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가 지난 5월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밤샘 협상 끝에 2027년도 의원유형 요양급여비용 계약이 최종 결렬되자 정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의 협상 태도를 강력히 규탄했다.
의협은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에 즉각 착수할 것을 촉구한다”며,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 “물가상승률도 못 미치는 수치 제시”
의협은 이번 협상 결렬을 “단순한 협상 실패가 아닌, 정부와 공단이 무너져가는 일차의료를 살릴 의지도 책임질 의사도 없음을 스스로 선언한 것”이라고 규정했다.
의협은 급격한 물가 상승, 인건비 폭등, 임대료·운영비 증가로 의원급 의료기관들이 생존의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도 정부와 공단이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치는 수치를 제시하며 협상을 사실상 파행으로 몰아갔다고 주장했다.
의협은 지난해에도 불합리한 협상 구조와 부족한 재정 규모에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의료체계 안정을 위해 계약을 수용했지만, 돌아온 것은 “존중도 신뢰도 아닌 배신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객관적 자료와 합리적 근거, 현장의 절박한 호소가 협상 과정에서 철저히 묵살됐다”며, 현행 협상 구조를 “상호 존중이 결여된 일방적 통보이자 갑의 횡포”로 규정했다.
◆“수가협상 제도 이미 한계”…구조적 개혁 요구
의협은 현행 수가협상 제도가 이미 한계에 도달했다고 진단했다.
협상 직전에 결정되는 제한적 재정 규모, 협상 이후에도 불투명하게 남아 있는 의사결정 과정, 사실상 정해진 범위 안에서만 논의되는 구조 등이 오랜 기간 제도의 신뢰성을 훼손해 왔다는 것이다.
의협은 “공급자가 매년 막대한 시간과 역량을 투입해 협상에 참여해야 할 실질적 이유를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의협은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려는 시도를 강력히 거부하며, 결렬의 진짜 원인은 “재정 논리만 앞세운 불통 행정과 공급자 목소리가 구조적으로 배제된 왜곡된 수가결정체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의협 “일차의료 붕괴 방치하면 피해는 국민 몫”
의협은 정부가 수차례 필수·일차의료를 살리겠다고 공언해 온 것과 달리, 수가협상에서는 오히려 일차의료를 외면하는 모순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필수의료의 토대인 일차의료를 방치하는 것은 “정부 정책이 공허한 메아리임을 자인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의협은 향후 개혁 방향으로 ▲의료기관의 실제 진료비용·의료물가 상승·의료인력 유지비용을 합리적으로 반영할 객관적 기준 마련 ▲협상 과정의 투명성 강화 ▲일차의료 가치에 대한 적정 보상체계 확립을 제시하며,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의 일방적 결정이 아닌 수가결정체계 전반의 근본적 개혁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협은 “정부가 지금처럼 일차의료의 붕괴를 방관하고 의료현장의 희생만을 강요한다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부와 공단이 이번 협상 결렬의 책임을 통감하고 수가결정체계 전반에 대한 근본적 개혁 논의에 즉각 착수해야 한다는 것이 의협의 최종 입장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