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이자제약 20가 폐렴구균 백신 ‘프리베나20’이 국내 예방접종 시장의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소아 영역에서 기존 13가 백신이 20가 백신으로 전면 대체될 것이라는 예측이 제기됐다.
65세 이상 성인에서도 현행 23가 다당백신 대신 20가 단백접합백신의 국가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국화이자제약이 지난 12일 서울 중구 본사에서 진행한 ‘프리베나20’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은 내옹들이 소개됐다.
◆국내 주요 혈청형 10A·15B 포함···소아 시장 대체 전망
2016년부터 2023년까지 국내 20개 병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결과, 소아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을 가장 빈번하게 유발한 혈청형은 10A와 15B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 13가 및 15가 백신에는 포함되지 않은 혈청형이다. 특히 15B 혈청형은 소아의 급성 중이염을 많이 일으키는 원인 균주로 알려져 있다.

김동현 인하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18년 7월부터 2020년 7월까지 국내 소아청소년 대상 침습성 폐렴구균 감염 원인균 분석 결과, 프리베나20에 포함된 혈청형이 약 54%를 차지했다”며 “여러 혈청형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절반 이상의 커버리지를 보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아 영역에서는 거의 프리베나20으로 대체될 것으로 본다. 그동안 소아 폐렴구균 백신은 포함된 항원 양이 계속 증가하는 쪽으로 발전해왔는데, 이 이상 더 많은 항원을 포함한 백신이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전망했다.
프리베나20은 지난 10월 1일부터 영유아 NIP에 포함돼 생후 2개월 이상 소아청소년이 무료로 총 4회(생후 2개월, 4개월, 6개월, 12~15개월) 접종받을 수 있다.
고위험군 지원 연령 상한도 12세에서 18세로 확대됐다.
◆성인 NIP, 단백접합백신 도입 시급···“현재는 20가 우위”
성인 NIP 백신도 현재 사용 중인 23가 다당백신 ‘프로디악스’ 대신 프리베나20 또는 MSD의 성인용 21가 백신 ‘캡박시브로/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프로디악스의 비급여 비용이 4만~5만원 선으로 경제성이 유리하지만, 백신 구조상 면역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김동현 교수는 “다당백신은 구성체 중 하나인 플라즈마셀이 단명하는 특징이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항체가 잘 만들어지지 않는다”며 “반면 단백접합백신은 면역 기억 효과가 있어 면역세포의 양도 유지하면서 더 많은 양의 항체를 생성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미국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등 국제 예방접종 지침에서는 단백접합백신이 우선 접종 권고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대한감염학회가 2025년 성인 예방접종 지침 개정을 통해 65세 이상 성인과 19~64세 고위험군에게 PCV20 또는 PCV15와 PPSV23의 순차접종을 권고했다.
다만 성인 NIP 백신 전환에는 비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소아·성인 구분 없는 통합 접종 전략 강조
김 교수는 소아와 성인을 구분하지 않는 폐렴구균 백신 접종 전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감염병은 연령의 양 극단이 위험한 병으로, 백신을 통한 소아·고령층 면역관리가 제대로 작동해야 질병에 의한 사회·경제적 악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다”며 “"폐렴구균처럼 우리 도처에 존재하는 균은 사람들끼리 서로 주고받기 때문에 가령 손주와 손주를 돌보는 노인이 똑같은 세균을 공유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고위험군에서 19F 혈청형이 유행하고 있는데, 이는 프리베나20에는 포함돼 있는 반면 다른 백신에는 제외돼 있다”며 “21가 백신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에 대한 실사용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는 프리베나20이 우위에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 9배 급증···예방 접종 중요성 부각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폐렴구균성 폐렴 환자는 2021년 1063명에서 2024년 1만191명으로 약 9배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전체 환자의 51.9%(5292명)가 5세 미만 영유아로 나타났다.
송찬우 한국화이자제약 Primary Care 사업부 부사장은 “폐렴은 다들 알지만 폐렴의 위험성은 많이 인지하지 못한다”며 “성인 기준 폐렴은 국내 사망 원인 3위이며 폐렴의 가장 큰 주범이 바로 폐렴구균”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현 교수는 “프리베나20은 백신학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백신이다. 폐렴 예방을 넘어 생명을 구하는 순기능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가장 오랫동안 접종해온 백신인 만큼 임상시험뿐 아니라 실세계에서의 효과성 역시 잘 확립됐다”고 덧붙였다.
송찬우 부사장은 “초고령화로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가 더욱 늘어나고 있는 만큼 영유아부터 성인까지 적응증을 가진 백신 접종이 필요하다”며 “폐렴 예방 접종은 선택이 아닌 국가의 필수 전략”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베나20은 지난 2024년 10월 3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폐렴구균 단백접합백신(PCV)이다.
기존 프리베나13 대비 7가지 혈청형을 추가해 총 20가지 혈청형을 보유하고 있다. 생후 6주 이상 모든 연령에서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 및 폐렴 예방에 사용할 수 있다.
폐렴구균은 폐렴, 급성 중이염, 수막염, 균혈증 등을 일으키는 원인균으로, 영유아와 65세 이상 고령층이 특히 취약하다.
인플루엔자 감염 후 2차 세균감염의 주요 원인균으로도 작용하며, 침습성 폐렴구균 질환의 국내 치명률은 성인 기준 30.9%에 달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