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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급종합병원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 추진…현장에선 “탁상공론” - PA 간호사 역할 확대…“병원 안 망하는 게 목표”
  • 기사등록 2024-08-04 20:4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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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전공의들의 복귀가 요원한 상황에서 상급종합병원을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 전환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관련하여 전문의와 ‘진료지원’(PA·Physician Assistant) 간호사(이하 PA) 등 숙련된 인력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수련병원들 “답이 없다”, 흉부외과학회 “신입전문의 배출 없이 전문의 중심병원 불가능”

하지만 수련병원들은 정부의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에 대해 한마디로 “답이 없다.”라고 밝히고 있다. 

전문의 채용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생존도 어려운데 단기간에 ‘전문의 중심 병원’ 전환은 실현하긴 어렵다는 반응이다.


정부가 8월 중 추가 모집을 한다는 방침도 제시했지만, 의료계는 추가 지원 전공의는 거의 없을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 대학병원 원장은 “지금 당장 당직근무자도 없는데 전문의 중심 병원으로의 전환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자체가 문제이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련병원장도 “지금 각 대학병원에 있던 전문의들도 빠져나가는 추세인데 어디서 누구를 뽑아와서 이를 실행하겠다는 건지 의문이다.”라며, “현재의 목표는 안 망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학병원 한 교수는 “현재 버티고 있는 교수들도 당직의가 계속 안 구해지면 앞으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제발 탁상공론이 아니라 현장 상황을 정확히 파악해서 제대로 운영이 될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라고 강조했다.

(사진 : 서울=연합뉴스 신현우 기자)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각 병원들은 PA 업무 확대와 사직 전공의 채용 등을 놓고 고민중이지만 PA가 의사 업무를 완전히 대신할 수도 없다.


사직 전공의 채용도 이를 원하는 전공의들이 소수인 점을 고려하면 병원들이 진지하게 고민할 수 있는 대안은 아니라는 반응이 많다.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는 “현재는 적절하기를 따지며 탁상공론 할 시간조차 없다. 전공의가 없으면 전문의도 없다. 신입 전문의 배출 없이는 전문의 중심병원은 불가능하다. 시간이 흐르면 모든 손해와 책임은 전문의도, 전공의도, 정부도 질 수 없다.”라며, “지금이라도 전공의들이 다시 꿈을 꾸고 환자 옆에 있을 수 있는 여건을 먼저 만들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미복귀 사직 전공의들…정부, 해외 수련추천서 발급 ‘신중’

미복귀 사직 전공의들이 미국 등 해외 진출을 모색하는 가운데 정부의 면허 정지 행정처분 철회 결정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행정처분 대상자의 경우 원칙에 따라 해외 진출에 필요한 추천서를 발급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었지만 전체 전공의를 대상으로 처분을 철회했기 때문에 관심이 더 높아진 상황이다.

이미 전공의들은 병원으로 복귀하기보다는 대기업이나 제약회사 등의 입사와 함께 해외 진출 등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관련하여 지난 7월 26일 개최된 제1차 전국 의사 대토론회에서는 국내 전공의들 진출이 용이한 나라로 미국, 캐나다, 일본, 싱가포르 등에 대한 소개를 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국내 의료 인력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천서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추천서는 제출된 서류의 적정성, 충실성 등 발급 기준의 충족 여부와 수련 여건, 국내 의료 인력 상황 등을 면밀히 검토한 후 발급 여부를 결정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정부, PA 대상 보상 강화  

이런 가운데 정부는 PA를 대상으로 보상을 강화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약 1만명이던 PA는 최근 약 1만 3,000명으로 늘어났다.


이에 따라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에 소속된 PA에 별도의 수당을 지급하기로 결정하고, 최근 병원에 이러한 내용의 PA 지원사업도 안내했다.


지난 7월 31일 기준 PA로 병원에서 30일 이상 근무한 간호사는 근무 기간에 따라 최소 10만원에서 최대 40만원의 별도 수당을 받을 수 있다.


복지부는 오는 9일까지 각 의료기관으로부터 지원금 신청을 받은 뒤 8월 중 국비로 수당을 지급한다는 계획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비상진료체계 하에서 PA간호사에 대한 보상을 강화하기 위한 한시적 지원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PA에게 일시금 성격의 수당을 지급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진료지원 업무 간호사 3.9%만 전문간호사

지난 2월 의료공백 사태 이후 전공의 업무를 맡은 인력 96% 이상이 (가칭)전담간호사와 일반간호사들이었지만 추가 인력충원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한양대 간호대학 황선영 교수(대한간호협회 전담간호사 제도 마련 TF 공동위원장)는 지난 2일 국회의원회관 제1회의실에서 국민의힘 김미애 의원이 주최하고 대한간호협회가 주관한 간호사의 진료지원업무 법제화를 위한 간호사법 제정을 위한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황선영 교수가 발표한 자료는 대한간호협회가 간호사 업무 관련 시범사업 대상인 387개 의료기관 가운데 설문에 참여한 303개 기관을 대상으로 6월 19일부터 7월 8일까지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다. 

자료에 따르면 시범사업 대상기관은 수련병원 215개소와 비수련기관 172개소 등이지만 참여한 기관은 151개소였다.

이들 기관을 의료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46개 기관이었고, 종합병원 중 수련병원과 비수련병원이 각각 81개 기관과 24개 기관이었다.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료기관에서 진료지원 업무를 하는 간호사는 1만 3502명, 이들 중 96.1%인 1만 2,979명은 전담간호사 또는 일반간호사들이었다. 전문간호사는 3.9%(523명)에 불과했다.


한편 전문간호사(Advanced Practice Nurse, APN)는 10년 이내에 해당 분야에서 3년 이상 간호사로 근무한 경험을 가지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지정하는 전문간호사 교육기관(대학원)에서 교육과정을 이수한 후 자격시험에 합격한 사람을 말한다. 


현재 의료법에서 인정하고 있는 전문간호사 분야는 보건, 마취, 가정, 정신, 감염관리, 산업, 응급, 노인, 중환자, 호스피스, 종양, 임상, 아동으로 총 13개 분야가 있다.

반면 ‘PA간호사’, ‘코디네이터’라고도 불리는 전담간호사는 병동에서 환자를 돌보는 업무 이외의 업무를 집중적으로 수행하는 간호사를 말한다. 의료기관이 숙련 간호사 중 자체 선발해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게 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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