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두통학회가 지난 27일 서울드래곤시티호텔 컨벤션타워 3층 그랜드볼룸에서 약 180명 이상이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9년 20주년 기념 이후 3년 만에 처음으로 개최된 오프라인 학술대회에 높은 현장참석률을 보인 가운데 ▲두통질환의 최신지견, ▲난치두통세션, ▲두통클리닉운영 세션, ▲특수상황에서의 두통세션 등이 진행됐다.
특히 해외연자로 Henrik Schytz교수가 ‘critical presentation of cervicogenic headache’이라는 제목의 강연을 통해 경부인성두통(소위 경추성두통)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했다.
◆2022년 업데이트 세션
첫 세션은 2022년 업데이트 세션으로 진행됐다.
▲편두통의 병태생리와 진단
을지의대 조수현 교수는 편두통의 병태생리와 진단에 대해 강의했다.
예전에는 편두통이 혈관성두통이라 불리워졌다.
하지만 지금은 혈관만으로 복잡한 편두통의 뇌현상들을 모두 설명할 수 없고, 피질확산억제, 피질과흥분성, 삼차신경혈관복합체 활성화 등 편두통뇌에서 편두통성 두통으로 연결되는 특징들이 현재 편두통 병태생리의 핵심으로 여겨지고 있다.
따라서 삼차신경혈관복합체의 주요 전달물질인 CGRP가 밝혀진 뒤 치료면에서 성공적인 신약개발이 이루어졌기 때문에 이 경로에서 사용되는 다른 물질들 (PACAP-38 등)도 향후 역할에 대한 연구 및 치료적인 implication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편두통 신약 실사용데이터 강의
성균관의대 문희수 교수는 편두통 신약(CGRP단클론항체, 제판트, 라스미디탄)의 실사용데이터(real-world data)를 강의했다.
CGRP단클론항체는 임상시험에서보다 오히려 real-world에서 더 좋은 성적이 보고되고 있다.
작년부터 도입된 아조비 경우 미국에서 85% 환자가 치료에 만족함을 보여주었고, 한 가지 CGRP항체에 효과가 없는 경우에도 다른 항체로 변경하면 효과가 있다는 보고를 통해 국내시장에서도 엠겔러티에 효과가 없는 환자에서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로 기대할 수 있겠다.
그러나 항체 치료를 중단할 경우 1년내에 5명 중 4명의 환자에서 다시 주사가 필요한 상태로 돌아가고, 따라서 치료기간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급성기치료제로 개발된 리메제판트는 예방치료제로 효과도 보고되어 기존에 없던 새로운 컨셉의 약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보였다.
문희수 교수는 “최근 국내에서 승인되어 시판을 시작한 라스미디탄의 경우, 혈관수축작용이 없는 급성기치료제로 트립탄 금기증 환자에서 사용이 기대되며, 트립탄과 유사한 효과와 트립탄과 다른 부작용 프로필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다”고 밝혔다.
▲군발두통과 기타일차두통 업데이트
서울의대 이미지 교수는 군발두통과 기타일차두통의 업데이트에 대해 강의했다.
군발두통의 발병원인이 그동안 알려지지 않았지만 최근 유럽에서 대규모 GWAS 연구 통해 유전인자들이 밝혀지고 있다.
또 군발두통은 기존에 0.1% 정도의 유병율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최근 신경과의사대상 연구로 1.4% 정도의 유병율을 보고했다.
기존의 낮은 유병율이 저인식(under-recognition), 저진단(underdiagnosis) 때문일 가능성이 제기됐다.
군발두통의 새로운 치료로 갈카네주맙 300mg 을 12-15개월간 매달 주사한 공개임상시험 결과, 대부분의 환자에서 높은 안전성이 보고됐다.
그러나 약물과의 인과관계는 증명되지 않았더라도 심혈관질환이 발병한 환자들도 있고 아직은 임상시험 세팅 내에서만 보고된 상황이라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이차두통
부산의대 김지영 교수는 이차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뇌정맥혈전증, IgG4-related disease, 고령에서의 침윤성 부비동염 등 진단이 어려운 이차질환들의 진단을 위해서는 면밀한 병력청취를 통한 임상양상 파악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난치두통 관련 내용 강의
난치두통에 관한 3가지 강의와 패널토의로 준비됐다.
▲난치만성편두통 진단과 치료
고려의대 오경미 교수가 난치만성편두통의 진단과 치료에 대해 강의했다.
기존에는 난치만성편두통의 정의가 다양하게 제시되어 왔고, 경구예방약물, 보톡스, 항CGRP단일클론항체 중 여러 가지 실패한 환자로 정의했다.
하지만 최근 EHF에서 제시된 consensus criteria로는 3가지 이상 약물에 실패/금기가 있고 3개월 이상 지속되면 resistant migraine으로, 모든 약물에 실패/금기있고 6개월 이상 지속되면 refractory migraine으로 제시하여, resistant migraine은 기존 진료기록을 리뷰하여 진단 가능하다.
refractory migraine은 3차병원 두통전문가에게 6개월 이상 진료를 받으면서 전향적으로 판단하여 진단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예방약 실패의 정의는 효능부족(충분기간 치료해도), 내약성 부족, 금기 3가지이다.
