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수면 실태와 수면장애가 개인 건강 및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대한수면연구학회(회장 신원철)는 3월 4일 올림픽파크텔에서 ‘2025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건강한 수면, 건강한 삶의 시작’이라는 주제로 심포지엄을 개최해 이같은 내용들을 소개했다.
◆ 수면 부족이 초래하는 건강 위험과 경제적 손실
대한수면연구학회 부회장 주은연 교수(성균관대 신경과)는 현대인의 만성 수면 부족이 개인 건강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발표했다.
주 교수에 따르면 7시간 미만의 수면은 감기 발병 위험을 3배, 6시간 이하의 수면은 관상동맥질환과 뇌졸중 위험을 각각 48%, 15%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수면 부족으로 인한 직원 생산성 저하는 50%에 달하며, 미국, 일본, 영국은 각각 연간 4,110억 달러(GDP의 2.28%), 1,380억 달러(GDP의 2.92%), 500억 달러(GDP의 1.86%)의 경제적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은 한국에서 약 11조 원의 경제적 손실을 초래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주은연 교수는 “수면 건강은 개인의 삶의 질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다.”라며, “수면 건강 개선을 위한 사회적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다.
◆ 2024 한국인의 수면 실태
대한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 김혜윤 교수(관동대 신경과)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보다 18%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매일 숙면을 취하는 비율은 7%로 글로벌 평균(13%)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으며, 응답자의 60%가 수면 문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 성별·연령별 차이
수면 부족과 장애의 양상은 성별·연령별로 차이를 보였다.
남성은 ‘수면 시간 부족’, 여성은 ‘수면 장애’를 더 많이 호소했고, 젊은 층은 수면 부족, 고령층은 수면 장애를 더 많이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 숙면 방해 요인
숙면을 방해하는 주요 요인으로는 ‘심리적 스트레스’(62.5%)가 가장 높았다.
이어서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소음(19.4%) 등이 뒤를 이었다.
▲ 전문가 접근성 부족
응답자의 64%가 수면 문제로 의료진 상담을 받아본 적이 없으며, 전문의 상담 경험도 글로벌 평균(50%)의 절반 수준인 25%로 전문가 접근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김혜윤 교수는 “수면 건강이 삶의 질 향상과 직결된다.”라며, “개인적 노력뿐만 아니라 정부 차원의 정책적 지원과 사회적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라고 제언했다.
◆ 수면장애 치료의 사각지대
대한수면연구학회 홍보이사2 전진선 교수(한림대 신경과)는 ‘대한민국 수면장애 치료의 현주소: 보험과 제도의 사각지대’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전 교수에 따르면 불면증, 하지불안증후군, 기면병, 렘수면행동장애 등 다양한 수면질환에서 최신 치료제가 도입되지 않거나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환자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제약사의 ‘코리아 패싱’ 현상으로 인해 일부 치료제는 국내에서 공급이 중단됐으며, 기존 치료제조차 높은 비용으로 인해 환자들이 충분한 치료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신약 접근성 확대와 보험 급여 적용을 통해 수면장애 치료의 사각지대를 해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국가적 차원의 수면 건강 관리 필요
기면병 환우 협회 이한 회장과 대한수면연구학회 회원들이 참석하여 국내 수면 실태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기면병 환자가 단순히 졸린 병으로만 인식되는 사회적 편견에 따른 개선 방향과 장애제도 개선, 약제 공급 중단 및 수입 어려움에 대한 해결 방안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신원철 회장(경희대 신경과)은 “수면문제는 비교적 쉽게 진단할 수 있고 관리 및 치료가 가능하며, 평소에 적절히 관리하면 다양한 심각한 질환을 예방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라며, “방치할 경우 개인의 건강에 치명적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에 미치는 손실이 상당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적 차원에서 건강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수면을 항상 포함하고 중요하게 다루어야 한다.”라며, “대한수면연구학회는 국민의 수면 건강을 위해 선도적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세계 수면의 날’은 세계수면학회(World sleep society)가 2007년 제정한 날로, 수면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수면질환 예방 및 관리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3월 전 세계 약 70개국에서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