랫배가 나왔다거나 살이 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며, “미혼여성이라도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임신을 해야 하니 자궁을 건드리는 수술은 무조건 안 된다고 생각하고 계속 경과만 관찰하는 경우도 있는데, 오히려 임신을 해야 하는 소중한 자궁이니 검진을 받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안전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행하는 영문판 국제 학술지 ‘Obstetrics & Gynecology Science’ 5월호에 게재됐다.
한편 여성에게 발생하는 가장 흔한 양성종양인 자궁근종은 난임의 원인 중 하나다.
과거 개복이나 복강경 수술이 보편적이었지만 최근 로봇수술이 확산되는 추세다. 근종을 제거 시 정상 자궁손상을 최소화하고, 남아있는 자궁을 매우 정교하게 재건해야만 향후 임신 가능성을 높이고 임신 중 자궁파열의 위험성을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평활근종은 혈관 내 주로 내장의 벽을 구성하는 근육인 평활근에 생기는 근종으로 세계적으로 드물다. 현재까지 자궁에 혈관평활근종이 발생하여 국제학술지에 보고된 사례가 총 18건이다.
혈관평활근종은 주로 40~60대 중년 여성에게 통증을 동반한 종양이 하지에 생기는 것이 전형적이다. 영상검사로 진단이 어렵고, 종양이 혈관으로 뭉친 덩어리라 안전하게 떼어내기가 다른 종양에 비해 까다롭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