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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권역응급의료센터’…응급의학의사회 ”구조적 문제 외면한 미봉책” - 이형민 회장 “최종치료 강제 부과 방식은 성공 못해” - “지역센터 줄고 이름만 바뀌는 조치…현장 목소리 반영해야”
  • 기사등록 2026-07-16 08:3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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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가 15일 중증응급의료체계 강화를 위해 권역응급의료센터 53개소 선정 계획을 발표하고 신규 12개 병원을 확대 지정했다.

이에 대해 대한응급의학의사회는 “실질적 개선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며 우려와 제언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대한응급의학의사회(회장 이형민)는 15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정부의 응급의료체계 강화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이번 확대 지정이 응급의료 개선의 완성이 아닌 시작일 뿐”이라고 밝혔다. 

의사회는 신규 지정된 12개 병원이 응급의료 최상위 기관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원을 촉구하면서 최종치료의 책임을 권역센터에 강제로 부과하는 현행 방식은 성공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적정 규모 기준 없는 확장, 장기 로드맵부터 제시해야”

의사회는 가장 먼저 권역응급의료센터의 적정 규모에 대한 과학적 기준과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 수요나 정치적 논리에 기댄 확장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미국의 레벨1 외상센터가 전체 외상센터의 약 10% 수준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국내 400여 개 응급실 환경에서 권역응급센터의 적정 개수와 그에 따른 예산·인력 지원 규모를 담은 장기 로드맵이 먼저 제시돼야 한다고 밝혔다.


◆“최종치료 역량, 응급실 단독으로 평가할 수 없어”

의사회는 “‘최종치료 역량’ 평가 방식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응급실은 응급처치와 급성기 치료를 제공하는 곳으로, 최종치료는 병원 전체의 역량과 직결된 문제인 만큼 응급실 자체의 독립적 기능으로 평가될 수 없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센터 지정 확대가 반드시 최종치료 역량 강화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점을 정부가 직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후 관리와 대책 미흡 지적 

기존 센터 탈락에 대한 사후 관리와 대책 미흡을 지적했다. 

의사회는 이전 응급의료기본계획 수립 당시부터 기존 권역센터를 유지하며 단계적으로 확대할 것을 건의해왔지만, 이번 평가에서도 일부 병원이 탈락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센터 운영을 위해 시설·인력·장비를 투입한 병원들의 손실을 방치한 데 대해, 지도·감독 기능을 수행해야 할 중앙응급의료센터와 복지부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위기의 본질은 센터 숫자 아닌 구조적 모순”

의사회는 현장의 위기가 센터 숫자가 아닌 구조적 모순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의료인에 대한 법적 위험성, 상급병원의 고질적 과밀화, 지역 응급의료 인프라 붕괴라는 복합적 원인이 근본 문제이며, 이를 해결하지 않고 간판만 바꾼다고 없던 진료 역량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의사회는 정책의 시선이 권역센터와 상급병원에 편향돼 지역응급의료기관에 대한 지원이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센터 줄어드는데 확대로 포장…이름 바뀐다고 역량 안 늘어”

이형민 회장은 별도 발언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우려를 제기했다. 

이 회장은 “지역응급의료센터 대부분이 교육수련병원으로 권역응급의료센터와 사실상 동일한 환자 진료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이번 조치가 권역센터 확대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지역센터 수가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져 현장의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름이 바뀐다고 역량이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며,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없는 ‘최종치료’라는 용어가 이번 정책 제목부터 사용되며 일선 병원을 압박하고 있다. 응급실 수용 곤란 문제가 발생할 경우 권역센터가 맡기로 한 만큼 책임을 져야 한다는 무언의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0년간 유명무실했던 전달체계

이 회장은 법적 위험성, 과밀화, 인프라 개선이라는 근본 과제를 건너뛴 대책은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 20년간 중증환자는 권역센터, 경증환자는 지역기관이 담당하도록 한 응급의료 전달체계가 유명무실했으며, 이는 명백한 정책 실패임에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급병원에 지원이 집중될수록 지역 응급의료기관은 더 어려워지고 취약지의 전달체계 개선은 요원해진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새로 선정된 권역센터에 무리한 시범사업이 공식적으로 강요될 수 있으며, 이를 지키지 못하면 탈락시키는 방식이 반복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사회는 이번 확대 지정이 일회성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쳐서는 안 되며, 최종치료에 대한 국가 책임을 방기하고 현장에 떠넘기는 책임회피성 정책은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하반기 새로운 응급의료 발전계획 수립 논의가 시작되는 만큼, 이번만은 현장의 목소리를 담은 제대로 된 논의체와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의사회는 “정부와 진지하고 치열하게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며, “현장과 함께 올바른 방향의 개선이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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