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산부인과의사회(회장 김재연)가 가치평가기준으로 최소 10~15%의 제왕절개 포괄수가제 비용인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재연 회장은 “포괄수가제 연구 결과가 장기적으로 분만병원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 발표가 매우 안타깝고, 지난 4년간 물가상승률 12.8%와 인건비 상승률을 고려한다면 비용대비 효과성 보다 중요한 가치평가기준으로 최소 10~15%의 제왕절개 포괄수가제 비용인상을 요구한다.”라며, “지역가산제도에서 서울과 광역시가 제외되어 서울, 광역시의 분만실 유지가 어려운 실정이므로 이 또한 수정되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실제 광주 지역 대표 산부인과 중 한 곳이던 문화여성병원이 저출산 여파를 이기지 못해 지난 2023년 9월 30일자로 폐업했고, 지난 2일 2018년 전국 분만 건수 1위에 올랐던 수도권의 분만병원도 폐업을 결정했다.
김 회장은 “이는 지방뿐만 아니라 수도권, 대도시에서도 분만 인프라가 붕괴되고 있어 지역의 차등이 없는 지원 등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을 특단의 대책을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포괄수가제 연구 용역 결과…“정부의 산부인과 현실 무관심, 살인적 저수가 정책 재확인”
정부는 지난 5월30일 간담회를 통해 포괄수가제 연구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김 회장은 “이번 연구결과는 산부인과의 기대와는 달리 현 상황에 현저히 못미치는 결과라고 알려졌다.”라고 말했다.
이어 “산부인과 의사들은 어려운 진료 현실에도 산모 및 태아, 여성 건강의 최일선에서 최선을 다해 진료를 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이번 포괄수가제 원가 산정이라는 연구 과정 속에서 얼마나 정부가 산부인과 현실에 대하여 무관심하고 살인적인 저수가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는지 다시금 확인하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의료 공급자와 소비자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어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정부가 그 책임을 방기한 채 일방적으로 산부인과 의사들에게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최근 불가항력적인 분만 의료사고에 12억원의 배상판결이 나왔고, 산부인과는 소송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의료 소송과 살인적인 저수가 등 열악한 진료 환경을 만든 책임은 도대체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우리 산부인과는 현재 너무 무기력하고 암울한 상황이다.”라고 밝혔다.
◆“분만 인프라 붕괴 막고 싶다면 정부의 사고 전환과 태도 전환 필요”
보건복지부 김한숙 보건의료정책과장은 지난 1일 서울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에 대한 발표를 통해 “분만 수가를 올렸더니 산부인과 교수들이 병원에서 탈출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단순히 건강보험에 의지해 의료개혁이 가능한지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들이 있다.”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대학병원 산과 의사들의 근무환경 악화가 근본적인 원인임에도 불구하고 잘못된 인식을 하고 있어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전공의도 없는 현재 상황에서 고위험 산모와 야간당직 등 무리한 업무를 강행해야 하는 상황을 견디지 못하는 것이며, 이러한 상황을 만든 것은 정부이다.”라며, “정부는 정말로 분만 인프라 붕괴를 막고 싶다면 사고 전환과 태도의 전환이 필요하며,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분만 인프라 붕괴는 가속화 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전국 시군구 250곳 중 22곳 산부인과 ‘0’
지난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분만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는 10년간 34% 줄어 전국 463곳으로 의원급의 감소가 크다.
2013년 409개에서 2023년 195개로 감소해 전국 시군구 250곳 중 22곳이 산부인과 조차 없다는 통계자료를 발표했다.
산부인과가 없는 시·군은 22곳, 산부인과는 있어도 분만실이 없는 시·군·구는 50곳으로 전국 기초지방자치단체 250곳 중 72곳(28.8%)에 분만실이 하나도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614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