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일2025.08.20 (수)
지난 6월 2일 전문의약품 ‘리도카인’을 무단 사용해 의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의사가 대법원 선고를 앞두고 상고를 취하함에 따라, 1심과 2심에서 선고된 벌금 800만원이 그대로 확정됐다.
◆ 2개월간 87명 환자에게 무면허 의료행위
피고인 한의사 A씨는 2021년 11월부터 약 2개월간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봉침액과 혼합하여 통증 부위에 주사하는 방식으로 환자 87명에게 면허 외 의료행위를 실시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은 1심과 2심 모두에서 이를 무면허 의료행위로 인정하여 유죄를 선고했다.
이번 판결로 한의사의 ‘한약제제가 아닌 의약품’ 사용이 한의사 면허범위를 넘어서는 명백한 무면허 의료행위임이 다시 한번 분명히 확인됐다는 것이다.
◆ 지속되어 온 의과 의약품 남용 문제
한의사의 의과 의약품 사용 문제는 과거부터 지속되어온 문제다.
리도카인, 스테로이드 등 전문의약품이 약침 등 한방시술에 무분별하게 사용되어 왔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
국회 국정감사 및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부신피질호르몬제, 항생제, 국소마취제 등 전문의약품이 한의원에 다량 공급된 사실이 수차례 지적됐다.
◆ 일부 한의사들 업무범위 초과 의료행위 반복 지적
대한의사협회는 일부 한의사들이 업무범위를 명백히 초과하는 의료행위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과 의료기기와 의과 의약품을 무단 사용하는 행위는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이자, 면허제도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무너뜨리는 중대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또한 한의계 일부에서는 의과영역을 침범한 의료행위를 소송쟁점으로 의도적으로 확장시킨 뒤, 일부 유리한 판결만을 앞세워 해당 행위가 정당한 한방행위인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불리한 결과가 나올 경우 책임을 회피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에서도 대법원에서 판결이 불리하게 나올 것으로 예상되자 한의사 A씨가 상고를 자진 취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이것은 결국 자신의 행위가 면허범위를 초과한 무면허 의료행위였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고 의협은 해석했다.
◆ 정부의 철저한 관리·감독 촉구
의협은 “이번 소송 결과가 향후 유사 사례들에 중요한 법적 기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가 이번 판결을 바탕으로 의약품에 대한 관리·감독과 단속을 보다 철저히 시행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현행 제도상 한의사가 의과 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명확한 규제 및 관리 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한의원에서의 의과 의약품 공급 및 사용 실태에 대해 면밀한 조사와 제도개선 등의 대책이 반드시 마련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 강력 대응 의지
의료행위는 면허의 경계를 넘어서는 순간 환자 안전에 대한 위협이 된다.
의료법은 면허의 범위와 직역 간 역할을 명확히 하여 국민 건강을 보호하고 보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다.
의협은 “환자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한의사들의 무분별한 의과 의약품 사용에 대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적극 알리는 등 한의사의 무면허 의료행위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공개토론회 재제안
대한의사협회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지난 5월 한방 관련 현안을 주제로 대한한의사협회에 대국민 공개토론회를 제안했지만, 한의협이 이에 대해 사실상 회피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한특위에서 제안한 주제에 대해 정부, 국회를 포함한 대국민 토론회를 개최할 것을 한의협에 다시 한번 제안했다.
한특위는 “한의협은 더 이상 피하지 말고 대국민 공개토론을 통해 한방의 과학적 타당성과 의학적 근거를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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