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전공의노동조합이 지난 14일 대한의사협회 회관 지하 1층에서 출범식을 열고 공식 출범을 선언했다.
단 2주 만에 약 3,000명의 조합원이 조직됐다.

◆ “전공의도 노동자” 자각
출범식에는 전국 병원에서 모인 약 100명의 조합원과 정치권, 의료계, 노동계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와 연대 속에서 개최됐다.
행사는 경과보고, 집행부 소개, 노조 계획 및 요구안 발표, 축사와 연대사, 출범선언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유청준 위원장은 취임사에서 “‘전공의도 노동자다’라는 자각, 그리고 당연한 권리를 찾고자 하는 열망이 오늘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누군가에게 희생을 강요하는 시스템은 결코 지속 가능하지 않다. 우리도 의사이기 이전에 인간이고, 노동자다”라고 말했다.
◆ ‘연대’ 키워드로 강조된 출범 의지
출범선언문에서는 “우리는 더 이상 침묵 속에서, 병원의 소모품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제 노동조합 깃발 아래 모인 전공의들은 무엇보다 먼저 연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청준 위원장은 출범선언문 낭독 후 “전공의는 기계가 아니다, 비인간적 노동시간 단축하라”, “전공의가 살아야 환자도 산다, 전공의법 신속히 개정하라”고 구호를 선창했고, 조합원 약 100명이 이를 제창하며 노조 깃발을 흔들어 출범을 알렸다.

◆ 환자 안전과 전공의 권리 보장 목표
남기원 수석부위원장은 “2019년 길병원 전공의의 과로사와 2024년 의정 갈등이 보여주듯, 제도의 방치와 무리한 정책 추진은 결국 환자의 안전과 수련의 미래를 위협한다”며 “우리는 더 이상의 희생과 혼란을 막기 위해 모였다”고 밝혔다.
전공의노조는 ▲환자 안전을 위해 적절한 노동시간과 인당 환자 수 확보 ▲의료현장에서 전공의의 안전을 위한 조치 강구 ▲의료현장의 부당한 노동과 부조리 근절을 위한 법적 제도 확보를 3대 목표로 제시했다.
◆ 8대 요구사항 발표
전공의노조는 8대 요구사항으로 ▲시행 중인 72시간 시범사업의 철저한 준수와 모든 진료과 확대 ▲전공의 1인당 환자수 제한 ▲근로기준법 수준의 임신·출산 전공의 안전 보장 ▲방사선 피폭 대책 마련 ▲근로기준법 명시 휴게시간 보장 ▲연차와 병가의 자유로운 사용 보장 ▲전공의에 대한 폭언과 폭행 근절 ▲전공의법 개정안 신속 제정을 제시했다.

◆ 각계 축하와 연대 메시지 이어져
내빈으로 참석한 이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간사, 이주영·이용우 국회의원이 축하 인사를 전했고, 김미애 국회의원은 축전으로 마음을 전했다.
의료계에서는 대한의사협회 김택우 회장,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조윤정 회장이 축하와 응원을 보냈다.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주신구 회장은 축사가 아닌 연대사를 전했고, 민주노총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최희선 위원장, 한국노총 전국의료산업노동조합연맹 김옥란 정책국장이 전공의노조와의 연대를 다짐했다.
전국전공의노동조합은 앞으로 조합원을 대상으로 ‘부당행위 신고센터’, ‘노무·생활 법률상담’을 운영하고, 비조합원까지 대상으로 하는 실태조사를 통해 전공의들의 노동 실태를 드러내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이번 노조 출범으로 그동안 열악한 근무환경에 노출돼온 전공의들의 권익 보호와 의료현장의 근본적 변화가 기대된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