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세먼지 속에서도 흔히 발견되는 카드뮴·수은 등 중금속이 ‘죽음의 5중주’로 통하는 대사증후군 발생 위험을 높이는 데도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카드뮴은 고혈압, 수은은 복부비만 발병 위험을 높였다.
대구곽병원 가정의학과 석교진 과장팀이 2013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해 성인 1827명(남 909명·여 918명)의 체내 수은·카드뮴·납 등 중금속 농도와 고혈압 등 질병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과장팀은 연구 대상자의 혈중 중금속 농도가 낮은 순서부터 차례로 정렬한 뒤 하위 50%를 ‘혈중 중금속 농도 낮음’, 상위 50%를 ‘혈중 중금속 농도 높음’으로 분류했다.
이번 연구 결과 혈중 카드뮴 농도가 높은 사람(상위 50%)는 낮은 사람(하위 50%)에 비해 고혈압 유병률이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혈압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이다. 혈압이 높아지면 심혈관질환의 위험도 함께 증가한다. 카드뮴이 심혈관질환에 의한 사망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다.
우리 국민은 주로 농작물을 통해 카드뮴을 섭취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카드뮴은 일반적으로 아시아 국가 국민에서 고농도로 측정된다. 주로 쌀 등 농작물을 주식으로 하는 식습관이 원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에서 혈중 수은 농도가 높을수록 복부 비만과 대사증후군 유병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혈중 수은 농도가 높은 사람(상위 50%)은 낮은 사람(하위 50%)보다 복부 비만 위험이 1.6배, 대사증후군 위험이 1.4배 높았다.
대사증후군은 복부 비만·고(高)중성지방혈증·저(低)HDL콜레스테롤혈증·고혈압·고혈당 중 3개 이상을 가진 상태를 가리킨다. 대사증후군은 심근경색·뇌졸중 발생 위험을 높여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과장팀은 논문에서 “이제까지 대사증후군은 생활습관 개선이 가장 이상적인 예방법으로 여겨졌다”며, “중금속에 가급적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대사증후군 예방법으로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KJFP) 최근호에 ‘한국 성인의 중금속 농도와 대사증후군과의 연관성’이라는 내용으로 발표됐으며,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이 소개했다.
한편 중금속은 체내에 유입되면 잘 배출되지 않고 축적되며 장기간 노출되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를 부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