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일 정부가 의대 증원을 포함해 발표한 필수의료정책 패키지에 대해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은 찬성 입장을 밝힌 반면 의료계 주요 협단체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일부 단체는 비상대책위원회까지 꾸리며, 강력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환영”…일부 문제 제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이하 보건의료노조)는 “준비와 발표가 늦기는 했지만, 이제라도 정부가 응급환자 뺑뺑이, 소아과 오픈런, 산모 원정출산, 지역환자 원정진료 등 붕괴위기로 치닫는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패키지 정책을 발표한 것을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충분한 의사수 확보, 지역완결의료체계 확립, 필수의료 지원 강화 등 필수의료·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한 정부의 정책방향에 대해 공감한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지역의료 강화방안에 지역의료 강화의 핵심인 지역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는 점과 공공의대 설립, 의대 정원 증원 규모 등이 빠진 점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 “협의체 통한 끝장 토론해야”
우선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지금처럼 대한의사협회의 의견을 배제한 채 의료정책이 진행된다면 그 결과는 국민 모두의 생명 피해로 직결될 것은 자명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진정으로 우리나라의 필수·지역의료를 살리기를 바라고, 이를 위해 앞으로도 의료계와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면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해 의사인력 문제에 대해 끝장토론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 정부가 발표한 정부 정책 패키지의 내용 중 ▲국민의 치료선택권을 제한하는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 ▲사망사고 및 미용·성형을 제외한 제한적 특례적용 범위, ▲개원면허 및 면허갱신제 도입 등 의사면허에 대한 통제 및 규제 등 아직까지 미비하고,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정부가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필수의료 대책을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제대로, 충분히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는 “의료계와의 충분한 논의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의료 패키지를 및 의대증원을 강행할 경우, 16개 시도의사회는 단체 행동 참여 의사를 밝힌 전공의들과 함께 총파업도 불사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서울시醫,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수용 불가”…비상대책위원회 체재 전환
이에 대해 서울특별시의사회(회장 박명하)는 “필수의료를 도리어 저해할 수 있는 이번 발표안에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지속가능한 보건의료체계 구축을 위해서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와 합의의 과정을 거칠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필수의료, 지역의료 붕괴를 빌미로 전체 의대정원을 확대한다는 것은 명백한 오진이다. 의사 수를 늘리는 방안으로는 의료기관 종별, 지역별 의사 불균형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모든 국내외 보건의료 전문가들의 결론이다. 필수의료, 지역의료 문제는 해당 분야 의료인들의 의료 행위에 대해 적정가치를 부여해야 해결될 수 있다.”라며, “우리는 정부의 정치적이고 비과학적인 의대정원 확대 및 필수의료를 도리어 저해할 수 있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발표안에 대하여 강력히 반대한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시의사회는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비대위 체재를 통하여 의대 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를 저지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번 비상대책위원회는 박명하 회장, 이윤수 대의원회 의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한동우 각구의사회장협의회장과 황규석·이태연 부회장이 공동부위원장, 이재만 정책이사가 간사를 맡아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저지를 위하여 서울시의사회 회원과 함께 강력한 저지 투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하여 오는 2월 7일(수) 19시 30분, 서울시의사회관 5층 강당에서 의대정원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관련 긴급대표자회의를 개최해 구·특별분회 및 전공의, 의대생 대표자들이 모여 정부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의견을 모을 예정이다.
이어 16개 시·도의사회의 동시다발적인 집회 개최 일환으로 2월 15일(목) 19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서울시의사회 대표자, 서울시의사회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 궐기대회를 개최한다는 계획이다.
비대위 출범과 관련해 박명하 회장은 “정부에서 준비하는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의사를 옥죄고 규제하는 대한민국 의료를 죽이는 포퓰리즘 정책일 뿐이다. 의협과의 협의 없는 정부의 정책을 강력하게 거부하며 ‘의대정원증원·필수의료패키지 저지 비상대책특별위원회’ 출범과 함께 정책을 저지하기 위해서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임을 선언한다.”라고 밝혔다.
◆경상남도의사회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결국 의사증원을 위한 공수표에 불과하다”
경상남도의사회도 “윤석열 정부는 지난 1일 대한의사협회를 배제한 채 의료개혁 4대 정책 패키지를 발표했다. 도대체 누구와 무슨 토론을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우리 의사들이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삼을 만큼 개혁의 대상인 것은 분명한 듯하다.”라며, “문제점에 대한 진단부터 틀렸는데 이어 행해질 치료방법이 옳을 리 없고 오히려 독이 될 것임을 정말 모른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필수의료정책 패키지란 결국 의사증원을 위한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필수의료 대책부터 먼저 완수하고 의사증원 얘기를 해야한다.”라며, “진정 의사증원이 필요하다면 객관적인 데이터로 우리를 납득시켜라.”라고 덧붙였다.
◆전라남도의사회 “정부의 필수의료패키지는 필살(必殺)의료패키지”
이에 전라남도의사회는 “지난 1일 윤대통령이 직접 발표한 의료개혁 정책은 ‘필수의료패키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의사죽이기 패키지’로 보인다. ”라며,“정부는 묵계(默契) 및 사회적 자본을 근본적으로 무시하여 우리나라 의료를 파멸로 몰아가고 있다. 의사들이 지금까지 해온 모든 희생과 사회적 합의를 매도하고, 의사들이 돈벌이에 골몰하여 혼합 진료를 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앞으로 비급여 진료를 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보험사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실제 “이 발표 후 각종 보험사들은 주가가 수십프로 상승했다. 보험사의 이익을 일방적으로 대변하면서 의료민영화의 초석을 까는 것이 정말 필수의료 살리기인가? 또한 미용의료를 의사가 아닌 간호사들에게 개방한다고 선언했다. 필수의료로 먹고살 수 없으니까 여태까지 수십년간 공부한 전공을 버리고 미용계로 나아간 의사들을 싸잡아서 비난하고 있고, 필수의료와 지방의료의 부족상황조차 의사들의 잘못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라며, “조만간 발표될 의대정원 확대 및 정책들이 전문가 단체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지속된다면 전라남도의사 회원들은 총 파업을 비롯한 가장 강력한 투쟁에 선봉에 설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의료계 주요 협단체들의 반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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