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악, 동영상, 방송 청취로 발생하는 소음 노출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고, 청소년에게 영구적인 난청을 유발하는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다.
이로 인해 지하철, 비행기 등에서의 이어폰 사용을 금지하는 권고는 발표되고 있고, 스마트폰 사용시에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에 이런 주의를 권장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알아본다.
◆국내 제조 스마트폰…15단계 중 10단계 이상시 청각 손상 위험
국내에서 제조되는 스마트폰의 경우 15단계 중 10단계를 넘어가면 청각이 손상될 수 있다는 경고창이 나오게 되고, 이때 출력되는 소리의 크기는 약 85데시벨 정도이다(Kim J, Kor J Audiol 2013).
가급적 경고창이 나오는 수준보다 작은 소리로 스마트폰과 이어폰을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렇게 권장하는 대표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미국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85데시벨 크기의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되는 경우 소음성난청의 위험이 높아지고, 11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는 아무리 짧은 시간이라도 노출되지 않는 것이 권장된다(Zevitas CD, et al. J Expo Sci Environ Epidemiol. 2018).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스마트폰의 경우 15단계의 음량 조절이 가능한데, 최대 음량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경우 99.9-100.3 데시벨까지 음량이 커질 수 있다(Kim J, Kor J Audiol 2013).
외국 보고에 따르면 최고 139데시벨에 도달하는 경우도 있다(Widén SE, Noise Health 2017).
◆음향기기 음량 50% 이하 듣기 권장
문제는 음향기기나 스마트폰마다 모두 음향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더욱 안전하고 쉽게 기억할 수 있는 원칙으로는 모든 음향기기에서 해당 기기의 50% 음량 크기보다 작은 음량으로만 듣기를 권장한다(Breinbauer HA, et al. Laryngoscope. 2012).
▲시끄러운 환경 이어폰 사용 위험
특히 문제가 되는 상황은 시끄러운 환경에서 이어폰을 사용하는 경우이다. 주변 소음이 큰 경우 사용자는 음악 또는 동영상을 더 잘 듣기 위해 나도 모르게 음량을 올리게 된다.
사용자가 음악이나 동영상을 명확하게 듣기 위해 사용하는 음량 조건을 선호청취음량(preferred listening level)이라고 한다(Kim KW & Suh MW, Commun Sci Disord. 2011).
고요한 환경에서는 선호청취음량도 작지만, 소음 환경에서는 자연스럽게 선호청취음량이 높아지게 되고 이때 너무 큰 음량으로 인하여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사이 청력이 손상될 수 있다.
▲지하철, 비행기 등 이어폰 사용 금지 권장
지하철에서 음악을 듣거나, 비행기에서 영화를 보는 경우 음량이 너무 큰 상태로 장시간 소음에 노출될 수 있다. 따라서 소음이 많은 환경에서는 이어폰 사용을 삼가는 것이 권장된다.
지하철의 경우 약 70데시벨까지 주변 소음이 발생할 수 있고(Kim KW & Suh MW, Commun Sci Disord. 2011), 비행기는 약 83 데시벨의 소음이 발생한다(Zevitas CD, et al. J Expo Sci Environ Epidemiol. 2018).
이러한 소음 환경에서 음악이나 영화의 소리를 정확히 듣기 위해서는 선호청취음량이 과도하게 높아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행 비행기의 경우 10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비행시간 동안 이어폰을 계속 사용하면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8시간 이상 노출될 가능성이 있고, 이는 미국 질병관리청에서 정한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이어폰 종류도 중요
이어폰의 종류도 소음성난청 발생과 예방에 있어 높은 영향을 주게 된다.
이는 이어폰마다 외부 소음을 얼마나 잘 차단하는지 성능이 다르기 때문이다. 귓구멍을 꽉 막는 형태의 이어폰은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선호청취음량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Kim KW & Suh MW, Commun Sci Disord. 2011).
또 귀를 완전히 둘러싸는 헤드폰의 경우에도 머리에 잘 밀착하게 되면 외부 소음 차단 효과가 좋기 때문에 청각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다(Breinbauer HA, et al. Laryngoscope. 2012).
최근에는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는 이어폰, 헤드폰이 많이 판매되고 있다.
노이즈캔슬링 기능은 외부 소음을 추가로 삭제하는 기능이기 때문에 소음이 있는 환경에서도 선호청취음량을 작게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Na WS & Suh MW, Korean J Otorhinolaryngol. 2012).
◆교통사고 피해자 10명 중 7명 이상…이어폰 사용
이어폰 사용에 따른 또 다른 큰 위험은 외부 소음 차단으로 인한 교통사고이다.
실제 보행자에게 발생한 교통사고 116건을 조사한 한 보고에 따르면 74%에서 피해자가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었다(Lichenstein R, et al. Inj Prev. 2012).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던 이 피해자 중 약 33%는 사고 직전 자동차 경적이나 조심하라고 소리를 지르는 주변 사람들의 소리를 듣지 못하여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귀를 꽉 막는 형태의 이어폰, 노이즈캔슬링 이어폰은 교통사고의 위험이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보행, 운전, 자전거 탑승과 같이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는 상황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청소년에게 권장하는 이어폰 사용 원칙
이에 따라 청소년에게 권장하는 이어폰 사용 원칙은 다음과 같다.
▲조용한 환경에서 이어폰은 사용해도 무방함. 단 음향기기의 음량조절을 늘 50%보다 작게 들을 것.
▲소음이 많은 환경(지하철, 버스, 비행기, 게임방 등)에서는 가급적 이어폰 사용 자제. 꼭 사용해야 한다면 외이도를 완전히 막는 이어폰 또는 귀를 완전히 덮어서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헤드폰 사용이 권장됨. 노이즈캔슬링 기능이 있다면 작동하는 것이 청각 보호에 도움이 됨.
▲교통사고의 위험이 있는 상황(보행, 운전, 자전거 등)에서는 이어폰을 사용하지 말 것.
◆국내 청소년 4명 중 1명…하루 평균 80분 이상 음악 청취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국내 청소년 4명 중 1명(22.6%)은 하루 평균 80분 이상 음악을 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코로나 이후 많은 학교와 학원이 원격수업을 진행하고 있어 더 많은 청소년이 이어폰을 사용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장시간 소음에 노출되는 경우 내이 유모세포 손상에 의해 난청이 발생하게 되는데, 이를 소음성난청이라고 한다.
소음성난청은 아직 확실한 치료 방법이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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