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계란 파동의 대처법 중 하나로 제시된, 동물복지 인증(가축에 여유로운 사육 공간 제공)을 통해 생산된 계란은 개당 200∼250원에 판매되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까지 국내에서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는 전국적으로 100곳이 채 되지 않았다.
22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농촌진흥청 산하 국립축산과학원 가금연구소팀이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 20곳을 대상으로 2015년6월에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이같이 조사됐다.
이번 연구결과는 한국가금학회지 최근호에 ‘산란계 동물복지 인증농가의 생산실태 조사’라는 내용으로 소개됐다.
이 논문에 따르면 2016년 9월 현재 전국 산란계 농가는 1,149곳, 농가당 평균 사육 마릿수는 6만 5,837마리였다.
이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는 85곳으로 전체 산란계 농가의 2.6%에 그쳤다.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의 평균 사육 마릿수는 1만 2,000마리였다.
세종시를 제외한 전국 16개 시·도 중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가 가장 많은 곳은 충북(23곳), 가장 적은 곳은 제주(1곳)였다.
사육하는 가축에 비교적 넉넉한 공간을 제공하는 동물복지 인증 농가라 하더라도 가축 질병에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호흡기 질병 발병률이 55%로 가장 높았다. 대장균증은 패널철골조 계사에서만 나타났지만 발병률은 44%에 달했다.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계란의 70%는 대형마트나 지역판매장에서 판매됐다.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산란계 농가에서 생산된 계란의 가격은 사육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닭을 실내에서 키우는(평사) 산란계 농가 14곳 중 6곳이 제시한 계란 1개당 가격은 200∼250원이었다.
개당 500원을 넘게 받는 농가도 1곳 있었다. 닭을 밖에서 키우는(방사) 3곳의 계란 가격은 개당 각각 200∼250원·250∼300원·300∼350원이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동물복지 계란에 대해 국내 소비자가 구매 의사를 보이긴 했지만 일반계란(개당 100∼150원)보다 가격이 높아 실제 판매는 저조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한편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동물복지를 ‘건강하고 안락하며 양질의 영양과 안전한 상황에서 본래의 습성을 표현할 수 있으며, 고통·두려움·괴롭힘 등의 나쁜 상태를 겪지 않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국내에선 1991년 제정된 동물보호법이 2012년 2월 전면 개정된 후 그해 3월부터 산란계에 대한 동물복지 인증제도가 시작됐다. 이어 2013년 양돈, 2014년 육계, 2015년에 한우·육우·젖소·염소로 대상가축이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