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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초음파학회 “초음파는 진찰, 의사가 해야…한의사·간호사 사용 불가” - 대법원 판결로 생긴 ‘회색지대’ 방치 금물
  • 기사등록 2025-10-01 00: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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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는 의사가 환자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며 진단하는 ‘진찰’이기 때문에 비의사의 사용을 전면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초음파학회가 지난 9월 28일 서울롯데호텔에서 제14회 추계학술대회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초음파는 검사 아닌 진찰”

신중호 한국초음파학회장은 “엑스레이는 방사선사가 촬영 후 의사가 판독하지만 초음파는 환자와 대화하며 실시간으로 시행하는 진찰이다.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와 현재 상태, 심리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므로 한의사처럼 교육을 받지 않은 집단이 초음파를 사용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어 “초음파는 단순히 안전해 보인다고 해서 할 수 있는 행위가 아니다”라며 “숨을 들이쉴 때와 내쉴 때 영상이 달라지는 복잡한 과정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들이 초음파를 사용하는 건 어린아이에게 권총을 쥐여주는 것과 같다”고 경고했다.


◆ 유방암 4기 진단 사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실제 사례도 제시됐다.

단골 환자의 유방 멍울을 확인하고도 7년 동안 침·뜸 시술만 이어가다 유방암 4기 진단을 받은 사건에서 법원은 한의사의 형사·민사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한의학적 한계가 있다고 해도 책임이 축소되진 않는다”며 전원·설명의무 위반을 이유로 유죄와 일부 배상 판결을 내렸다.

한국초음파학회는 이 사건을 비전문가 진단의 위험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지목했다.


◆ 대법원 판결이 만든 ‘회색지대’

현행법상 한의사의 초음파 사용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진단 목적으로 쓰거나 금전적 대가를 받으면 불법이 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한의사의 초음파 진단기기 사용을 의료법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판결하면서 의료계에 큰 회색지대가 생겼다는 지적이다.

신 회장은 “한의사 초음파는 불가하고, 초음파는 반드시 의사가 시행해야 한다는 원칙을 지켜갈 것”이라며 “이를 지지하는 단체와 연대해 캠페인에도 적극 참여할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 의료계 일각 ‘탄성초음파 간호사 개방’ 시도도 문제

간호사를 동원한 탄성초음파 시술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탄성초음파는 간 조직의 경직도를 수치화해 만성 간질환 환자의 간섬유화 정도와 간경변 진행 상태를 평가하는 데 사용된다.

최근 일부 학회가 간호사에게 전단파 탄성도 검사 강의를 개방하고 이수증을 발급하기로 해 논란이 됐다.

신이철 총무이사는 “탄성초음파 인증을 따로 준다는 발상은 초음파를 모르는 이들의 아이디어”라며 “간호사에게 탄성초음파를 맡기겠다는 건 교수들이 직접 하지 않고 밑에 시키려는 발상일 뿐”이라고 꼬집었다.

◆ 의료계 내부 의견 분산

의료계 내부의 의견 분산도 결국 원칙을 지키지 않은 데서 비롯됐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 총무이사는 “초음파는 의사가 직접 진찰해야 한다고 교과서에도 명시돼 있다”며 “소노그래퍼 등 비의사에게 맡기면서 의견이 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본 질서를 지키지 않으면 혼돈이 생기고, 의료계의 목소리도 모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 “한의사 초음파 허용은 무면허 운전 허용과 같아”

이정용 이사장(대한내과의사회장)은 “한의사 초음파 사용을 허용한다는 것은 면허 없는 운전을 허용하는 것과 같다”며, “현대 의료기기를 쓰고 싶다면 한의대가 아니라 의대에 진학해 면허를 따야 한다. 정부가 정책을 수립할 때는 국민적 감정과 의료계의 반응 등을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대한의사협회의 대응 부재도 문제로 제기했다.

이 이사장은 “의협이 이런 부분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현안별 TF 위원회를 만들 뿐이다. 학회와 의사회 등이 꾸준히 경고와 불법 신고 독려를 이어가는 상황에서 의협의 소극적 태도는 아쉽다”고 말했다.


◆ 교육과 제도 정비로 초음파 진료 질 향상 추진

한국초음파학회는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과 제도 정비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 총무이사는 “초음파는 진찰이자 1차 진료에서 가장 객관적 데이터를 만들어낼 수 있는 도구이다. 한국초음파학회는 전공의와 전임의를 대상으로 가장 많은 실습 교육을 제공해왔다”고 설명했다.

신 회장도 “형식적 인증보다 중요한 것은 의사들이 실제로 자신감을 가지고 초음파를 활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실력 중심 교육을 통해 진료 질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송민섭 공보이사는 “의사는 병변 하나라도 놓칠까 두려워 신중하게 접근한다. 알면 알수록 환자에 대한 책임이 무겁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불확실하면 쉽게 손을 대지 않는다”며 “국민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전문가가 초음파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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