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자는 동안 나타나는 코골이는 흔히 피곤하거나 술을 마신 날 나타나는 잠버릇 정도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코골이가 거의 매일 반복되고, 자는 도중 숨이 끊기는 모습까지 동반된다면 단순한 소리의 문제만으로 보기 어렵다.
시흥 은계두리이비인후과 박진수(대한이비인후과학회 정회원) 원장은 “코골이는 잠이 들면서 목 주변 근육이 이완되고 좁아진 기도를 공기가 지나가는 과정에서 주변 조직이 떨리며 발생한다. 기도가 더욱 좁아지면 공기의 흐름이 크게 줄거나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는데, 이러한 호흡 장애가 반복되는 질환이 수면무호흡증이다.”고 밝혔다.

◆충분한 수면에도 다음 날 피로하거나 낮 동안 졸음이 심한 이유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하면 몸은 부족해진 산소를 보충하기 위해 짧은 각성 반응을 일으킨다.
본인은 잠에서 깼다고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이러한 반응이 밤새 이어지면 깊은 수면 단계가 반복적으로 끊길 수 있다.
충분한 시간을 잤음에도 다음 날 피로가 남거나 낮 동안 졸음이 심해지는 이유도 이와 관련될 수 있다.
박진수 원장은 “아침에 일어났을 때 머리가 무겁거나 두통이 나타나는 경우, 입이 심하게 마르는 증상도 함께 살펴볼 수 있다. 낮에는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이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고, 회의나 운전처럼 한동안 집중해야 하는 상황에서 졸음을 참기 어려워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혈압과 심박수에도 영향
문제는 이러한 변화가 수면의 질에만 머물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호흡이 반복적으로 멈추면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아지고, 다시 호흡하기 위해 몸의 긴장 상태가 높아지는 과정이 되풀이된다.
이때 교감신경 활동이 증가하면서 혈압과 심박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박진수 원장은 “이러한 상태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 심장과 혈관이 밤마다 반복적인 부담을 받게 된다. 여러 연구에서도 수면무호흡증과 고혈압, 부정맥, 심근경색, 뇌졸중 등 심혈관계 질환 사이의 연관성이 보고되고 있다. 따라서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코골이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 전신건강의 관점에서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코골이 소리만으로 수면무호흡증의 여부나 정도를 판단하기는 어렵다. 같은 코골이를 보이더라도 실제로 호흡이 멈추는 빈도와 산소포화도의 변화, 수면이 끊기는 정도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수면다원검사
이러한 수면 상태를 살펴보는 검사로 수면다원검사가 활용된다.
검사실에서 하룻밤 실제로 잠을 자는 동안 뇌파를 비롯해 눈의 움직임, 호흡 흐름, 가슴과 복부 움직임, 심전도, 산소포화도, 코골이 등 다양한 생체 신호를 동시에 기록한다.
박진수 원장은 “이를 통해 단순히 코를 고는지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수면 중 호흡이 얼마나 자주 감소하거나 멈추는지, 호흡 장애가 발생했을 때 산소포화도가 어느 정도 변하는지 등을 함께 분석한다. 수면 단계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와 각성 반응이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도 살펴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수면무호흡증의 정도를 평가할 때는 한 시간 동안 발생한 무호흡과 저호흡 횟수를 나타내는 무호흡·저호흡 지수가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여기에 산소포화도와 수면 구조, 평소 낮 졸림이나 아침 두통 같은 증상을 함께 살펴 치료 방향을 결정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수면무호흡증 확인 시
수면무호흡증이 확인된 경우에는 정도와 신체 상태에 따라 생활습관 관리와 양압기 치료 등이 적용될 수 있다.
양압기는 잠을 자는 동안 마스크를 통해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보내 기도가 좁아지거나 닫히지 않도록 지지하는 장치다.
수면 중 호흡을 유지하도록 도와 무호흡과 저호흡이 반복되는 상황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박진수 원장은 “코골이가 있다고 해서 모두 수면무호흡증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코골이와 함께 숨이 멎는 모습이나 심한 낮 졸림이 반복된다면 밤사이 호흡 상태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며, “수면무호흡증은 본인이 잠든 사이 나타나는 질환이기 때문에 가족이나 배우자가 먼저 호흡 변화를 발견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면다원검사는 수면 시간만 확인하는 검사가 아니라 실제 잠든 동안 호흡과 산소포화도, 수면 단계, 각성 반응 등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과정이다.”며, “검사에서 확인된 수면무호흡의 정도와 개인의 증상을 함께 고려해 이후 관리 방향을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