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식사를 거르면 당뇨병 전(前) 단계 위험이 아침을 챙겨 먹는 사람보다 26% 높아지는 것으로 밝혀졌다. 당뇨병 전 단계 위험이 높아진다는 것이 한국인에게 흔한 제2형(성인형) 당뇨병에 걸리기 쉬워진다는 뜻이다.
한림대 강동성심병원 가정의학과 김수영 교수팀이 2011∼201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원자료를 토대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적 없는 성인 7936명의 아침 결식과 당뇨병 전 단계 위험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김 교수팀은 조사 대상을 국민영양건강조사 당일의 1∼2일 전 아침식사를 모두 거른 그룹(아침 결식 그룹)과 한 번이라도 아침을 먹은 그룹(아침 식사 그룹)으로 나눴다.
아침 결식 그룹의 비율은 12%(950명)였다. 아침 결식 그룹은 대체로 아침 식사 그룹에 비해 나이가 젊고 신체 활동량이 많았다.
현재 흡연 하는 비율(34.1%)이 아침 식사 그룹(17.2%)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높았다. 주(週) 2회 이상의 잦은 음주 비율(25.4%)도 아침 식사 그룹(19.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의외로 고혈압 유병률은 아침 결식 그룹(7.3%)이 아침 식사 그룹(22%)보다 훨씬 낮았다.
김 교수팀은 2010년 미국당뇨병협회(ADA)의 진단 기준에 따라 공복(空腹) 혈당이 100∼125㎎/㎗이거나 당화혈색소가 5.7∼6.4%인 사람을 당뇨병 전 단계로 판정했다.
이번 연구에서 전체 대상의 거의 절반(44.9%, 3563명)이 당뇨병 전 단계로 진단됐다.
아침 결식 그룹은 아침 식사 그룹에 비해 당뇨병 전 단계일 가능성이 1.256배 높았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아침 결식이 2형 당뇨병의 위험인자로 작용하는 것은 아침을 거르면 아침을 챙겨 먹은 날보다 점심 후의 혈당·인슐린 수치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는 식후 인슐린 민감성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저녁 등 남은 끼니에서 더 많은 양의 음식을 섭취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역시 장차 당뇨병 발생위험을 높이는 요인이 된다.
김 교수팀은 논문에서 “아침 결식 그룹의 하루 총에너지 섭취량은 2099㎉로 아침 식사 그룹(1969㎉)보다 오히려 많았다”며, “아침 결식으로 인한 허기 때문에 점심·저녁 식사의 끼니당 칼로리 섭취량이 지나치게 많아진 결과”라고 지적했다.
미국에서 당뇨병이 없는 남성을 1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아침 결식 그룹의 2형 당뇨병 발생률을 21% 높았다. 중년 남녀 4631명을 9년간 추적 관찰한 일본의 연구에선 아침 결식이 2형 당뇨병 발생 위험성을 73%나 증가시켰다.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당뇨가 없는 성인에서 아침식사 결식 여부와 당뇨병 전 단계 위험과의 관계’라는 주제로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