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세척액상생검을 이용한 혁신적 임상2상 연구 중간결과가 발표됐다.
건국대병원 이계영 정밀의학폐암센터장은 지난 10월 23일~25일 롯데월드호텔에서 개최된 대한결핵 및 호흡기학회 국제학술대회(KATRD 2024)에서 관련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임상2상(NeoLazBAL study)
이번 임상2상(NeoLazBAL study)은 폐암이 의심되는 환자를 대상으로 폐세척액상생검을 통해 EGFR 유전자 변이 DNA를 찾아내 제3세대 표적항암제 렉라자를 9주간 선행 치료하고, 병기 재평가를 시행한 후 수술을 진행해 병리학적 폐암 진단 및 EGFR 유전자형을 확인하고 최종 수술 병기가 2기 이상 혹은 재발 위험이 높은 경우는 3년간 렉라자 수술 후 보조요법을 시행하는 연구이다.
조직검사 없이 폐세척액상생검을 통한 폐암진단의 정확성과 EGFR 유전자 변이를 찾아내는 민감도를 평가한다. 또 렉라자의 선행치료로 병기 하향을 유도하고 미세전이를 제거해, 수술이 불가능한(절제 불가) 환자를 수술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 궁극적으로 수술 후 재발율은 낮추고 폐암 완치율을 높일 수 있는지를 검증하는 연구다.
이계영 센터장은 “재발율에 있어 최종 결과를 확인하기까지는 2~3년의 추적기간이 필요하지만, 수술 완료 후 치료성적을 평가할 수 있는 자료가 분석돼 결과를 발표했다.”라고 밝혔다.
◆환자 34명, 수술적 절제 시행 결과 분석
이번 연구는 폐암이 의심돼 정밀검사를 시행한 128명의 환자에서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통한 폐세척액상생검(ExoBAL : Exosome-based BALF liquid biopsy)을 진행, 48명의 EGFR 변이 양성 환자를 확인했다.
이 중 연구에 동의한 40명을 대상으로 렉라자 투여를 시작했고, 34명의 환자가 9주간의 선행치료를 마치고 수술적 절제를 시행한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연구 결과, 완전 관해는 없었고, 55.8%(34명 중 19명)에서 부분 관해를 확인했으며, 폐암이 진행된 사례는 없었다.
수술조직에서 확인한 병리소견 결과 34명 전원에서 폐선암을 확인해 조직검사 없이,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을 진단하고 표적항암제 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는 폐세척액상생검의 진단 정확성에 대한 문제는 해소됐다.
◆1기 비소세포폐암, 폐세척액상생검 최종 민감도 1기 포함 77.3%
또 EGFR 유전자 검사에서도 1명을 제외한 33명의 환자에서 유전자 아형이 97.1% 일치율을 보였다.
폐세척액상생검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초기폐암이 의심되어 수술을 시행한 44명의 환자 중 10명에서 EGFR 변이 양성 환자가 발견되어 1기 비소세포폐암에서 폐세척액상생검의 최종 민감도는 1기 포함하여 77.3%로 확인됐다.
이계영 센터장은 “조직에서 EGFR 변이 양성으로 확인된 환자 중 폐세척액상생검으로 찾아낸 34명의 환자와 찾아내지 못한 10명의 환자를 비교한 결과, 1A기, 간유리음영결절, PET-CT(양전자단층촬영)검사에서 SUVmax가 낮은 경우, 즉 암활동지수가 낮은 초기폐암에서는(exosome non-shedder) 폐세척액상생검으로 EGFR 변이 양성 환자를 찾을 수 있는 민감도가 감소하지만 이 경우는 영상소견만으로도 수술을 결정해도 무방할 것이라 생각한다. 반면 암활성지수가 높은(exosome shedder) EGFR 변이 폐암은 1기 일지라도 렉라자 선행치료 후 수술을 시행한다면 병기 하향을 유도해 재발율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분석했다.
◆대다수 환자 완전절제
수술은 폐엽절제술(90.3%), 쐐기절제술(6.2%), 분절절제술(3.1%) 비율로 시행했고, 1명의 환자에서 절제부위에 미세 암세포 잔존을 확인해(R1 resection) 수술 후 재발 방지를 위한 렉라자를 투여해 치료 진행 중이고, 대다수(97.5%)의 환자는 완전절제(R0 resection)로 확인됐다.
병리학적 관혜 결과는 완전관해(CPR)는 없었고, 수술 전 선행항암치료(신보조요법)의 지표가 되는 주요병리관해(MPR : Major pathologic response)율은 18.2%로 최근 EGFR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다른 신보조요법 임상연구 성적과 유사한 결과치를 기록했다.
◆신보조요법
EGFR 표적항암제를 이용한 신보조요법은 최근 면역화학항암치료를 이용한 신보조요법의 주요병리관해율(50~60%)에 비해 낮다보니 아직 표준치료로 자리잡지 못하고 있다.
이계영 센터장은 “이번 연구 결과 55%의 환자가 병기 하향이 유도되고 특히 1B기 이상에서는 60~100%에 가까운 병기 하향율을 보여, 프로토콜을 조정하고 보완한다면 임상적 효능을 입증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며, “예를 들어 9주의 선행 치료 기간을 6개월 이상으로 늘리거나 면역화학병용요법처럼 4기에서 효과가 입증된 타그리소와 항암치료의 병행치료 혹은 리브리반트(amivantamab)와 렉라자 병행 선행치료를 한다면 낮은 주요병리관해(MPR) 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며, 혁신적 신보조요법의 개발방향을 탐구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재발에 대한 최종 결과를 추적해 봐야겠지만 현재까지 중간 연구 결과, EGFR 표적항암제의 치료효과가 예상되는 EGFR 변이 폐암환자의 경우 조직검사 없이 성공적으로 진단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환자들에게는 매우 희망적인 연구 결과이다.”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 기대
교수팀은 연구에 참여한 환자의 55%가 병기가 하향돼 수술 전 선행 치료 효과로 재발율까지 현저히 낮출 수 있다는 사실만 입증된다면 새로운 치료의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교수팀은 이번 연구 결과에 힘입어 최근 식약처에 승인을 받아, 20명의 추가 환자를 모집하고 있다.
한편 폐세척액상생검은 초기 폐암 진단에 있어 가장 난점으로 꼽혔던 조직검사의 문제를 보완할 수 있는 유망한 초기 폐암 진단법으로 개발하고, EGFR과 KRAS, ALK, ROS1 등 표적이 있는 폐선암은 폐세척액에서 표적유전자를 찾아서 진단하고, 표적이 없는 폐암은 methyl화 DNA, NGS(차세대염기서열분석), 단백체분석(proteomics), miRNA 또는 piRNA 등 exosomal small RNA 등을 이용한 조기폐암진단법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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