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과 전공의 단체가 빠진 가운데 ‘여야의정 협의체(이하 협의체)’가 가동을 시작했다.
협의체는 오는 12월 말까지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주 2회 회의를 열고, 사직 전공의 복귀 및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체 첫 회의에는 정부에서 한덕수 국무총리,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이, 당에서 이만희·김성원·한지아 의원, 의료계에선 이진우 대한의학회 회장과 이종태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1차 회의 주요 논의 내용은?
협의체의 여당 측 대표자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에서 1차 회의 결과에 대해 “가능한 12월 22일, 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겠다. 협의체는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첫 회의 결과와 관련해 “대화의 첫걸음을 시작한 데에 의미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 당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합격해도 (남성의 경우) 3월에 (군에) 입대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라며, “의료계는 의평원의 자율성 보장도 요구했고, 정부는 이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서 협의체에 보고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협의체는 12월말까지 매주 두 차례 회의(일요일 전체회의 1회, 주중 소위원회 1회)를 개최하는 방식으로 논의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첫 회의에 의료계 측 대표자들은 의대 정시 선발을 앞두고 의대 정원 문제에 대한 우려를 다시 한번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아 의원은 “2025년, 2026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의제에 제한이 없다는 원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 전공의 복귀를 위해 명분이 필요한데, 어떤 명분을 도출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여야 입장차이 여전
국민의힘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이해득실을 따지지 말고 참여해달라.”라고 밝혔다.
하지만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지난 11일 협의체에 참여하지 않은 이유와 관련해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빠진 상태의 협의체에 대해 국민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비판이 있는 것 같다.”라고 말해 협의체는 당분간 ‘여의정’ 형태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서울=연합뉴스)
◆대전협·의대협, 협의체 출범에 혹평
협의체가 첫 회의를 통해 출범했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와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의 반응은 싸늘하다.
지금이라도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를 하고, 7개 요구안(▲의대 증원 계획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전면 백지화 ▲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일체를 수용하라는 입장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 의대협은 지난 10월 대전협과 함께 “허울뿐인 협의체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라고 밝힌 것은 물론 대전협 박단 비대위원장은 11일 SNS에 협의체 출범을 알리는 기사를 공유하며 “무의미하다”라고 혹평했다.
박단 위원장은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를 겨냥해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를 하든, 7개 요구안 일체를 수용하든 뭐라도 해야 다가올 혼란을 조금이라도 수습할 법하다.”라고 주장했다.
◆의협 지도부 교체, 협의체 참여 기대반 우려반
이런 가운데 의협 임현택 회장의 불신임(탄핵)을 통해 지도부 교체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협의체 참여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새 의협 지도부가 전공의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이를 토대로 정부와 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과 전공의들이 요구하는 7대 요구안을 정부가 수용하기 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도 전공의가 빠진 협의체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협의체에 불참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완전체 ’여야의정협의체‘가 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A 환자는 ”의료개혁이 시작된 후 환자들의 고통은 더 심해지고 있다. 의료개혁이라고 하는데 누구를 위한 개혁인지도 모르겠다. 도대체 현재 환자들의 고통을 가중시키면서 불명확한 미래를 위한 개혁이 맞는 방향인지부터 다시한번 생각해주길 바란다.“라며, ”도대체 이 고통스러운 상황에 동의하는 환자가 있는지가 의문스러울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64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