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간호협회 분석 결과,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신규 간호사 면허 취득자 7만686명 중 41%만이 의료기관에 근무하며, 약 60%의 경력 간호사가 병원을 떠나는 ‘탈임상’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신규 간호사 유입 vs 경력자 이탈, 악순환 반복
간협이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전국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 수는 25만 4,566명에서 28만 3,603명으로 2만 9,037명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신규 간호사 면허 취득자는 7만686명, 실제 병원 근무자는 전체 신규 면허자의 41%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신규 간호사가 유입되는 동시에 상당수의 경력 간호사가 임상 현장을 떠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경력 단절 간호사 수도 매년 급증해 2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 상급종합병원 채용 급감, 중소병원 쏠림 가속화
특히 지난해 전공의 이탈 여파로 상급종합병원의 간호사 채용이 크게 위축됐다.
상급종합병원 간호사 수 증가율은 2024년 5.19%(3,604명)에서 2025년 1.92%(1,405명)로 급감해, 채용 증가폭이 전년 대비 61% 감소했다.
반면 종합병원과 병원급 의료기관에서는 간호사 채용이 증가했다.
종합병원 간호사 수는 2025년 7.57%(7,156명) 늘어나 전년도 증가율 4.4%(3,984명)의 1.7배를 기록했다.
병원급 의료기관도 2024년 8.52%(3,251명)에서 2025년 9.3%(3,853명)로 소폭 증가했다.
◆ 지역별 간호 인력 격차도 심화
지역 간 간호 인력 증가율 격차도 뚜렷하게 나타났다.
경기도는 2025년 6.14% 증가해 전국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으며, 경북(9.8%), 충북(7.61%), 인천(7.69%) 등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세종시는 오히려 0.46% 감소했고, 강원(2.93%), 전남(4.02%), 서울(4.54%), 부산(4.54%) 등은 전국 평균(5.60%)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지역 간 간호사 인력 불균형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 중소병원 근무환경 악화,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
상급병원의 채용 둔화로 신규 간호사들이 어쩔 수 없이 중소병원을 선택하게 되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중소병원의 근무 환경이 간호사들의 직무 만족도를 떨어뜨리고 있다.
대형 병원보다 부족한 인력, 열악한 시설, 상대적으로 낮은 임금 등은 중소병원 간호사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 왔다.
이러한 환경은 간호사들의 업무 부담을 가중하고 소진을 유발해 결국 이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 간호사-환자 비율 법제화 요구 증가
간협은 “간호사의 과도한 업무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도 간호사 대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이를 통해 간호사들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간호계에서는 현재 간호법 시행과 맞물려 간호사 대 환자 수 법제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으며, 구체적인 방안으로 간호관리료 차등제를 활용하거나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는 등의 논의가 진행 중이다.
한 대학 간호학과 교수는 “의료공백 사태 이후 간호사의 역할과 책임은 커졌지만 이에 상응하는 권한과 보상은 여전히 부족하다”면서 “핵심은 간호사가 만족하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의료기관 종별 의료공백 사태 이후 간호사 수 변화, ▲시도별 의료공백 사태 이후 간호사 수 변화 등은 (메디컬월드뉴스 자료실)을 참고하면 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