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 B형간염 환자 대부분이 평생 복용하는 항바이러스제는 바이러스를 억제하지만 제거하지는 못한다.
이런 가운데 항바이러스제와 페그인터페론 주사제 투여한 후 백신을 접종하면 단기간 내 완치 확률이 매우 높을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내과 김윤준·이정훈 교수팀은 경구 항바이러스제 엔타카비어로 바이러스가 억제된 만성 B형간염 환자 111명을 대상으로 주사제 페그인터페론 병용치료 이후에 백신을 접종하는 복합치료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교수팀은 ▲엔테카비어+페그인터페론 치료 1개월 후 백신 접종 ▲엔테카비어+페그인터페론 치료시 함께 백신 접종 ▲엔테카비어만 투약한 그룹을 각 37명 씩 1:1:1로 나눠 100주 후에 결과를 확인했다.
만성 B형간염의 치료목표는 ‘혈청 표면항원(HBsAg)’ 소실로 이를 기능적 완치로 본다. 혈청 표면항원이 소실된 환자는 간경변증이나 간암 발생의 위험이 낮다.
이번 연구 결과, 약물 치료 1개월 후 백신을 접종한 그룹은 혈청 표면항원 소실이 유의하게 높았다. 37명 중 6명이 제거돼 소실률은 16.2%였다. 6명 중 한 명 꼴로 바이러스가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엔테카비어의 단독치료 그룹에서는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반면 심각한 부작용 차이는 없었다고 교수팀은 전했다.
(표)만성 B형간염 치료 비교
만성 B형간염은 국내를 포함해 전 세계에 토착화되어 간경변증과 간암을 유발한다. 현재는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통해 질환 발생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 억제에는 효과적이지만 혈청 표면항원이 없어지는 환자 비율은 연간 0.8% 수준이다. 완전히 사라지려면 약 52년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평생 동안 약을 복용해야 한다.
페그인터페론과 경구 항바이러스제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경구 항바이러스제 단독치료에 비해 혈청 표면항원 제거율이 높다는 것은 이전 여러 연구에서 확인됐다. 그러나 부작용과 비용-효율성이 낮아 표준 치료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두 가지 치료 방법, 즉 경구 항바이러스제와 페그인터페론 치료에 이어 B형간염 백신을 추가로 접종하면 혈청 표면항원의 제거율이 증가하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힌 것이다.
특히 새로운 약제가 아니라 기존에 광범위하게 사용하던 약제 세 가지를 조합해 16.2%라는 높은 완치율을 기록한 것이 주목된다. 환자들이 평생 복용해야만 했던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중단이 가능해진 것이다.
김윤준(사진 왼쪽) 교수는 “경구 항바이러스제 단독요법으로는 혈청 표면항원이 제거되는 데 수 십년 이상의 걸렸지만, 새로운 치료전략으로 B형간염 환자는 2년 이내에 기능적 완치를 달성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추가적인 대규모 연구의 필요성을 언급하면서도 이러한 강력한 치료를 통해서 향후 만성 B형간염의 치료기간이 단축되고 환자들의 삶의 질이 향상 될 것이라 기대했다.
이번 연구 논문의 제1저자인 이정훈 교수는 “현재 가지고 있는 치료제들을 조합해 수행한 무작위배정 임상연구에서 좋은 결과를 도출낼 수 있었다”며, “연구 성과의 축적이 빠른 시일 내에 만성 B형간염 완치의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미국감염병학회지(Clinical Infectious Disease)’ 온라인 최근호에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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