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환자가 신약을 이용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뇌전증학회(이사장 서대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 는 지난 10일 ‘세계 뇌전증의 날’을 기념해 삼성서울병원 중강당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뇌전증학회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Cenobamate(엑스코프리), Brivaracetam(브리비액트), Fenfluramine(핀테플라) 등의 뇌전증 신약들이 사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1936년에 출시된 약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약가참조국이 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약가 책정에 어려움이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에서는 응급처치제로 사용할 수 있는 약물도 제한적으로 사용중이다.
주사제로 아티반(성분명 로라제팜)과 미다졸람(성분명 미다졸람)이 있지만 병원 방문이 필수적이다.
반면 해외에서는 비강 스프레이형 약물이나 직장 투여용 약물을 통해 환자가 의식이 없어도 보호자가 직접 투약할 수 있는 응급 약물이 사용되고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신경과 김재림 교수는 “최근 뇌전증 환자가 증가추세이고, 75세 이상 고령층에서 다른 뇌 질환과 함께 뇌전증 발생이 증가하고 있다.”라며, “신약의 국내 도입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서대원 이사장은 “국내에 신약이 들어오지 못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약 20년 전에 만든 약가 제도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제도를 바꿔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문제들로 인해 제약사들은 국내 진입시 희귀의약품으로 개발해 외국에 먼저 출시한 뒤 한국에 출시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라며, “이 부분은 반드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다.”라고 강조했다.
3월 26일은 퍼플데이로 뇌전증 환우 및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글·그림 공모전을 통해 수상자도 시상할 예정이다.
한편 국제뇌전증협회(IBE)와 국제뇌전증퇴치(ILAE)는 지난 2015년 매년 2월 두 번째 월요일을 ‘세계 뇌전증의 날’로 제정했다.
이에 따른 대한뇌전증학회의 올해 슬로건은 ‘뇌전증 편견을 넘어서 함께하는 세상으로’이다.
뇌전증은 뇌신경세포의 전기적 방전으로 인해 경련, 의식 소실 등 다양한 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질환이다.
뇌전증은 영아부터 고령의 성인까지 전 연령에서 발생할 수 있으며 후천적인 원인이 많다.
국내 뇌전증 환자는 약 36만명으로 추정되며, 매년 10만명당 20~70명의 신규 환자가 발생한다. 특히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