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쥐의 뇌를 제어함과 동시에 행동과 뇌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칩이 개발됐다.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조일주 교수팀이 스마트폰 앱 조작을 통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생쥐의 뇌 안에 약물을 정밀하게 투여해 행동을 제어하고, 이에 반응하는 뇌 신호를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초소형 무선 뇌 이식 장치를 개발했다.
(좌측부터)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의과학과 조일주 교수, 한국과학기술연구원 뇌과학연구소 신효근 박사후연구원과 윤유상 박사후연구원(現 SK하이닉스)
기존 연구는 외부 펌프를 이용해 약물을 주입한 후 뇌신호나 행동의 변화를 관찰할 수밖에 없어 약물을 정밀하게 조절하거나 실시간으로 행동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교수팀은 정밀한 투여량 조절이 가능한 초소형 펌프를 개발하고 미소 유체 채널이 형성된 0.1mm 크기의 브레인칩에 연결했다.
브레인칩에는 뇌신호 측정용 전극이 집적되어 있어 약물에 반응하는 뇌신호 정밀 측정을 가능하게 했다.
또 행동하는 도중에도 스마트폰 앱을 통해 약물 투여를 무선으로 제어하고 무선 연결된 노트북에서 실시간으로 뇌신호를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자유롭게 움직이는 상태에서도 약물을 투여하고 이에 반응하는 뇌 신호를 읽을 수 있는 무선 브레인칩을 구현했다.
나아가 초경량 시스템 설계(4.6g)로 생쥐와 같은 소형 동물들에서조차 행동 제약을 주지 않고 시스템 간에 신호 간섭이 없는 블루투스 무선통신을 적용해 여러 마리 동물의 뇌에 동시 약물 투여 및 뇌신호 읽기가 가능해졌다.
교수팀은 실험을 통해 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생쥐의 뇌에 다양한 약물을 투여해 실시간으로 반복 행동을 유도하거나 식욕 억제가 가능함을 보여주었으며, 이때 변화하는 뇌신호를 성공적으로 관찰했다.
공복 상태의 두 마리 생쥐에게 시스템을 장착하고 먹이 경쟁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식욕을 억제하는 약물을 뇌 안에 투입하기 전에는 생쥐들 모두 격렬하게 먹이 쟁탈전을 벌인 반면, 한 마리 생쥐에 식욕 억제 약물을 투입한 이후에는 먹이 쟁탈전 없이 투입하지 않은 생쥐가 먹이를 독차지했다.
더 이상 경쟁 없이 먹이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한 생쥐에서 사회성과 연관된 뇌 영역의 활동이 점차 약해짐을 관찰했다.
즉, 경쟁자가 주위에 있어도 경쟁에 참여하지 않으면 경쟁자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이번 연구책임자 조일주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브레인칩은 자유롭게 행동하는 동물에서 약물 전달과 동시에 뇌신호 측정이 가능해져 뇌질환 치료제의 효과를 다각도로 분석할 수 있다”며, “뇌질환 메커니즘 규명과 치료제 개발에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공동 제1저자인 신효근 박사, 윤유상 박사, 교신 저자 조일주 교수가 주도했으며, 기초과학연구원(IBS) 인지및사회성 연구단 및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뇌기능규명‧조절기술개발사업 등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이번 연구 성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 자매지 ‘Nature Communications (IF=17.69)’ 9월 21일자 온라인 판에 ‘Neural probe system for behavioral neuropharmacology by bi-directional wireless drug delivery and electrophysiology in socially interacting mice’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medicalworldnews.co.kr/news/view.php?idx=15109520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