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경기, 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고, 우려했던 2차 대유행의 발생 위험까지 거론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보건당국이 중환자 치료의 기본이 되는 병상 파악도 제대로 못하고 있고, 병상 파악도 실제 진료현장을 반영하지 못하며, 전문학회의 지속적인 제안도 수용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한중환자의학회(이하 중환자학회)는 25일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 구축 및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담화문’을 통해 이같은 문제들을 제기했다.
이 담화문에서 중환자학회는 “앞으로 하루 평균 300-400명 이상의 중환자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며, “현재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방법은 과감하게 수정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비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상의 규모나 의료 인력의 한계가 명확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방침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상급종합병원의 가능한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 노력과 동시에 거점전담병원의 중환자 병상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신규 확진자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60세 이상의 고령자 중에서 다수의 환자들이 중증으로 진행하게 되며 적절한 중환자 치료를 받지 못할 경우 사망에 이르게 될 위험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환자의학회가 제안한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 구축을 위한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코로나 19 중환자 진료시스템 체계적 구축 필요
정부와 보건당국은 단순한 중환자병상의 숫자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코로나 19 중환자 진료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코로나19 중환자 치료의 정상화는 물론 그 외 급성질환 및 만성질환자의 진료공백을 최소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중환자 병상이 적절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전반적인 중환자 진료체계 안에서 거점전담병원 중환자실과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운영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생활치료센터, 거점전담병원, 거점전담병원 중환자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의 유기적 운용에 대한 체계를 수립하고, 그 계획에 따라 중증도에 따른 환자를 선별, 병상을 배정하고 필요한 경우 이송을 하는 것을 포함한 전반적인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가 구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중환자 가용 병상 현황 및 확충 노력 필요
정부와 보건당국은 수립된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체계에 따라 중환자 전문인력, 장비, 시설이 확보된 중환자 가용 병상 현황을 파악하고,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환자 병상 확충에 전력을 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보건당국 및 지자체 중환자 병상 확보 계획…“실효성 떨어지고, 적절하지 않아”
보건당국 및 지자체의 중환자 병상 확보 계획은 중환자 진료체계를 고려하지 않은 상태에서 단순히 병상의 숫자만을 늘이기 위한 것으로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적절한 코로나19 중환자 진료를 위해서는 감염 전파 예방을 위한 시설과 필수 의료 장비의 구비, 중환자 진료 전담의료진에 대한 수급계획이 필수적임에도 이에 대한 적절한 고려나 대책은 부족하다는 것이다. 또 현재 진행되고 있는 병상 확보 방안은 충분한 수의 병상을 확보하는 데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약 70개 중환자 병상 확보…“약 1주일 내 포화될 가능성 높아”
중앙안전대책본부는 지난 8월 23일 상급종합병원들을 개별 접촉해서 약 70개의 중환자 병상을 확보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규모의 병상은 현재 수도권의 중환자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약 1주일 내에 포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지난 대구경북지역의 자료에 따르면, 타지역으로 이송된 환자를 제외하고, 하루 평균 중환자 수는 약 60명이었다. 수도권의 인구가 대구경북지역의 약 5배이고, 인구 밀도를 고려할 때, 앞으로 하루 평균 300-400명 이상의 중환자를 감당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현재 중환자 병상 확보를 위한 방법은 과감하게 수정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 병상 우선 확보하려는 방침에서 벗어나야”
비코로나19 환자들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며, 코로나19 중환자 치료를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서 병상의 규모나 의료 인력의 한계가 명확한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 병상을 우선적으로 확보하려는 방침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상급종합병원의 가능한 중환자 병상을 확보하는 노력과 동시에 거점전담병원의 중환자 병상 확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거점전담병원 내에서 중환자실로 전환이 가능한 병상에 시설과 장비를 설치하고, 외부 의료진의 수급을 통해 중환자 진료가 가능한 최대한 많은 수의 병상을 확보할 것을 제안했다.
(사진)서울시에서 운영중인 SMICU
◆중환자 전문 의료진과 정책적 논의 창구 마련 촉구
정부와 보건당국이 체계적 코로나19 중환자 진료시스템 구축과 안정적 중환자병상 확충을 위해 중환자 전문 의료진과의 정책적인 논의 창구를 시급히 마련할 것도 촉구했다.
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들에게 적절한 중환자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가지고 있는 중환자 치료 역량과 체계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다”며, “대구경북지역의 유사한 경험에도 지난 6개월 간 2차 대유행을 예측하면서도 코로나19 대응의 성패를 가름하는 정부, 보건당국 및 의료계의 중환자 진료체계 구축은 답보 상태에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중환자의학회는 코로나19 중환자를 실제로 진료할 수 있는 병상의 파악과 확보가 우선적으로 필요하다는 인식 하에, 대구경북지역의 1차 대유행 때부터 자체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전국 52개 병원의 코로나19 중환자수와 가용 중환자 병상 실태를 파악해 왔다는 설명이다.
표2. 대한중환자의학회 자체 파악 가용중환자병상 및 중환자수
또 상황이 안정된 이후에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2차 대유행에 대비하여 정부 및 보건당국에 다양한 경로를 통해 병상 파악 및 확보, 환자 선별, 중환자 이송을 포함한 중환자 진료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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