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지난 2일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밝혔다.
2010년 18대 국회에 처음 제출된 이후 15년 만의 통과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약 5년 9개월간 시범사업으로 운영되던 비대면진료가 법적 기반을 갖추게 됐다.
◆여야 합의로 통과
22대 국회에서는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 8건이 발의됐다.
보건복지위원회는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 법안 1건을 포함해 총 9건을 병합 심의한 후 11월 20일 대안을 의결했다. 이어 법제사법위원회가 11월 26일 일부 내용과 체계·자구를 수정해 의결하면서 본회의 통과가 됐다.
이번 개정안은 의료의 질과 안전성, 취약계층의 접근성 개선을 최우선으로 고려했다.
◆안전성 확보한 4대 원칙 반영
개정안은 의료계와 합의한 4대 원칙을 충실히 반영했다.
대면진료 원칙,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 재진환자 중심, 전담기관 금지 등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기술 발전을 고려한 유연한 법 체계를 구축했다.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단 명시
비대면진료는 대면진료의 보완적 수단임을 명시했다. 해당 의료기관에서 일정 기간 내에 동일한 증상으로 대면 진료받은 기록이 있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하며, 그렇지 않은 경우 지역 및 처방을 제한한다.
의원급 의료기관 중심으로 운영하되, 희귀질환자, 제1형 당뇨병 환자, 교정시설 수용자, 수술 후 경과 관찰이 필요한 환자 등에 대해서는 병원급 이상 의료기관 이용을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비대면진료만 주로 하는 전담기관은 금지하고 지역을 제한하는 등 대면진료와 연계되도록 유도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환자 안전 강화
환자 안전성 측면에서 비대면진료를 통한 마약류 등 의약품 처방은 불가능하다.
의사가 환자에 대한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처방할 수 있는 의약품의 종류와 처방일수를 추가로 제한하도록 했다. 화상진료가 필수적인 질환을 규정하는 등 환자 안전을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다.
대한의사협회 등이 의료인에 대한 표준지침을 마련·권고하고, 위반이 의심될 경우 행정지도를 요청할 수 있는 자율규제장치도 도입했다.
◆법적 책임소재 명확화와 플랫폼 규제
의료인은 비대면진료의 한계와 특성에 대해 설명하고 환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의료인의 법적 책임 범위도 명시했다.
환자가 타인인 것처럼 속여 비대면진료를 받거나 의료인을 속여 의약품을 처방받는 행위는 금지된다.
비대면진료 중개매체에 대한 신고제와 인증제를 도입했다. 의료광고 사전심의 대상에 중개매체를 추가하고, 의료적 판단에 영향을 주는 행위 등을 금지했다.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조치도 규정해 중개매체에 대한 규제 근거를 마련했다.
◆공적 시스템과 약 배송 기반 구축
비대면진료를 중개하는 공공플랫폼 역할을 하는 비대면진료 지원시스템 구축·운영 근거가 마련됐다. 환자의 진료이력, 자격정보 등을 공적으로 안전하게 관리하면서 일차 의료기관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처방전 위·변조 등을 방지하고 안전하고 편리하게 처방전을 전달할 수 있도록 전자처방전 전달시스템 도입 근거도 마련했다.
섬·벽지 거주자, 장기요양 수급자, 등록장애인, 감염병 확진자, 희귀질환자 등에 대한 약 배송의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취약지 거주자와 취약계층 등 필요한 환자는 비대면진료 후 처방약을 편리하게 수령할 수 있으며, 대상자 특성에 맞게 약 배송 지역을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단계적 시행과 후속 조치
의료법 개정안은 국무회의 상정·의결을 거쳐 공포 후 1년 뒤부터 시행된다.
보건복지부는 법이 시행되기 전까지 법안 취지에 맞춰 시범사업 내용을 개편해 단계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급격한 변화로 인한 환자와 의료기관의 불편이 없도록 전문가, 현장의견 등을 수렴해 유예기간을 두고 적용한다.
대상환자의 기준, 지역 제한의 범위, 처방 제한 의약품의 종류 등 하위법령에서 규정할 구체적 사항은 의·약계, 환자·소비자 단체 등과 협의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다.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계기로 비대면진료와 비대면협진을 활용한 의료취약지 일차의료 강화 시범사업,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등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비대면진료 제도화를 위한 의료법 개정안이 국회 논의가 시작된 지 15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큰 의미가 있다”라며 “의료의 질과 환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대안이 마련된 만큼, 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국민들이 안전하고 편리하게 비대면진료를 이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