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진단검사의학회(회장 전창호, 이사장 신명근)가 국내 우수검사실 인증제도와 관련해 5가지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 중소형 의료기관 참여율 저조…개선 시급
대한진단검사의학회에 따르면 2024년 현재 346개 기관(현장심사 193기관, 서류심사 153기관)이 우수검사실 인증에 참여했지만, 중소형 의료기관의 참여율이 저조해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명근 이사장은 “특히 소규모 검사실을 위한 맞춤형 품질관리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검사 품질 향상에 나설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 국내 우수검사실 인증 현황
국내 검사실 인증제도는 크게 한국인정기구(KOLAS)와 대한진단검사의학재단(LMF)이 주관하는 우수검사실 인증 프로그램(OLAP)으로 나뉜다.
KOLAS 인증은 ISO/IEC 17025 및 ISO 15189와 같은 국제 표준을 준수하며, 현재 약 842개 기관이 다양한 분야에서 인증을 받았다.
이 중 의료검사 분야에서는 14개 기관이 인증을 보유하고 있으며, 임상화학, 분자유전학, 조직병리학 등 다양한 검사 영역을 포함한다.
OLAP은 1999년부터 시행된 제도로, 2021년 기준 약 332개의 대형 검사실이 참여했다.
이 인증은 진단혈액, 임상화학, 임상미생물, 진단면역 등 14개 분야를 평가하며, 검사실 운영의 표준화와 정확성을 보장한다.
그러나 이 제도는 주로 임상병리 전문의가 운영하는 대형 시설에 한정되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일부 국내 검사실은 CDC(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의 비타민 D 및 호르몬 표준화 프로그램(VDSCP 및 HoSt)과 같은 국제 인증을 획득하여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 우수검사실 인증 과정의 주요 장벽
우수검사실 인증 과정에서 중소형 의료기관들은 여러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장벽은 높은 비용과 복잡한 절차다. KOLAS 및 OLAP 인증 과정은 엄격한 평가와 많은 비용이 요구되어 중소형 의료기관이나 일차 진료기관에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 접근성 및 인력 문제
OLAP은 주로 대형 시설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소규모 병원이나 일차 진료기관에서는 품질 관리 체계가 미흡한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검체를 외부 검사실로 의뢰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며, 이는 검사 결과의 정확성과 신속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우수검사실 운영에는 숙련된 임상병리 전문의와 기술 인력이 필수적이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인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다.
▲ 표준화 및 지원 부족
특히 일차 진료기관에서는 검체 채취, 보관, 운송 과정에서 발생하는 전처리 오류(Pre-analytical Errors)가 전체 검사 오류의 약 60~70%를 차지하며, 이를 관리할 체계가 부족하다.
또한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제한적이어서, 특히 중소형 의료기관에서 품질 관리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유지하는 데 필요한 재정적 지원이 미흡한 상황이다.
인증을 받은 후에도 지속적으로 높은 품질을 유지해야 하며, 이는 추가적인 비용과 인력 투입을 요구해 의료기관에 추가적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 대한진단검사의학회, 5가지 개선 방안 제시
대한진단검사의학회는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 정부 지원 확대
중소형 의료기관과 일차 진료기관에서도 우수검사실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재정적 지원과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신 이사장은 “특히 인증 취득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 교육 및 훈련 강화
검사 품질 관리와 전처리 오류 감소를 위해 의료진과 실험실 직원 대상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신 이사장은 “정기적인 워크숍과 온라인 교육 과정을 통해 품질 관리 인식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 소규모 시설 맞춤형 프로그램 개발
대형 시설 중심의 OLAP 이외에 소규모 검사실도 참여할 수 있는 간소화된 품질 관리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하다.
신 이사장은 “규모와 특성에 맞는 단계적 인증 체계를 도입하여 진입 장벽을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 국제 협력 강화
CDC와 같은 국제 표준화 프로그램 참여를 확대하여 국내 검사실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국제 인증 획득을 위한 컨설팅 지원과 협력 네트워크 구축이 요구된다.

▲ 정보 공유 플랫폼 구축
우수 사례와 표준 운영 절차(SOP)를 공유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여 모든 의료기관이 품질 관리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성공 사례와 노하우를 공유함으로써 전체 검사실의 수준을 높일 수 있다.
전창호 회장은 “우수검사실 인증은 국내 진단검사의 신뢰성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학회는 정부 및 관련 기관과 협력하여 중소형 의료기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지속 가능한 품질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