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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청과학회 “‘중대한 과실’ 정의 모호…개정안 재검토하라” -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중대한 과실’ 조항에 우려 표명 - “추상적 문언 삭제하고 객관적·한정적 기준으로 정비해야” - 4대 요구사항 제시…“행위 당시 의학적 기준으로 판단돼야”
  • 기사등록 2026-04-16 21: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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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가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에 포함된 ‘중대한 과실’ 정의 조항이 지나치게 포괄적이고 모호하다며 신중한 재검토와 충분한 보완을 강력히 촉구했다.


소청과학회는 이번 개정안의 입법 취지에는 깊이 공감한다는 입장을 먼저 밝혔다. 

의료사고로 인한 환자 피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구제하고, 의료인의 과도한 형사적 부담을 완화해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려는 방향성에 동의한다는 것이다. 

소청과학회는 “환자 보호와 안전한 의료체계의 확립은 우리 사회가 반드시 지향해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강조했다.


◆“예측 가능성·통상적 진료 등 표현 해석 범위 너무 넓어”

소청과학회가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부분은 '중대한 과실'의 정의 조항에 포함된 추상적 문언이다. 

환자나 수술 부위를 혼동해 수술한 경우, 수술 후 체내에 이물질을 남긴 경우, 혈액형이 맞지 않는 수혈을 한 경우 등 객관적으로 명백한 잘못은 중대한 과실로 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했다.

그러나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필요한 진단이나 치료를 하지 않은 경우’ 또는 ‘통상적인 진료 수준에서 현저히 벗어난 경우’와 같은 표현은 해석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이다. 

소청과학회는 “의료현장에서는 환자의 상태, 질환의 특성, 의료기관의 여건, 당시 확보 가능한 정보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결과 중심 판단 위험…행위 당시 기준으로 평가해야”

소청과학회는 개정안이 환자에게 중대한 손상이나 사망과 같은 결과가 발생했을 때, 중대한 과실 판단이 결과 중심으로 이뤄질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소청과학회는 “의료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과 위험을 수반하는 영역이며, 그 적정성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당시의 의학적 기준과 임상적 맥락에 따라 평가돼야 한다”고 밝혔다. 

결과 발생 이후의 사후적 관점에서 의료행위를 재구성해 판단하면, 당시 확보 가능한 정보에 기초한 합리적 판단에도 결과를 이유로 책임이 과도하게 확대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방어진료 심화·고위험 필수의료 기피 초래 우려”

소청과학회는 불명확한 규정이 의료현장에서 방어진료를 심화시키고, 소아·응급·중환자진료와 같은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기피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는 본질적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경과의 변동성도 큰 영역이다. 

소청과학회는 “이러한 분야에서 법적 위험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의료인은 적극적 진료보다 법적 분쟁의 회피를 우선하게 될 수 있으며, 이는 환자의 의료접근성 저하와 적시 진료의 지연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4대 요구사항 제시

소청과학회는 구체적으로 네 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첫째, ‘중대한 과실’의 범위는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하고 사회적으로도 명백한 안전원칙 위반 행위를 중심으로 엄격하고 한정적으로 규정할 것, ▲둘째, ‘예측 가능성’, ‘통상적 진료’, ‘안전관리 의무’와 같이 해석의 여지가 큰 추상적 문언은 삭제하거나 보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기준으로 정비할 것. ▲셋째, 중대한 과실 여부의 판단은 결과가 아니라 행위 당시의 의학적 판단 기준, 즉 동일 전문과목과 유사한 진료환경에서의 사전적 기준에 따라 이뤄질 것, ▲넷째, 소아·응급·중환자진료 등 고위험 필수의료 분야의 특수성과 현실이 입법 과정에 반드시 반영될 것 등이다.


소청과학회는 “환자 보호와 의료인의 안정적 진료환경은 서로 대립하는 가치가 아니라 함께 지켜져야 할 가치”라며 “환자 보호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도 의료현장이 과도하게 위축되지 않고 안정적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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