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청장 임승관) 국립보건연구원(원장 남재환)이 한국인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 202명의 유전정보와 임상 경과를 분석한 결과, 특정 유전자 변이가 심장이식·사망, 부정맥 및 심기능 회복과 각각 연관이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서구권 중심 기존 연구와 달리 한국인·동아시아 인구 근거 마련
확장성 심근병증은 심장이 커지고 심장 근육의 힘이 약해져 몸 전체에 혈액을 원활하게 보내지 못하는 질환이다.
환자에 따라 오랫동안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심한 심부전으로 진행해 심장이식이 필요할 수 있다.
유전적 요인이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존 연구는 주로 서양인을 대상으로 이루어져 한국인을 포함한 동아시아 인구집단에 관한 근거는 부족했다.
이에 국립보건연구원과 서울아산병원, 충북의대 연구진은 국내 심부전 및 심장이식 등록자료(KorAHF·KDCM·KOTRY)를 활용해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 202명(심장이식 환자 56명, 외래 진료 환자 146명)의 유전정보를 분석했다.
◆LMNA 변이 있으면 이식·사망 위험 14배… TNNT2는 기능 회복과 연관
분석 결과 전체 환자 202명 중 64명(31.7%)에서 질환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됐다.
이 가운데 LMNA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심장이식을 받거나 사망할 위험(오즈비 14.65)과 부정맥 발생 위험이 높았으며, 좌심실 기능 회복 가능성은 유의하게 낮았다(오즈비 0.12). 반면 TNNT2 유전자 변이가 있는 환자는 좌심실 박출률이 10%p 이상 회복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았다(오즈비 6.03).
이러한 결과는 환자의 성별과 진단 연령 등을 고려한 뒤에도 유의미한 차이를 보였다.
등록 당시 외래진료군에서는 TTN 변이가 13.0%로 가장 흔했고, TNNT2 변이 6.2%, LMNA 변이 4.1% 순이었다.
반면 심장이식군에서는 LMNA 변이가 19.6%로 가장 흔했으며, TTN 변이는 8.9%에서 확인됐고 TNNT2 변이는 발견되지 않았다.
이상언 서울아산병원 교수는 “확장성 심근병증은 같은 진단이라도 환자마다 진행 양상이 크게 다른데, 이번 연구는 유전정보를 바탕으로 심장이식·부정맥 고위험군을 조기에 평가하고, 환자별 추적관찰과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데 필요한 임상적 근거를 제시했다”라고 설명했다.
전재필 미래의료연구부장은 “한국인 특발성 확장성 심근병증 환자의 유전적 특성과 임상 경과를 연계하여 유전자별 위험도 평가를 위한 근거를 마련한 성과”라며, “앞으로 한국인 유전체와 임상정보를 활용한 정밀의료 연구를 확대하여 심혈관질환의 맞춤형 예방·치료를 위한 과학적 근거를 강화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The Journal of Heart and Lung Transplantation’에 게재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