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이 소아천식 환자 975명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연구에서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없는 알레르기 천식 환자가 개나 고양이 같은 반려동물을 키울 경우 기도 염증과 천식 중증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

◆반려동물 알레르기 없어도 천식 악화
서울아산병원 유진호 교수팀은 2016년부터 운영 중인 한국 소아천식코호트를 활용해 5~15세 소아천식 환자의 반려동물 보유 여부와 알레르기 감작 상태, 폐기능, 호기산화질소 등 기도염증 지표, 천식 중증도를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 결과 알레르기 소아천식 환자 중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키우지 않는 경우보다 기도 염증이 심했고, 이 영향은 추적 6개월까지도 지속됐다.
최근 12개월 동안 입원 경험도 더 잦았으며 폐기능은 낮은 양상을 보였다.
주목할 점은 반려동물 알레르기 유무와 상관없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기도 염증이 더 심하게 나타났다는 것이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환자의 호기산화질소 농도는 42.3ppb로 키우지 않는 환자의 25.9ppb보다 유의하게 높았다.
천식 중증도 역시 반려동물을 키우는 경우 지속형 천식 비율이 71.7%로 키우지 않는 경우의 57.6%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는 반려동물 알레르기 검사에서 음성이더라도 실제 생활환경에서의 반려동물 노출 자체가 알레르기 소아천식 환자의 기도 염증을 증가시켜 질병 관리를 어렵게 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복합적 환경 항원 노출이 원인
교수진은 알레르기 소아천식의 경우 알레르기성 염증과 기도 과민성의 연관성이 강하기 때문에 반려동물의 털, 타액, 분변 등 다양한 구성의 환경 항원과 미세입자, 미생물군 노출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도 염증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간에 따른 변화 분석에서는 6개월 추적 시점에서도 반려동물 보유군의 기도염증 상승이 지속됐고, 12개월 시점에서는 그룹 간 차이가 다소 줄어드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계절성, 생활습관 변화, 치료 조절, 노출량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대규모 다기관 자료로 임상 의문 규명
이번 연구는 임상 현장에서 흔히 맞닥뜨리는 ‘검사는 음성인데 왜 증상이 악화될까’라는 의문에 대해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없어도 반려동물 노출이 염증 반응과 임상 중증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대규모 다기관 자료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연구결과는 알레르기질환 분야 상위 국제 학술지인 ‘알레르기 천식 면역 연구’에 게재됐다.
김원호 국립보건연구원장은 “기존에는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있는 환자에게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을 피하도록 권유됐지만, 반려동물 알레르기가 없더라도 반려동물을 키울 경우 알레르기천식환자의 기도염증이 심해지고 천식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은 천식 등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정보 제공 및 교육을 위해 전국 11개 시도에서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소아천식 환자와 보호자는 교육정보센터에서 제공하는 교육과 전문상담을 통해 천식 관리에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 발표 예정
질병관리청은 올해 12월 반려동물로 인한 알레르기 발생과 악화를 예방 및 관리할 수 있도록 ‘반려동물 알레르기 예방관리수칙’을 발표할 예정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국민의 알레르기질환에 대한 인식 제고와 자가관리 역량 향상을 위해 과학적 근거 기반의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아토피·천식 교육정보센터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월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