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이상 진료실의 필수품으로 자리했던 수은 혈압계와 체온계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에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관심과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 적극적 대응 필요
한국임상고혈압학회는 지난 4월 30일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개최된 춘계학술세미나 기자간담회에서 ‘수은에 관한 미나마타 협약’(이하 미나마타 협약)에 따라 2020년부터 사용이 금지되는 ‘수은 혈압계 및 체온계’를 대체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김일중 회장은 “미국은 이미 수은 혈압계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일본도 수은 혈압계 폐기 계획을 충실히 진행중인데 우리는 강 건너 불구경이다. 환경부가 발주한 연구 이외에는 별다른 대책이 없는 것을 안다”며, “우리도 이 문제로 국민들이 피해보지 않도록 하루 빨리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하여 아사야마 케이(일본 테이쿄대학 공중보건학)부교수는 이번 춘계학술세미나에서 ‘수은 혈압계에서 전자 혈압계로의 전환에 대하여’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수은 혈압계가 자동 전자 혈압계에 비해 정확하다는 오해가 있지만 반도체는 압력에 견고할뿐 아니라 변화에 우수하게 반응하며, 정확도를 검증할 수 있다”며, “일본고혈압학회는 수은 혈압계의 대안으로 ‘상완 커프형 자동 전자 혈압계’나 ‘하이브리드 혈압계’사용을 권장하고, 정확도를 확인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또 “앞으로 2년 이내에 수은을 함유하지 않은 동등한 혈압계에 대한 표준이 국제품질인증(ISO)·미국 의료기기진흥회(AAMI)에서 정해질 것이다”며, “임상에서 수은 혈압계는 더 이상 사용할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삼수(전 대한순환기학회 초대 이사장)명예회장은 “이마이 유타카(일본 도호쿠대학)교수팀이 진행한 일본 오하사마 연구에서 ISO 공인 자동전차혈압계의 평균오차는 9mmHg로 수은 혈압기(12mmHg)에 비해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며, 국내에서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김철민(성빈센트병원 순환기내과 교수)이사장은 수은 혈압계 퇴출을 앞두고 공인된 진동식 자동전자혈압계나 하이브리드 혈압계 사용을 할 것을 권고했다.
이와 관련해 임상고혈압학회는 일본고혈압학회 혈압관리연구회 실무위원회와 협력을 통해 상호 긴밀한 협의를 통해 진행하기로 했다.
임상고혈압학회 혈압관리실무위원회는 김삼수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김일중 회장, 김철민 이사장, 류왕성·송정길 부회장 등으로 구성한다는 계획이다.
◆2013년 10월 10일 미나마타 협약 체결
수은은 체온계와 혈압계는 물론 오래 전부터 한약재로도 사용됐다.
문제는 수은에 중독되면 발열·구토·설사·손발 마비·지각·청력·언어 장애 등을 비롯해 사망까지 이르게 된다.
실제 지난 1956년 일본 구마모토현 미나마타시에서 메틸수은에 오염된 조개와 어류를 먹은 2,265명 중 1,784명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미나마타병’으로 명명되면서 심각한 위험성이 전 세계에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지난 2013년 10월 10일 유엔환경계획(UNEP) 주도로 미나마타 협약이 체결됐다.
미나마타 협약은 혈압계·수은전지·화장품(수은 함량 1ppm)·형광등(직선형 삼파장 60W 미만 제품 5mg 초과 시) 등 총 8종의 수은첨가제품에 대해 2020년부터 제조는 물론 수출·수입을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4년 9월 24일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미나마타 협약에 서명했으며, 2014년 12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보건의료에서 수은 체온계 및 혈압계의 대체를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이어 환경부는 지난 2015년 12월 ‘수은관리 종합대책(2016∼2020)’을 수립했으며, 지난 2017년 3월 ‘잔류성오염물질관리법(구 잔류성유기오염물질관리법) 시행령’을 개정, 잔류성오염물질 종류에 수은을 포함하고, 수은 노출·중독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관리기준을 마련했다.
◆한국임상고혈압학회 3차 학술세미나 개최
한편 한국임상고혈압학회(회장 김일중, 이사장 김철민)는 지난 4월 30일 그랜드힐튼서울호텔에서 3번째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춘계학술세미나는 일본의 저명한 학자인 ASAYAMA KEI 교수를 초빙 ‘수은혈압기에서 전자혈압기로의 전환에 대하여’라는 강연이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김철민(가톨릭의대 순환기내과 교수) 이사장은 “수은혈압기 전면금지에 앞서 회원분들에게 꼭 필요한 정보라고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철민 이사장은 ‘가정혈압의 ABC’라는 강연을 통해 “가정혈압은 고혈압진료에 필수사항이다”며, “환자교육, 인증된 장비, 치료지침, 의료보험의 적용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고혈압 진료에 가정혈압을 이용하려면 ▲환자교육 ▲국제적 인증 가정혈압기 ▲환자 개인에 대한 가정혈압기 인증과정 ▲가정혈압 치료지침에 따른 혈압측정 ▲혈압측정자료 관리 : 혈압과 맥바의 평균 ▲가정혈압기 구입, 교육 및 관리 비용 ▲의료보험적용 : 양질의 진료, 의료비 절감 등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또 이번 세미나에는 가정혈압 및 고혈압 관리 정보, 감염 관리, 인문학 강의 등의 주제 강연들도 진행돼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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