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의대교수협)가 13일 고려대학교에서 기자간담회를 통해 의과대학 정원 논의 과정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의 심의원칙인 ‘의과대학 교육의 질 확보’를 실제 운영 가능성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정부에 2027~2031학년도 시나리오 검증자료 공개와 즉시 실행 대책 일정표 제시를 요구했다.
조윤정 의대교수협 회장은 “정부가 제시하는 교육 여건 자료는 종종 법정 산출기준 충족을 근거로 ‘교육 준비가 되었다’는 취지로 읽히지만, 법정기준은 가능의 최소 조건일 뿐”이라며 “의학교육에서 국민이 기대하는 교육의 질은 최소 기준을 넘어 실제 운영 가능성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과대학 교육의 질 결정하는 4개 축
의대교수협은 의과대학 교육의 질이 크게 네 축으로 결정된다고 설명했다.
첫째는 재적·휴학·복귀·유급을 포함한 ‘실제 교육대상’이 누구인지, 둘째는 전임·기금·기초·임상 교원 및 상근상당인력(FTE) 등 가르칠 사람의 ‘실제 교육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셋째는 시간표·실습슬롯·지도인력 등 강의와 실습이 돌아가는 ‘운영계획’이 존재하는지, 넷째는 임상실습과 수련에서 가장 중요한 ‘환자 접촉 교육과 수련 수용능력’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이어 “이 네 가지가 확인되지 않으면 ‘교육의 질 확보’라는 말을 정책의 근거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2025년 스냅샷으로 2027~2031 판단 문제
의대교수협은 현재 정원 논의가 2027~2031학년도 시나리오를 전제로 하는데, 정부가 제시한 통계는 2025년 4월 시점의 스냅샷에 머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 회장은 “스냅샷이 나쁘다는 뜻이 아니라, 미래를 결정하는 데 필요한 검증이 시나리오로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이 문제”라며 “특히 휴학·복귀·유급은 의학교육에서 현장 과밀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인데, 재적 정원만 보며 교육 가능성을 판단하면 실제로는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병목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휴학생 복귀만으로도 과밀 위험
의대교수협은 정부의 대학별 원자료가 충분히 공개되지 않아 공개된 정보만으로 보수적으로 추산한 결과, 2024·2025학번 휴학 규모가 1,586명이며 2027년 복귀 예상 인원(보수 가정)은 749명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 복귀만 반영해도 추가 증원 없이 123명이 보정심 논의에서 거론된 최대 한계와 충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우리가 맞다고 주장하려는 게 아니라, 정부가 원자료를 공개하면 검증가능한 형태로 재산정하자는 요청”이라고 강조했다.
◆교육의 질 확보 위한 6개 검증 항목 제시
의대교수협은 교육의 질 확보를 위해 최소한 확인돼야 할 6가지 항목을 제시했다.
첫째 휴학·유급·복귀를 포함한 실제 교육대상 공개, 둘째 전임·기금·기초·임상 교원 및 FTE와 순증(신규에서 퇴직·사직 제외) 현황 공개, 셋째 강의·기초실습·임상실습 시간표와 실습슬롯, 지도인력 배치 등 대학별 운영계획 제출, 넷째 참관으로 후퇴하지 않도록 기준·케이스·지도전문의·슬롯을 통한 환자 접촉 임상실습의 질 보장이다.
다섯째는 전공의법 준수를 전제로 병원 단위 지도전문의·케이스·당직·시설 등 수련 수용능력 검증, 여섯째는 정원 결론과 동시에 필수의료 보상, 의료사고 부담 구조, 전달체계, 수련 인프라 등을 언제 확정할지 국민 앞에 공개하는 즉시 실행 대책 패키지 일정표 제시다.
조 회장은 “이 6가지는 반대를 위한 조건이 아니라 심의원칙을 지키기 위한 최소 검증”이라고 설명했다.
◆“속도전 아닌 검증 일정표 제시해야”
의대교수협은 정부에 “교육의 질 확보를 심의원칙으로 내세우는 만큼, 원자료와 시나리오 검증을 먼저 공개하고 현재 공백을 줄이기 위한 즉시 실행 대책의 책임 시간표를 함께 제시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의대교수협은 정원 논의 자체를 부정하지 않지만, 교육의 질이 정책의 근거라면 그 질을 측정 가능한 방식으로 검증해야 한다”며 “정부가 교육의 질 확보를 원칙으로 삼는다면 원자료 공개와 2027~2031 시나리오 검증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의대교수협은 이번 간담회를 통해 의대 정원 논의에서 교육의 질 확보가 단순히 법정기준 충족이 아닌 실제 교육 현장의 운영 가능성으로 검증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