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에서 황반변성 등 다양한 망막질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눈 속에 투여하는 안구주사 치료 후에 간혹 안구내 염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 같은 이유가 주사기의 종류와 사용방법의 차이로 인해 나타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중앙대학교병원(병원장 이한준) 안과 김지택 교수팀은 안구내 주사 치료를 받은 총 498명 환자를 대상으로 서로 다른 두 종류의 주사기를 사용해 주사 후 발생한 ‘무균성 안내염(sterile endophthalmitis)’의 발생 빈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주사기의 종류에 따라 주사 후 무균성 안내염의 발생 빈도가 유의미하게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사용된 주사기는 ‘1mL 일회용 주사기(Profi syringe)’와 ‘1-mL 벡톤 디킨슨 루어록 주사기(1-mL Becton Dickenson Luer-Lok syringe)’ 두 종류로 각각 안구내 주사 시행 후, 두 그룹 간 무균성 안내염 발생 빈도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1mL 일회용 주사기(Profi syringe)’를 사용한 215명 환자 중 6명(2.791%)이 무균성 안내염 진단을 받았고, ‘1-mL 벡톤 디킨슨 루어록 주사기(1-mL Becton Dickenson Luer-Lok syringe)’를 사용한 283명의 환자 중에서는 1명(0.353%)만이 무균성 안내염 진단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교수팀은 망막질환에 대한 안구주사 치료에 있어 ‘BD 루어록 주사기(Becton Dickenson Luer-Lok syringe)’가 ‘일회용 주사기(Profi syringe)’에 비해 무균성 안내염의 발생 위험이 낮은 것을 확인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교수팀은 실리콘오일 자체는 면역반응을 일으키지 않아 주사기의 윤활제나 망막수술에 보편적으로 사용되지만, 실리콘오일이 주사약제의 항체단백질과 접촉하게 되면 약제와 결합해 실리콘오일/단백질 복합체가 만들어지고 복합체 내의 단백질 변성을 일으켜 면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김지택 교수는 “일반적으로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라는 약제를 주사기로 뽑을 때 주사기 내에 작은 공기 방울이 생기는데, 공기 방울을 제거하기 위해 주사기를 튕기는 과정에서 주사기 종류에 따라 내부에 코팅된 실리콘오일의 일부가 약제와 함께 눈 속으로 투여되어 실리콘오일/단백질 복합체가 만들어진다”며, “실제 연구에 사용된 두 종류의 주사기 중 ‘BD 루어록 주사기(BD Luer-Lok syringe)’에 비해 ‘일반적인 일회용 주사기(Profi syringe)’내의 실리콘오일의 성분과 양, 주사기의 구조 등이 실리콘오일/단백질 복합체 형성에 영향을 미쳐 안내염 발생율 차이를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구 내 주사 시 약제를 뽑을 때 공기 방울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하고, 주사기를 튕기는 것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실리콘오일로 인한 무균성 안내염의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한 방법이다”며, “국내에도 애플리버셉트(aflibercept) 프리필드(pre-filled) 주사약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결과는 안과학 분야 상위 50% 국제학술지인 국제안과학저널(Graefe's Archive for Clinical and Experimental Ophthalmology; Impact factor 3.117) 최신호에 ‘안구 주사용 주사기 종류에 따른 무균성 안내염의 발생 빈도 차이(Differences in the incidence of aflibercept-related sterile endophthalmitis according to types of disposable syringes used)’라는 내용으로 게재됐다.
한편 안구내 주사 후 발생하는 염증에는 균 감염과 관련된 ‘감염성 안내염’과 균 감염과 관계없이 발생하는 ‘무균성 안내염’이 있는데, 감염성 안내염은 균 감염이 원인이지만, 무균성 안내염은 그 원인이 뚜렷하지 않다.
드물게 발생하지만 심한 경우 유리체 혼탁 등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어서 수 주에 걸쳐 경구 및 국소 스테로이드 제제를 사용한다.
일반적으로 기존에는 약제 자체의 면역 반응이 그 원인으로 여겨지기도 했지만 명확한 인과관계가 밝혀진 바는 없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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