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가 지난 19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데이터 거래 데이터베이스 기준으로 올해 현재까지 한국 의약품 라이선스 계약 거래가치가 76억8천만 달러를 기록해 2024년 대비 113% 증가했다.
특히 해외 대형 제약사로의 아웃라이선스는 약 51억 달러 증가한 180% 급증을 보였다고 밝혔다.
◆빅파마들의 한국 신약 기술 러브콜 이어져
올해 한국 바이오기업들의 해외 기술수출 급증은 Eli Lilly(이하 릴리)와 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의 수십억 달러 규모 대형 계약이 견인했다.
릴리는 지난 2월 한국 올릭스의 대사 관련 지방간염(MASH) 후보물질에 6억 3,000만 달러, 5월에는 알지노믹스의 RNA 기반 유전자 치료제에 13억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GSK 역시 4월 ABL바이오의 혈액-뇌 장벽(BBB) 셔틀 플랫폼을 28억 달러에 라이선스하는 등 한국 바이오기업 기술에 대한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의 오펠리아 찬 수석 애널리스트는 “한때 제네릭 의약품 생산으로 인정받았던 한국이 정부 지원과 국제 투자 증가에 힘입어 새롭고 혁신적인 신약 발견 및 첨단 의약품 기술의 글로벌 허브로 전환하고 있다”며 “한국이 서구와 아시아 시장 사이의 전략적 가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부 바이오 강국 정책…성장 기반 마련
한국 정부는 2025년 1월 국가바이오위원회를 설립하며 2035년까지 바이오 산업의 글로벌 5대 강국 실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 정책 기조가 신약 및 첨단 바이오의약품 기술 개발에 대한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지면서 글로벌 투자 유치의 토대가 되고 있다.
글로벌데이터는 “한국이 유망한 파이프라인 약물 후보가 빠르게 성장하는 목적지로 중국과 합류했다”고 분석했다.
◆지정학적 리스크가 기회 요인으로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한국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의약품 수입의 국가안보 영향을 조사하고 특정 중국 바이오기업을 견제하는 생물보안법을 추진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투자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베인앤컴퍼니는 7월 31일 보고서에서 “미중 간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의 성장을 둔화시키지는 않았지만, 정책 불확실성으로 인해 글로벌 제약사들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 내에서 다각화를 추진하면서 중국 이외 기업들에게도 기회가 창출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싱가포르와 한국 같은 중국 이외 아시아 국가들이 투자 다각화에 대한 글로벌 플레이어의 관심으로부터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바이오산업이 제네릭 중심에서 혁신신약 개발로 패러다임을 전환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의 기술수출 파트너로 급부상하고 있으며, 정부 정책 지원과 지정학적 변화가 이러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디컬월드뉴스 김영신 기자]