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출신 기초의학 교수들이 5년내 대거 퇴임하는 것은 물론 젊은 의대 교수들의 사직 급증하면서 지방 의대는 충원 불가능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는 지난 13일 서울에서 개최한 정책포럼을 통해 “의대 교수 인력 부족이 의학교육의 질과 국가 의료 인력 양성 체계 전반을 위협하는 구조적 위기”라며 정부·대학·협회의 종합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초의학 교수 인력 ‘절벽’ 현실화
‘의과대학 교수 인력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 허영범 대한기초의학협의회 회장은 “기초의학 분야가 전례 없는 인력 위기에 처했다”고 경고했다.
현재 8개 전통 기초의학 분야 교수 1,316명 중 15%가 5년 내 정년퇴임 예정이며, 그중 60%가 의사(MD) 출신이다.
그러나 이를 대체할 차세대 인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다.
허 회장은 “기초의학은 의학교육의 뿌리이자 의과학 연구의 기반임에도 MD 출신 교수가 급감하고 신규 임용이 정체되고 있다”며 ‘기초의학 전문의 제도’ 신설, MD 기초의학 교수 비율의 평가인증 지표 반영, 기초의학 전공 대학원생 전액 장학금 및 연구비 지원, 기초의학 연구 전담 펀드 설치 등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진료 부담에 떠나는 젊은 교수들
권근상 전북대 의대 학장은 의대 교수들의 ‘이직’이 아닌 ‘사직’이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젊은 교수들이 진료 부담과 낮은 보상, 연구시간 부족으로 학교를 떠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권 학장은 “교육과 진료가 공존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부재하다”며 교육·연구·진료 중 선택과 집중이 가능한 ‘전담 트랙제’ 도입, 임상실습 교육의 시수 반영, 신임 교수 대상 정착연구비와 주거 지원 확대, 성과 중심 단기계약 대신 장기 경력개발형 인사제도 도입 등을 요청했다.
◆지역 의대는 ‘충원 불가능’ 수준
유승민 을지대 의대 학장은 “지역 의과대학의 교수 부족이 지역 의료 붕괴로 이어질 수 있는 국가적 위기”라고 강조했다.
지방 사립의대는 재정적 제약과 수도권 집중으로 교수 충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유 학장은 수도권·국립대 교수의 지방 순환 파견제 도입, 지방 의대 교수 대상 주거·자녀교육·연구비 지원 패키지 제도화, 지역 인재 의무복무 연계 장학제 도입, 의대–부속병원–지자체–지역의료원 간 거점 네트워크 구축 등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유 학장은 “정부 지원 체계가 국립대에만 집중되어 있는 현실을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가 차원의 특별기금 설치 필요
이병헌 경북대 의대 학장은 “현재 대학병원은 진료 중심 구조에 갇혀 있으며, 교수들이 교육과 연구에 전념하기 어려운 환경”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교수 확보를 개별 대학 문제가 아닌 국가 보건의료 인력정책의 핵심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역할
이 학장은 정부에 교육부·복지부·과기부가 공동 참여하는 ‘의학교육 인력지원 특별기금’ 설치, 교수 연구·교육 활동비 국고 지원 및 인건비 격차 완화, 기초·임상 교육 인프라 확충을 위한 국비지원을 요구했다.
▲대학·협회 역할
대학에는 투명한 교수 채용 시스템과 내부 인재 양성 프로그램, 교육·연구·봉사 균형형 인사제도 확립, 기초의학 교실 내 의사 출신 교수 비율 최소 30% 유지를 제안했다.
협회에는 교수 인력 수급 데이터베이스 구축, 교수법 연수 및 연구역량 강화 프로그램의 정례화를 주문했다.
◆“3축 체계로 인력 안정화 구축해야”
이번 포럼을 주관한 양은배 KAMC 정책연구원장은 “기초·임상·지역 의과대학 모두가 공통적으로 인력난을 겪고 있다”며 “정부는 재정지원, 대학은 구조개혁, 협회는 인력개발을 통해 교수 인력 안정화를 위한 3축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KAMC는 이번 포럼을 계기로 의과대학 교수 인력 확보를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이를 보건의료 및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