오경미 교수는 “난치만성편두통 환자는 굉장히 많은 진단적, 치료적 시도 후 절망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은데, 적극적인 정신적 지지와 새로운 치료법 도입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COVID-19 백신 또는 감염증 이후 지속되는 두통
이화의대 송태진 교수가 COVID-19 백신 또는 감염증 이후 지속되는 두통에 대해 강의했다.
백신 후 50%까지 두통이 생기나 대개 며칠이내 좋아지고, 2차 주사에서는 점차 두통발생률이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다.
COVID-19 백신접종 후 4주 이상 두통 지속시 백신종류에 상관없이 이차원인을 조사하는 것을 권고했다.
mRNA기반 백신도 뇌정맥혈전증 발병율이 보고되어 있다.
COVID-19 백신접종 후 지속두통은 COVID-19 감염 후 두통보다는 좀 더 약하고 동반증상이 적고, 편두통보다는 약하고 긴장형두통보다는 강하며, 편두통동반 증상 같은 대뇌증상이 동반되는 일이 많지 않다.
치료는 모든 종류의 대증적치료와 지속두통시 편두통/긴장형두통 예방약물을 사용한다.
COVID-19 감염후두통은 알파보다는 오미크론에서 좀더 두통이 잘 동반되고, 긴장형두통 양상이 더 흔하기는 하지만 긴장형두통과 편두통 중간 정도 성격으로 보인다고 했다.
바이러스가 직접적으로 대뇌후각피질을 침범한다는 근거도 있고, 저산소/탈수 등의 항상성 변화 때문에 두통이 유발되기도 하고, 면역체계의 지속활성 등이 발병기전으로 추측되고 있다.
치료로는 편두통/긴장형두통 예방약물(논란은 있지만) 스테로이드 요법, 후두신경차단술, 보툴리눔독소치료, CGRP단클론항체 등이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소개했다.
▲약물과용두통 치료전략 강의
한림의대 손종희 교수가 약물과용두통의 치료전략에 대해 강의했다.
현재 약물과용두통에 대해 잘 설계된 임상시험이 부재하여 모든 치료전략이 아주 고품질의 근거수준을 가지지는 못한다.
그러나 과용약물중단이 중요하고, 중단기간 동안 약물중단에 따른 금단두통의 관리 (스테로이드, NSAIDs, metoclopramide, injectable sumatriptan 등), 예방치료 (보톡스, 토피라메이트, 항CGRP항체 등), 환자교육, 행동요법등의 효과가 증명되어 있다고 한다.
◆두통클리닉 운영 현실적 토의
런쳔심포지엄은 두통클리닉의 운영에 관한 현실적인 토의가 진행됐다.
▲대학병원 두통클리닉 운영 어려움 등
인제의대 박홍균 교수가 대학병원에서의 두통클리닉 운영에 있어 실질적으로 느끼는 어려움과 진료의 질을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제안했다.
맑은머리신경과 최윤주 원장은 개원가에서의 두통클리닉 운영의 팁을 제시했다.
분당제생병원 김병수 과장은 두통환자에서 물리치료, 도수치료의 적용에 대해 강의했다.
편두통은 뇌질환이지만 뇌간의 삼차경부신경복합체로 인해 목통증이 상당히 많이 동반된다. 목통증은 편두통 전구증상으로 가장 흔하고, 두통기와 두통 종료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많아 많은 환자들이 경추성두통으로 오인하게 된다.
편두통에 수반된 목통증을 호전시키는 데 편두통예방치료제가 도움되지만, 이러한 치료제에 효과가 적거나 부작용으로 인해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 또는 기존약물의 부가요법으로서 경부 물리요법 및 도수치료를 이용해볼 수 있다고 제안됐다.
다만 현재까지는 고품질 근거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어떤 환자를 대상으로 어느 정도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는 없는 상태이다.
▲고품질 임상시험 근거 수준 평가
따라서 환자선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향후 고품질 임상시험을 통해 근거 수준을 평가할 필요가 있다.
이어지는 패널토의에서는 정진상 신경과의원 정진상 원장이 강연자들의 대담을 통해, 일차진료현장에서 두통에 대한 많은 unmet needs가 있다.
따라서 환자들이 편하게 빠르게 찾아갈 수 있는 두통클리닉이 지역에 있다는 것은 지역의 매우 귀중한 혜택임을 강조했다.
도수치료 적용시 과도한 관절운동을 시키는 경우 척추동맥박리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고, 목통증이 실제로는 경추원인이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에 도수치료요법 방법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는 점도 논의됐다.
◆특수상황에서의 두통
오후세션은 특수상황에서의 두통에 대해 다루었다.
▲임신 및 수유기 때 발생하는 두통 관련 치료
경상의대 김수경 교수는 임신 및 수유기 때 발생하는 두통과 관련된 증례 및 치료를 소개했다.
