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21일 성명을 통해 의료기사의 업무범위를 의사의 ‘지도’ 외에 ‘처방·의뢰’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대해 “의료체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왜곡된 입법 시도”라며 강력히 반대했다.
◆“의사 면허권 침해, 국민의 생명·안전에 중대한 위해 초래”
지난해 10월 13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과 국민의힘 최보윤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은 현행법상 의사·치과의사의 ‘지도’ 아래에서만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의료기사의 업무범위를, ‘지도 또는 처방·의뢰’에서도 수행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의협은 이에 대해 “의료기사가 의료행위를 독자적으로 수행하도록 업무범위를 확장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것”이라며, “의사의 면허권을 침해하고 국민의 생명·안전에 중대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소재 혼란 야기”
의협은 의사의 직접적 지도·감독 없이 의료기사가 업무를 수행할 경우, 환자 상태 변화에 대한 보고 의무가 사라지고 의사와의 즉각적 소통이 불가능해져 환자 안전에 심각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의사의 처방 후 의료기사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 의료사고가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에 대한 혼란도 야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방문재활, 현행 ‘지도’ 체계로도 충분히 가능‘
해당 의원실은 통합돌봄 사업의 원활한 시행을 위해 물리치료사의 방문재활을 가능하게 해야 한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의협은 2024년 12월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시행한 ‘재활의료기관 4단계 수가시범사업’에서 방문재활팀이 전화·인터넷 플랫폼 등 양방향 소통 수단을 활용한 지도 형태로 이미 업무를 수행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정부가 지난 3월 5일 발표한 ‘돌봄통합지원법’ 추진 로드맵에 따르면, 물리치료사의 방문재활은 법 시행과 동시에 시행되는 것이 아니라 안정기(2028~2029년)에 시행될 예정이어서 법령 개정을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의협의 대안과 향후 입장
의협은 ‘처방’ 개념을 도입하기보다 의료기관 외 장소에서도 의사의 지도가 가능하도록 '지도'의 공간적 개념을 넓히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이 사안은 의협을 비롯한 정부 유관 부처에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현행 보건의료체계 원칙에 부합하는 방식으로 방문재활 업무 수행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방문재활이 의사의 지도·감독하에 원활하게 이루어져 소외되는 환자들이 없도록 제도 안착에 앞장서겠다”면서도 “의료체계의 질서를 무너뜨리는 왜곡된 입법 시도는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