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가 전공의 주 80시간 법정 근무시간에 따라 강제로 차단되고 있는 전자의무기록(EMR) 접근 차단의 해제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성명에 대해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도 적극 동의하고 나섰다.
의협은 “적극 동의하며 수련병원 및 정부에서는 EMR 접근 차단 해제를 즉각 수용해 전공의들의 진료활동에 제약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전협 “EMR 차단이 국가비상사태 및 질병 확산 방지에까지 위협”
대전협은 3일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국가비상사태에서 환자 곁을 지키며 국민건강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료하겠습니다’라는 성명서를 통해 신종감염병의 위협에 맞서 대한민국 전공의들은 오늘도 밤낮없이 병원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EMR 접속 강제 차단’으로 발목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대전협은 “국가와 사회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따라, 규정된 근로시간과 상관없이 오늘도 우리 전공의는 환자 곁에서 밤을 지새우지만 전공의법에 규정된 주 80시간 근로 규정을 서류상으로 지키고자 많은 병원이 당직표상 근무시간이 종료되면 전공의의 EMR 접속을 강제로 차단하고 있다”며, “EMR 접속이 차단되면 병원 내 모든 처방과 지시와 기록작성도 불가능하기에, 전공의들은 환자 곁을 떠나는 대신 당직자인 타인의 아이디를 사용할 수밖에 없고, 이를 온 병원이 묵과하고 있는 현실이다”고 밝혔다.
대전협은 회원을 예비 범법자로 만드는 불합리한 조치를 철회해 줄 것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지만 사회적 조명을 받지 못한 끝에, EMR 차단이 국가비상사태 및 질병 확산 방지에까지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로 확진 또는 의심환자와 접촉한 의사가 전산 기록에 남겨진 당사자와 일치하는가에 대한 의구심도 있다는 설명이다.
이는 정확한 접촉자 파악 및 역학적 대응을 방해하는 중대한 장애물로 정부가 엉뚱한 의료진을 모니터링하고 있는 동안 진짜로 환자와 접촉한 의료진이 다른 환자들을 보고 지역사회를 활보하게 된다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감염자 수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다.
무엇보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제로 진료, 처방, 기록한 의사가 누군지 알 수 없게 되면서 주먹구구의 의료행위를 피할 수 없게 된다는 지적이다.
대전협은 “이러한 시스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2019-nCoV) 감염증 사태에 미칠 여파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한다”며, “지금의 국가비상사태를 하루빨리 극복하고 국민의 건강을 지켜내고자 하는 젊은 의사들의 손발을 묶어두지 말아 주십시오”고 강조했다.
또 “젊은 의사들이 안전하게 환자 곁을 지킬 수 있도록, 그리고 모두 힘을 합쳐 더 이상의 확산 없이 국가비상사태를 속히 극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사회 그리고 병원 경영진이 EMR 차단을 해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촉구하는 바이다”고 덧붙였다.
◆의협 “적극 지지와 감사”
의협은 “국가보건의료 위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솔선수범하겠다는 2만여 젊은 의사들의 의지를 보여준 것이다”며, “적극 지지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또 “지역사회로까지 확산되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의료진들 역시 감염의 우려와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많은 의료인들이 감염 확산을 막아내기 위해 의료현장을 불철주야 지키고 있다. 이번 대전협의 EMR 접속 차단 해제 요구는 의료인으로서의 사명을 다하겠다는 의지와 신념을 보여준 것이다”고 덧붙였다.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근무시간의 제한에도 도리어 시간을 초과해 최선의 진료에 임할 각오를 보여준 대전협 방침에 의협은 “주 80시간이라는 과도한 격무에 시달리면서 단 1시간이라도 단축이 절실한 상황임에도, 오히려 근무시간이 초과되더라도 기꺼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 사명을 다하겠다고 나서고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의협 박종혁 대변인은 “전공의들이 신종 코로나 사태에서 최선의 진료를 펼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각 수련병원과 보건당국이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즉각 조치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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