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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뇌세포 켜고 끄는 ‘광유전학’ 개척 3인, 2026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 - 다이서로스·헤게만·나겔 ‘광개폐성 이온채널과 광유전학 발견’ 공로로 … - 녹조류 단백질 ‘채널로돕신’서 출발…신경회로와 행동의 인과관계 규명 …
  • 기사등록 2026-10-05 23: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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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 노벨위원회가 5일(현지시간) 단세포 조류의 빛 반응 단백질을 이용해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빛으로 켜고 끄는 ‘광유전학’을 개척한 공로로 칼 다이서로스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와 페터 헤게만 독일 훔볼트대 교수, 게오르크 나겔 독일 뷔르츠부르크대 교수 등 3명을 2026년 노벨 생리의학상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빛 개폐 이온채널과 광유전학 발견”

노벨위원회가 밝힌 수상 업적은 ‘광개폐성 이온채널(light-gated ion channels)과 광유전학(optogenetics)에 관한 발견’이다. 

세 연구자는 빛으로 특정 신경세포의 활동을 선택적으로 조절하는 광유전학의 토대를 마련하고, 이를 신경과학의 핵심 연구기술로 발전시킨 공로를 인정받았다. 

노벨위원회는 광유전학이 뇌에 대한 인류의 이해를 근본적으로 바꿨으며, 인간의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라는 오랜 수수께끼를 푸는 새로운 발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페르 스베닝손 노벨 생리의학위원장은 광유전학이 과거에는 꿈에 그쳤던 방식으로 뇌를 지도화할 기회를 열어줬다고 설명했다. 

상금은 1200만 스웨덴크로나(약 16억956만원)로 세 수상자가 똑같이 나눠 갖는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미국 국적, 헤게만·나겔 교수는 독일 국적이다. 


◆녹조류의 ‘빛 스위치’에서 살아 있는 뇌 제어 도구로

▲헤게만·나겔, 채널로돕신 규명

출발점은 미생물이 빛을 감지하는 원리를 밝힌 기초연구였다. 

헤게만 교수와 나겔 교수는 단세포 조류에서 빛을 받으면 이온이 세포막을 통과하도록 통로를 여는 단백질 ‘채널로돕신(channelrhodopsin)’을 규명했다. 

이 단백질을 다른 세포에 넣으면 해당 세포가 빛에 반응하게 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다이서로스, 신경세포에 적용

다이서로스 교수는 이를 신경세포에 적용했다. 

쥐의 신경세포에 채널로돕신 유전자를 도입한 뒤 청색광을 비춰 신경 신호를 발생시켰고, 이후 살아 있는 생쥐의 뇌에서도 빛으로 신경세포를 제어하는 ‘스위치’를 구현했다. 

다이서로스 교수는 2025년 3월 아산의학상 수상 당시 인터뷰에서 바다에 사는 녹조생물의 빛 반응 단백질 '옵신'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밝혔다. 

다만 포유류와 녹조생물은 세포 발현 방식이 달라 옵신 유전자를 포유류에서 발현시키기 어려웠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끊임없이 시도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2004년 세포 수준 연구에 성공한 뒤에도 몇 년간 움직이는 동물에 적용할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고 주변 우려도 컸다고 전했다. 

2007년 취재차 찾아온 뉴욕타임스 기자 앞에서 쥐의 우반구 운동피질에 광섬유를 삽입해 빛을 비추자 쥐가 반시계 방향으로 돌기 시작했고, 빛을 끄자 멈췄다며 그 순간 확신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상관관계 넘어 ‘인과관계’ 검증…신경과학 연구 방식 바꿔

광유전학은 빛에 반응하는 이온채널 등 광감응성 단백질을 유전공학적 방법으로 특정 뇌세포에 발현시킨 뒤, 특정 파장의 빛을 비춰 해당 신경세포군이나 뇌 회로의 활성을 실시간으로 제어하는 기술이다. 

서울아산병원 융합의학과 김준기 교수는 기존 전기 자극과 달리 특정 종류의 신경세포만 골라 시간적으로 매우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 안과 김기현 교수는 이 기술의 중요성이 신경활동과 행동의 상관관계를 관찰하는 데서 나아가 특정 회로의 기능을 직접 시험할 수 있게 한 데 있다고 짚었다. 

특정 신경세포를 작동시키거나 억제했을 때 행동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해 신경회로와 기능의 인과관계를 검증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김기현 교수는 “이것이 기억과 감정, 보상, 운동 등 복잡한 뇌 기능을 연구하는 방식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평가했다. 

김준기 교수도 “의학자들이 실험동물에서 특정 뇌 회로의 기능을 세포·분자 수준에서 이해하고, 개발 중인 신약이 뇌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가설을 시험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파킨슨병 연구부터 시력 회복까지…임상 응용 확대

▲신경계 질환 기전 규명과 신약 검증

김준기 교수에 따르면 광유전학은 파킨슨병, 뇌전증(간질), 수면장애 등 다양한 신경계 질환의 발생 기전을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과 신약 후보를 검증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망막색소변성 환자, 시각 기능 일부 회복

임상 연구도 진행 중이다. 

김기현 교수는 망막색소변성 환자의 남아 있는 망막 신경세포에 빛 감지 능력을 부여하는 치료 연구가 진행돼 일부 시각 기능 회복이 보고됐다고 설명했다. 

다이서로스 교수 역시 2021년 발표된, 이 질환으로 시력을 잃은 환자를 광유전학으로 치료한 연구 결과를 대표 사례로 소개한 바 있다.

그는 빛으로 특정 세포를 자극해 질병을 직접 치료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세포를 광유전학으로 찾아내 신약 개발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느 세포에 무엇을 전달해야 치료가 가능한지 연구가 진행될수록 적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침습 기술·타 장기 적용으로 진화

다이서로스 교수는 민감도가 높은 옵신이 개발되면서 광섬유를 수술로 뇌심부에 삽입하지 않고 뇌 표면에 빛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도 뇌심부 뉴런을 조작할 수 있게 됐다며, 기술이 비침습적 방향으로 진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의 연구팀은 쥐의 심근세포에 옵신을 발현시키고 적색 LED 조끼로 빛을 비춰 심장 박동을 원하는 대로 조절하기도 했다.


◆다이서로스, 2025년 아산의학상 수상…“실패 두려워 말고 남과 다르게 생각해야”

다이서로스 교수는 2025년 3월 18일 아산사회복지재단이 선정하는 제18회 아산의학상 기초의학부문을 수상하며 미화 25만 달러의 상금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미생물의 빛 감지 원리를 밝힌 기초연구가 살아 있는 뇌를 정밀하게 제어하는 도구로, 다시 질환 치료 연구로 이어진 과정을 인정한 것이다. 

김기현 교수는 “앞으로 질환 관련 신경회로를 더 정밀하게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임상에 적용 가능한 치료법을 개발하는 연구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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