임신은 이차두통의 위험인자로 특히 벼락두통이 이 시기에 처음 발생한 산모에서는 뇌출혈 등의 심각한 뇌혈관질환위험이 있으므로 이때에는 태아에 영향을 주지 않는 비조영증강 MRI등을 시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유기의 두통의 치료는 산모를 위하여 적극적인 치료를 하고 두통의 원인감별이 필요하다면 조영증강 MRI 시행도 적극적으로 고려하라고 했다.
CGRP항체 치료는 산모에서의 안전성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임신을 고려한다면 최소 4개월전부터 중단을 해야 한다.
임신 말기로 갈수록 뇌동맥꽈리로 인한 뇌출혈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벼락두통이 발생하면 뇌출혈 가능성을 무엇보다 우선 고려해야 하고, 임신성고혈압도 가역뇌혈관수축증후군, 뇌정맥혈전증, 뇌출혈 등의 심각한 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수유기 중 두통의 치료는 산모를 위한 적극적인 치료를 고려하며, 두통의 원인감별이 필요하다면 조영제 MRI 시행도 가능하다.
▲뇌경색에서의 두통 주의 필요
이어 성균관의대 정필욱 교수는 “뇌경색에서의 두통은 비교적 흔한데도 불구하고 편마비, 언어마비 등 다른 신경학적 소견 등에 의해 환자나 의료진 모두에게 소홀해지기 쉬워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야모야병에서의 편두통 양상이나 트립탄이나 에르고타민 제재 등 혈관작용 진통제는 반드시 피해야 하며, 대신 최근 편두통 신약인 라스미디탄이 혈관작용 없기 때문에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제안했다.
거대세포동맥염 경우 고령에서 측두동맥 압통이 동반된 일측성 두통시 의심하며, 아시아에서 매우 드물기는 하다.
하지만 이 병은 심각한 합병증으로 시각소실을 일으킬 수 있고 반대편 눈까지 침범할 수 있으므로 항상 의심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아 및 청소년 이차두통 감별 및 주의 증상
관동의대 권혜은 교수는 소아 및 청소년에서의 이차두통의 감별 및 주의해야하는 증상을 소개했다.
심한 두통 및 신경학적 증상으로 응급실을 처음 내원하는 경우의 소아 및 청소년 환자 3명중 2명에서 조짐편두통으로 진단되어 편두통 진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소아에서의 적신호증상은 아직 validation되어 있지 않아 성인에서의 적신호증상을 소아 및 청소년에서 적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기상시 두통, 수면시 두통의 경우에는 소아 및 청소년에서 가장 중요한 적신호증상으로 보고, 이 경우 영상검사를 꼭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Critical presentation of cervicogenic headache
덴마크 코펜하겐대학 Danish Headache Center의 Henrik Schytz 교수가 ‘Critical presentation of cervicogenic headache’라는 제목으로 강의를 진행했다.
Henrik Schytz 교수에 따르면 노르웨이 인구기반 연구에서 전체인구 중 4% 정도가 경부인성두통이다.
▲경부인성두통 진단
경부인성두통(소위 경추성두통으로 불리웠지만 경추성두통이라는 병명은 사용하지 않고 있다)은 많은 경우 목통증이 수반된 두통이 주증상으로 발생한다.
경부인성두통은 △경부이상의 발생이 두통의 발생을 일으켰다는 시간순서적인 근거, △경부이상의 호전이 두통의 호전을 일으켰다는 시간순서적인 근거, △경부의 목운동범위가 제한되고 목움직임에 의해 두통이 악화, △경추신경이나 구조물에 대한 신경차단에 대한 두통 소실 중 2가지를 만족할 때 진단내리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두통이 없는 환자도 경추이상이 흔히 발견되고, 편두통 환자들도 평상시 및 두통기에 경부 근육이 뻣뻣해져 있고 고개움직임이 제한되고, 두통기에 경부통이 잘 수반된다.
후두부 주사에 의해 호전보이는 등 경부인성두통과 비슷한 면모를 보일 수 있어 사실 두 병을 현재 진단기준으로 감별하기는 어렵다.
▲경부인성두통 치료
치료로는 고주파응고술 등 중재치료가 무작위배정시험에서 특별히 우월성이 없음이 발표됐고, 물리치료 중 manual therapy는 단기적으로, 목운동은 장기적으로 도움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연구 방법론적으로 문제가 있어 아직 일반화할 수는 없다.
대한두통학회 이미지(서울의대 교수)학술간사는 “경부인성두통은 이차두통이지만 일차두통과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거꾸로 일차두통이 경부인성두통처럼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며, “경부인성두통 진단 및 과도한 침습적 치료를 경계하고 일차두통에 대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도 중요한 치료적 옵션으로 고려하도록 권고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군발두통 인식개선에 대한 티셔츠를 참석자들에게 선착순 배포했다.
또 2022년 두통의 날 행사로 준비한 환자수기공모전 ‘두통이야기 공모전’에서 대상으로 선정된 환자와 인터뷰는 물론 기념촬영도 진행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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