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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중환자의학은 없다?…정부 지원도 글쎄? - 패혈증 걸리면 죽는병? “NO”…정확한 정보도 부족 - 1베드에 1억 적자, 중환자실 의사들 지원 촉구
  • 기사등록 2018-09-18 23:2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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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 중환자의학은 중요성 대비 독립적인 개념이 없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일까?
대한중환자의학회(회장 홍성진, 여의도성모병원)는 지난 12일 학회 사무국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은 내용을 강조하면서 정부의 지원과 국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촉구했다.

◆국내 중환자의학 무엇이 문제인가?
중환자의학회는 “권역응급의료센터로 대변되는 증증외상의 경우 정부로부터 금전적인 지원을 받고 있지만 중환자 의료의 경우 정부지원이 전무하다”고 주장한다.
중환자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초대형병원의 경우에도 중환자실 1병상 당 약 1억원의 적자가 발생하지만 정부의 지원은 거의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적자를 병원이 떠안아야 되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이로 인해 병원 내에서 인력과 장비에 대한 지원은 모두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


또 다른 문제는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진행한 중환자실 적정성평가에 사용된 지표를 두고 의료기관 인증과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중환자의학회 김제형(고대안산병원 교수) 기획이사는 3차 적정성 평가시 평가지표를 강화하는 개선안을 심평원에 제안한다는 계획이다.
김제형 이사는 “기존 1등급 위에 상위등급을 만드는 방안을 두고 논의를 하고 있다”며, “향후 보다 구체적인 안을 만들고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패혈증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어”
패혈증 사망률은 선진국 대비 2~3배 높은 것이 현실이고, 패혈증 발생 빈도도 계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실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중환자실 입원이 인구 10만명당 726명에서 2014년 인구 10만명당 769명으로 증가하면서 이런 예측이 현실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홍 회장은 “패혈증은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으며, 중환자실 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지만 조기 치료를 한다면 충분히 살릴 수 있다”며, “패혈증 사망률을 낮추기 위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국민들의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를 높여 초기에 치료가 가능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고 밝혔다.
또 “패혈증은 조기 치료가 이뤄진다면 회복 후 상당 수 환자들이 경제 활동에 복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중환자의학회는 패혈증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조기치료가 가능하도록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패혈증 조기발견, 치료 통해 사망률 낮춰야
패혈증은 중환자실 내에서 가장 흔하게 발생하며,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40%~70%로 급증한다.
미국 역학 연구에 따르면, 패혈증 발생률은 지난 21년간 매년 8.7%씩 증가했지만 전체 사망률은 오히려 감소했다.
미국의 경우 2001년 28.6%의 패혈증 사망률을 보였지만 최근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호주·뉴질랜드 역학 연구에서도 중증 패혈증 사망률은 지난 13년간 35.0%에서 18.4%로 많이 감소됐다. 


반면, 아시아의 경우 중증 패혈증 환자 사망률은 44.5%이며, 우리나라는 34.3%로 선진국의 2~3배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도 패혈증의 심각성을 인지해 지난해 ▲대중에게 패혈증에 대한 주의를 환기할 것 ▲유관 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것 ▲감염 예방·조절에 최선을 다할 것 등의 패혈증 결의안을 채택, 권고했다.
패혈증과 관련된 수치 대부분이 선진국에서 나온 자료이기 때문에 과소평가됐을 가능성이 높고, 후진국일수록 패혈증 예방·조기발견을 통해 사망률을 낮춰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표적인 대형병원들의 데이터이기 때문에 전체적인 사망률은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홍 회장은 “우리나라는 패혈증 사망률이 높다. 이에 따른 사회·경제적 부담은 매우 클 것이며, 인구 고령화, 암환자 ·면역억제치료자 증가로 패혈증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며, “패혈증 사망률 감소 및 치료 성적 제고를 위해 패혈증에 대한 인식도 증가 및 예방·조기 진단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패혈증 관리에 관한 법률안’ 국회에 발의
특히 올해는 지난 4월 ‘패혈증 관리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발의돼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이 법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장관은 패혈증관리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토록 하고 패혈증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을 위한 연구·개발 사업을 시행토록 했다.
또 ▲복지부 장관이 패혈증 발생 위험 요인과 패혈증 발생, 진료에 관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수집·분석하는 등 조사·통계사업을 진행하는 내용도 담겼다.
다만 법안이 현실화될 때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민간에서의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홍 회장은 “우선 학회에서 가능한 부분부터 진행하고자 한다”며, 전국적인 패혈증 등록사업을 통해 객관적인 자료 축적을 추진하고, 이를 근거로 국내 상황을 알리고 교육 및 홍보 자료 개발 및 의료기관에는 치료 지침을 준수하도록 해 표준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정부의 적극적인 의지와 지원이 필수적이다”며, “복지부 내 패혈증을 관리하기 위한 담당부서가 설치된다면 전국 병원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한 팀 혹은 시스템이 구축될 것이고, 각 병원들도 조기진단과 치료 지침의 순응도를 높이기 위한 노력이 이뤄질 것이다”고 예측했다.


이와 함께 중환자의학회는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TFT를 조직하고, 기획위원회를 중심으로 중환자실 수가체계 개선 및 중환자실 등급화도 추진한다.
홍 회장은 “중환자실 운영을 위한 적정 보험수가 및 재정을 확보하면서 현 중환자실 관련 보험 기준 및 규정을 현실화하는 것이 목표이다”고 밝혔다.


한편 패혈증은 중환자실의 가장 흔한 질환으로 감염에 의해 전신적인 염증 반응이 발생하고 주요 장기의 기능 부전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지 않으면 사망률이 40~70%까지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렴과 같은 급성 감염이 발생했을 때 염증 반응이 특정 장기나 부위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게 특징이다.


홍성진 회장은 “패혈증 치료 성적은 우리나라 중환자 의학 수준을 보여주는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다”며, “국민들이 패혈증을 인지하고, 주의를 환기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부도 패혈증의 중요성에 준하여 재정적, 정책적 지원을 바라며, 국민들도 조기치료를 위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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