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 제41대 이필수 신임회장이 취임사를 통해 임기 중 추진할 주요과제들을 제시했다.
신임 이필수 회장은 “우리는 지난 해 의료인을 향해 보낸 국민의 사랑과 박수를 다시 회복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저는 먼저 대한민국이 코로나19 팬데믹을 극복하고 일상을 회복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 국민건강수호가 의사의 가장 고귀한 사명이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는 국민의 지지와 성원이 있을 때 비로소 힘을 발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저는 앞으로 3년간 정치적 균형감을 가지고, 대한의사협회의 발전과 회원의 권익을 지키는 일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임기 중 추진할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의료 전문직 수호 앞장
전문직은 전문가 직업윤리를 바탕으로 한 자율성이 생명이다. 의사의 진료행위는 고도의 직업적 훈련과 윤리의 바탕 위에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는 고귀한 직무이다.
그러나 그동안 국가는 전문가 윤리와 자율을 존중하기보다는 획일적인 제도의 틀에 복속시키고 규제를 양산하여 의사들의 반발을 일으킨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저는 국가의 과도한 개입과 간섭으로부터 회원들을 지키고 보호하며 의사가 전문직으로서 자율과 책임을 가지고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협, 국민건강 수호자로
대한의사협회는 의사의 권익 보호뿐 아니라 국민건강과 보건의료를 책임지고 있는 단체이다.
의협이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최고의 전문가 단체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국민건강의 수호자로 우뚝 설 때 의사에 대한 국민의 사랑과 존경이 회복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 확립
국가나 종교단체가 중심이 되어 구축한 서구 국가의 의료공급체계와 달리 우리나라는 정부의 지원이 거의 없는 가운데 의료계의 열정과 헌신으로 오늘날 선진국을 뛰어넘는 의료공급체계를 확립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공익적 기능을 수행한 민간의료기관의 노력은 외면하고 공공의료기관에만 재정 지원을 하는 등의 불합리한 정책을 펼쳐왔다는 주장이다.
이 회장은 “저는 공공의료의 역할을 떠맡아 온 민간의료기관의 공익적 기능에 대해 국가의 지원을 이끌어내고, 정의롭고 올바른 의료체계가 세워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패러다임 ‘적정수가 패러다임’ 전환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이 1000불 남짓이던 1977년 직장 의료보험이 도입되면서 현재까지 ‘저수가 패러다임’이 지속되고 있다.
그로 인해 저수가 체제하에 생존을 위해서 많은 환자를 보는 소위 ‘3분 진료’ 문화가 고착됐다.
그러나 국민소득 3만불 시대를 맞아 의료 소비자의 욕구가 고급화, 다양화되면서 더 이상 박리다매식 ‘3분 진료’ 문화로는 의료 서비스를 지탱할 수 없다.
이제는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걸맞은 ‘적정수가 패러다임’으로 환자의 감성까지도 살필 수 있는 ‘감성 진료’ 시대를 열어가야 할 때라는 것이다.
◆필수의료 체계 개선
지난해 모 대학병원에서 4년 전 80대 고령 환자의 대장 내시경 시행 중 사망한 일로 담당 교수가 법정 구속된 사건은 의료계 전반에 큰 충격과 파문을 불러왔다.
그리고 올 초 전공의 지원에서 필수의료 과목의 지원 기피가 나타났다.
이 회장은 “저는 국민건강 수호와 직결되는 필수의료 체계의 제도적 정비와 직업적 안정성을 제고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대로 된 의료전달체계 확립
지난 2019년 9월부터 의정간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대한 논의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의료비 절감을 위한 단기 대책 위주로 논의가 흐르고 있다.
이번에는 인구 고령화와 저출산을 대비하고, 1차 의료와 중소병원의 기능과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법과 제도의 개선을 통해 의료 백년대계를 설계하는 제대로 된 논의가 되어야만 한다.
◆미래지향적 의료 패러다임
지난 2017년 미국 비즈니스 매거진 포춘은 의료산업 내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흐름으로 알고리즘 의학, 차세대 캡슐, 유전자 혁명, 제약산업 혁신 등을 제시하고 이러한 신기술이 인류의 건강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협이 이러한 변화하는 흐름을 직관하고 시대에 부합하는 정책으로 회원들의 권익과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정부 정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이다.
◆의정협의체에서 대 정부 논의
‘의정협의체’도 적절한 시기에 구성하여 지난 해 9.4 의정합의 정신에 근거한 ‘지역수가 등 지역의료지원책 개발, 필수의료 육성 및 지원, 전공의 수련환경의 실질적 개선, 건정심 구조 개선 논의, 의료전달체계의 확립 등 주요 의료현안’에 대해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코로나19 안정화 이전 공공의대나 의대 정원 확대 등 논의 시도에 대해서는 단호히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의협, 의료계 전 직역 아우르는 단체로
13만 회원을 대표하는 대한의사협회의 위상에 맞게 올 초 의료정책연구소에서 연구 발표한 ‘대한의사협회 거버넌스 개선을 위한 실행전략 연구’에서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개원의, 봉직의, 의대교수, 전공의 등 의료계 각 직역이 참여하는 회의체’를 구성·운영하여 의료계 각 직역을 아우를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이 회장은 “저와 함께 ‘품위있고 당당한 의사협회’, ‘국민의 사랑과 존경을 받는 의사’를 만들어 갑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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