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유병률 변화와 치료 패러다임 전환에 관한 최신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대한소아알레르기 호흡기학회(이사장 안강모,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지난 10~11일 스위스그랜드호텔서울 컨벤션센터에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2026년 춘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30년간 알레르기비염 지속 증가, 천식은 감소·정체
학회에 따르면 국내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장기 추세를 보면, 최근 30년간(1995~2022년) 알레르기비염은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천식은 감소하거나 정체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토피피부염은 연령군에 따라 상반된 변화를 보였으며, 국내 코호트 연구에서 중증도가 증가하는 추세가 확인됐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일본, 대만 등 일부 선진국이 한국과 유사한 추세를 보이는 반면, 태국·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는 여전히 증가 양상이 지속되고 있다.
이러한 지역 간 차이는 도시화 수준, 대기오염, 기후 변화 등 환경적 요인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됐다.
◆핵심 개념 전환: 아토픽 마치에서 트라젝토리로
이번 학술대회에서는 소아 알레르기 질환의 핵심 개념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강조됐다. 기존에는 알레르기 질환이 선형적으로 진행된다고 보는 ‘아토픽 마치(Atopic march)’ 개념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같은 출발점에서도 다양한 경로로 질환이 전개된다는 ‘트라젝토리(Trajectory)’ 분석이 주목받고 있다.
설인숙 홍보사회간사(연세대의대 소아청소년과)는 기자간담회에서 트라젝토리 분석이 질병을 단일 시점이 아니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이해하는 접근이라고 설명했다.
유사한 변화 패턴을 보이는 환자들을 통계적으로 묶어 대표적인 궤적을 도출하며, 유전적 소인과 환경 노출, 감염, 미생물 환경, 면역반응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알레르기비염
COCOA 연구에서 조기 발병형, 후기 발병형, 일시형 등 다양한 궤적이 확인됐으며, 항히스타민제·비강 스테로이드 외에 알레르겐 면역치료(AIT)가 질환 경과 자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치료로 주목받고 있다.
▲천식
영유아기 증상이 장기 예후를 결정하며 폐기능 궤적이 중요하다. GINA 가이드라인 2025에 따라 흡입 코르티코스테로이드(ICS) 기반 치료가 강화되고 단기작용 기관지확장제(SABA) 단독 사용은 줄어드는 추세다.
중증 천식에는 항IgE, 항IL-5/5R, 항IL-4Rα, 항TSLP 등 생물학적 제제가 효과를 보이고 있다.
▲아토피피부염
5가지 궤적이 확인됐으며, 일부는 지속되면서 천식 위험이 증가한다. 치료도 기존 국소치료 중심에서 듀필루맙 등 생물학적 제제와 JAK 억제제로 확대됐다.
▲식품알레르기
태내~영유아기에 발생하며 환경·미생물 영향이 중요하다. 과거 회피 중심 전략에서 경구유발검사(OFC), 경구면역요법(OIT), 다중 식품 OIT, 생물학적 제제, BTK 억제제 등 적극적 치료로 전환됐다.

◆치료 패러다임: ‘조절’에서 ‘변형’으로
치료 전략도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ICS나 생물학적 제제를 통한 증상 조절(Control)이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면역치료(AIT)를 통해 질환의 자연 경과 자체를 변화시키는 질환 변형(Disease Modification)으로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다.
표현형(Phenotype) 중심의 증상 분류에서 면역·분자 기전 중심의 내재형(Endotype) 분류로 전환되면서 정밀의학 기반 맞춤 치료가 가능해지고 있다.
◆조기 개입과 미래 방향
영유아기 환경 노출이 평생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고위험군의 조기 선별과 예방 전략이 핵심으로 강조됐다.
향후에는 AI 기반 바이오마커를 활용한 악화 예측, 트라젝토리와 오믹스(omics) 데이터 통합, 개인 맞춤 개입 등 가이드라인 중심에서 알고리즘 기반 의학으로의 전환이 전망됐다.
소아 알레르기 질환은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조기 개입을 통한 예방 중심의 국가적 대응과 환경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이 이번 학술대회의 핵심 메시지로 제시됐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